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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국 쇠망사
중국의 제국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그 역사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은 한결같습니다. 중국제국의 역사를 통해서 오늘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통일한 대제국 진, 거대한 제국도 통일의 주역인 진시황이 급사하자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하여 나라를 세운지 15년 만에 멸망하고 만다. 위, 촉, 오로 나누어 삼국지의 무대를 연출했던 조조와 손권과 유비, 그들은 끝내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테무친의 몽고군은 광활한 제국을 완성했지만 제국의 수명은 백 년을 넘기지 못하고 명나라에 중국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
『중국제국 쇠망사』는 중국의 대표적인 제국 11개국의 흥망을 그들의 수도였던 도시들과 함께 세밀히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했던 진시황의 진나라에서부터 한족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명나라까지 수도의 이전과 제국의 흥망을 살펴봄으로써 지금 우리시대에 흥망에 대한 훌륭한 교훈을 던져주려는 시도다. 거대한 통일제국 진나라는 진시황이 죽자 급격하게 혼란에 빠진다. 통일의 끈을 쥐고 있는 중앙집권적 통치자가 사라지자 통제권을 잃고 방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진시황의 아들 호해는 환관 조고와 짜고 유서를 조작해서 스스로 왕이 된다. 그 결과는 어리석은 왕과 비열한 환관의 야합이 낳은 참담한 멸망이었다. 중앙집권적 통치체제는 급격하게 무너지고 법가사상에 의해 강력한 형벌로 유지되던 질서 또한 스스로 무너져 내린다. 여기에 진승과 오광이 나타나 스스로 왕임을 자초하는 반란까지 일어나자 진 제국은 속절없이 멸망하고 만다. |
전한의 왕망은 신하이면서 쿠데타 없이 무혈혁명을 성공시킨 독특한 케이스다. 여론을 등에 업고 정국의 혼란을 틈타 스스로 왕이 된 그는 혁신정치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무너지고 있는 국가체계와 수탈을 일삼는 관리들, 그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진의 전철을 밟게 된다. 위, 촉, 오 삼국은 어떨까? 조조의 위나라는 그가 죽자 조씨 성을 가진 자손들이 줄줄이 왕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자가 없었고 오히려 사마의 일족에 의해 이용당하는 상황에 놓인다. 유비의 촉나라는 그와 제갈공명이 죽자 곧장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 현명했던 아버지 유비와는 달리 아들 유선은 너무 유약했고 무능했다. 손권의 오나라 역시 그의 사후 간신 잠혼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몰락한다. 창립자들의 웅대한 영웅적 기개는 사라지고 권력의 안락에 사로잡힌 몽환적 환락이 후손들을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절세의 영웅 당나라의 이세민은 거대하고도 탄탄한 제국을 구축하고 권력의 기반을 제대로 쌓아놓았다. 하지만 그의 기반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노는 것 밖에 없는’ 희종에 이르러 그 수명이 다한다. 돈으로 관직을 사고파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며 전령자 같은 간신과 앙복공 같은 환관들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대체로 중국제국의 쇠락에는 반드시 간신과 환관들이 등장하는데 당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이 ‘당나라 군대’가 된 것은 모두 이런 기강의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
북송의 휘종 황제는 그림과 글씨의 대가였고 누구나 인정하는 예술가였다. 그러나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부지런해야 하고 정치적 식견과 자기만의 굽히지 않는 강력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이 그림과 글만 좋아하게 되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간신들로 들끓게 마련이다. 채경과 같은 육적은 당파싸움으로 세력을 유지하기에 급급했고, 이 과정에서 백성들의 수탈을 끝이 없었다. 결국 송강의 난이 일어나고 금의 침공까지 받게 되자 북송은 자연스럽게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원나라의 말기는 치열한 황권다툼의 아비규환이었다. 26년 동안 8명의 왕이 교체되었으니 그 참상을 이루다 말하기 어렵다. 학문대신 칼을 숭배했던 원나라의 통치철학이 그 말기에 가서 황권을 사이에 둔 형제간의 골육상잔으로 자승자박을 연출했던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원나라는 그것을 유지할 통치기술이 미비했다. 오직 칼과 군대식 규율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던 칼이 녹슬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결과는 이미 진시황의 진나라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원나라 또한 진의 전철을 밟았고 홍건군과 백련교의 농민 항쟁까지 결합되어 백 년을 넘기지 못하고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만다. 명의 희종은 또한 주색에 빠셔 국사를 보살피지 못한 어리석은 왕이었다. 덕분에 당쟁은 끝없이 일어났고 위충현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환관이 등장해서 황제 이상의 힘으로 정권을 떡 주무르듯 하다가 나라를 망치고 자신도 망친다. 이렇듯 모든 멸망의 시작에는 어리석은 군주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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