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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킬러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조합에서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드는 이들은 혁신의 시작이 되지요. 혁신을 위한 혁신을 오늘의 책을 통해 만나보십시오.
혁신을 위해서 혁신이 필요하다! |
혁신(innovation)이라는 개념이 처음 출현했을 당시만 해도 경영학계나 전문가 사이에서 회자되는 용어였다. 지금은 혁신이라는 단어와 개념 자체는 너무 흔해서 그리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지만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기도 하다. 혁신에 대한 정의도 무척이나 다양하고 명확히 정의 내리기 힘들기도 하지만 『이노베이션 킬러』에서는 혁신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혁신이란, 가치 있는 개선을 이끌어낼 아이디어를 찾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은, 일견 진부해 보이기까지 하는 혁신이라는 주제를 택했을까라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널리 사용되고 중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제대로 실행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또한 혁신을 통해 성장을 한 기업이라도 이를 지속시키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혁신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어떤 어려움이 존재하고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주제에 따라서 명확히 정리해서 전달해 주는 책이다. |
이노베이션 킬러 - 집단사고 (Group Think) |
혁신이 정말로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인 신시아 바튼 레이브는 이를 인간 자체가 가진 유전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간 속성이 그 방해 요인인데, 이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을 하고 있다. 하나는 집단사고(Group Think)이다. 많은 심리학 실험에서 증명됐듯이 인간이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나면 다수가 찬성하는 결정에 따르려 하며, 이는 조직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이를 극복하는 것은 조직 생리 상 쉽지 않기에 그에 따른 병폐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집단 사고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NASA의 우주선 폭발 참사나 최근에는 CIA의 잘못된 정보에서 시작된 이라크 사태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이라크 사태의 경우, CIA에서는 대량 살상무기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상정해 놓고 이에 유리한 정보만을 선별하고 수집, 분석하여 종국에는 실제와 다른 결론에 도달하여 이라크를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재미있는 점은 CIA라는 조직 자체가 집단사고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행동 수칙으로 이를 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9.11사태 이후에 유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었을 수도 있고 위험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모든 사람들이 동조해서 집단 사고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크던 작던 유사한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동료나 상사와의 충돌을 피하고 다수가 지지하는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조직을 위하고, 자기 자신을 보호한다라는 생각은 어찌 보면 인간이 군집을 이루어서 생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덕목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이노베이션 킬러 2 - 전문가 사고 (Expert Think) |
집단사고가 일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전문가 사고’는 미래를 준비하거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즉, 상급자나 경험이 많은 사람이나, 해당 분야의 표준화된 방식을 따르게 되는 경향이다. 전문지식의 중요성은 모든 사람이 인정을 한다. 이런 전문지식이 결국에는 혁신을 가로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혁신을 이룬 기업에서 조차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이 제조 공정에서 혁신을 이루어서 원가를 절감해서 성공에 이르렀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이러한 혁신을 이끌어 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전문가 집단(대부분 엔지니어라고 가정함)은 그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성공을 이루어낸 업적 등을 기반으로 인정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프로세스에 반하거나, 전문가 집단에게 인정을 받을 수 없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타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이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성공이 가져다 준 열매를 포기하고 새롭게 도전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면 더욱 더 자신의 기준과 과거의 성공 안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상화되어 있는 종이 기저귀도 처음에는 모든 회사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를 거절했다. 기존에 안정적인 천 기저귀를 통해 매출이 일어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은 결코 종이 기저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G에서 팸퍼스를 발매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이는 10년이 지난 후에야 현실화가 되었다. 애플 사례는 보다 극적이다. 애플은 1998년에 아이맥을 출시하여 침몰해가던 애플을 구제하고 다시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PC라고 하는 것은 네모박스 위에 최신 CPU와 그래픽 카드, 성능으로 무장을 해야만 했다. 광범위한 PC 분야의 전문가 집단도 모두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만일 IBM이나 Dell 사의 엔지니어나 의사결정자였다면 아이맥이라는 컴퓨터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전문가사고에 따르면 이는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러한 전문가 사고를 극복하고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PC에 집어넣으면서 성공을 이룩하게 되었으며, 아이팟, 아이폰에 이르기 까지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룩해 내는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다. 이는 집단 사고와 전문가 사고를 모두 극복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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