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사의 밤 붉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깊은 산, 너른 바위위에서 학처럼 한량무를 한 판 멋들어지게 친 뒤, 안 맹담은 방학천을 따라 걸었다. 소나무 위에 앉은 학들이 인기척에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즈넉한 천변 위로 달 눈이 토실한 속살을 드러내며 휘영청 부어 올랐다. 망국의 한을.. 단편의 즐거움 200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