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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커피 한 잔 값만 아껴도 우리는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기부. 이 책을 읽다보면 기부란 당연히 해야 하는, 그리 어렵지 않은 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매일 출근길에 지나치는 공원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은 그리 깊지 않아 성인의 허리 정도까지 밖에 잠기지 않는다. 그런데 연못에 3살 된 아이가 빠졌다. 어른에게는 별 것 아닌 깊이지만 아이에게는 치명적이다. 자, 당신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물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해도 당신의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다만 옷이 물에 젖고, 회사에 지각하는 정도의 위험만 감수하면 된다. |
기부의 윤리학 |
여기까지 동의했다면,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를 하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을 안 먹는 대신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기부를 거절할 때 우리가 내세우는 논리들 |
하지만 기부를 권유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우며 기부를 거절하곤 한다. 가장 쉽게 드는 이유는, 돈이나 식량을 공짜로 주면 의존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존할 수 있어야 하기에, 우선은 생명을 구하고 의존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지원하는 방법은 차후에 고민할 일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것도 아닌 사람들을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반구에서 ‘평범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노동력과 원자재 등을 싼 값에 이용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오염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삶을 살아가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주고 있다. 이러한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
개인의 봉사와 기부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빈곤의 제도적 원인, 즉 현실적인 정치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체제의 개혁도 중요하다. 하지만 바라는 대로 혁명이 일어나고 또 그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미래의 혁명을 위해 지금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부를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
인간의 본성은 우리의 윤리적 판단을 정당화해주지 않는다 |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이기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돕고 기부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행위라고. 여러 가지 심리 실험들은 인간의 본성에서 이기심이 큰 영역을 차지함을 보여주긴 한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불특정 다수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정한 사람을 더 잘 돕게 되고, 내가 모르는 사람보다는 알고 있는 사람을 더 돕고자 한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 생각하면 아예 참여를 거부하고, 10만 명의 1%(즉, 1천명)을 구할 때보다는 1백 명의 50%(즉 50명)을 구할 수 있을 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책임이 불분명하거나, 다른 사람이 참여하지 않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실험 결과들을 보여준다. |
기부 문화 만들기 |
책에서는 앞서 말한 여러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부의 문화를 조성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우선 어떤 단체에 기부할 것인지를 정한다. 나의 기부금이 단체의 운영보다는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단체를 찾아야 한다. (실제 많은 미국인들이 기부를 하지만 주로 종교기관이나 대학, 문화예술 후원 등으로 쏠리고, 실질적으로 저개발국가 사람들을 돕는 데에는 전체 기부액의 10% 미만이 사용된다는 통계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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