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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전략
중국계 경제학자 천즈우는 중국 경제 발전의 역사와 현재를 서구 금융과 대비하여 서술하고, 금융의 본질과 함께 중국 경제가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합니다. 그 치밀한 논리를 읽어보겠습니다.
『자본의 전략』은 2009년 중국 올해의 경제서적에 선정된 책이다. 금융과 경제발전 역사를 중국 유교문화체계와 서구를 대비해 서술함으로써 중국경제가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해 15억 중국인들을 열광시켰다. 중국에서『국부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책을 함께 살펴보자. |
제1부 자본화의 논리 - 서구는 약탈한 은이 많아서 부흥한 것인가 |
400년 전의 세계 국가들을 두 개의 조로 나눈다면 국고가 풍성하게 넘쳤던 나라와 부채가 싸여 있던 나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고가 넘쳤던 나라로 명나라는 국고에 1250만 냥의 은을 보유했고, 인도는 6200만 개, 투르크 제국은 1600만 개, 일본은 1030만 개의 금괴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채가 많았던 나라에는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있다. 그러나 이 두 부류 중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한때 국고에 금이 넘쳐나던 나라들은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에 머물고 있는 반면 부채를 짊어졌던 나라들은 오늘날 선진국이 되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수조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자랑하지만 서구의 선진국들은 어마어마한 부채를 안고 있다. 앞으로도 지난 수 세기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닐까? 관건은 중국이 앞으로 채권시장과 금융시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왜 빚을 내어 돈을 썼던 서구 국가들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강대국이 되었을까? 미국은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사례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 제1위의 부채국가이지만 동시에 최강대국이기도 하다. 미국은 건국초기에 부채에 의존해 요행히 살아남았다. 이는 중국 역사와 대조적이다. 중국의 역대 왕조는 건립초기에는 국고가 넘쳤으나 결국 재정 위기로 멸망한다. 미국은 건국초기만 해도 막대한 부채에 시달렸으나 이후 채권시장을 이용해 미래를 가불해 이를 극복했다. 국력도 갈수록 강대해졌다. 증권화를 통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미래 수입을 현재의 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쪽이 미래에 더 많은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단순히 미래 수입을 앞당겨 쓰는 것을 넘어 미래를 위해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창조할 수 있고 경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천즈우 교수는 주장한다. |
자본화는 미국자본주의의 핵심정신 |
1790년 1월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1788년 헌법 통과 이전에 미국이 발행한 모든 채권, 즉 연방 및 지방 정부가 발행한 각종 전쟁채권, 독립전쟁 중 군대가 서명한 각종 차용증서를 연방정부가 전액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방정부는 세 가지 신채권을 발행했다. 해밀턴의 천재성은 이 세 가지 채권을 통해 뉴욕 증권거래소, 즉 월스트리트의 탄생의 씨앗을 뿌렸다는 데 있다. 1790년 10월부터 이 세 가지 채권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이듬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자 시장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미국의 자본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였고 이후의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혁신에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과거 150년간 미국 주식시장은 거의 쉴 새 없이 주식시장 열풍의 역사를 기록했으며, 그 이면에서는 점차 부가 창조되는 과정이 병행되었다. 또한 미국의 주식시장이 더욱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면서 가격 결정력과 자금 조달 능력이 다각도로 폭넓게 발전하게 되었다. 1978년 이전 계획경제하의 중국에서는 진정한 금융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 20여 년간의 회복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러서 중국의 금융이 과거 영국의 금융과 오늘날 미국의 금융 중 어느 쪽을 더 닮았는지 쉽게 단정할 수 없다. 과거 영국의 번영이 해외 상업무역에 힘입은 것이었다면 미국은 자체 과학기술 혁신으로 번영을 이뤘다. 영국이 필요로 한 것은 채무, 은행, 보험이었고, 미국은 주식을 대표로 하는 벤처자금이었다. 이것이 곧 미국이 영국보다 더 활발하고 선진화된 주식거래와 주식 금융시장을 필요로 했던 이유다. 그렇다면 중국에 요구되는 금융 시스템은 어떤 것일까? |
제2부 금융의 논리 - 국가 경영과 금융의 이치 |
중국은 평균적으로 40~50년에 한 차례씩 농민봉기가 발생했고 200~300년에 한 차례씩 왕조가 바뀌었다. 중국 역사의 이러한 주기성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인가? 현대 금융과 증권의 발전으로 지난 20여 년간 중국의 국가 재테크 전략은 과거 왕조의 수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담하게도 공채시장을 이용해 미래의 돈을 빌려 현재에 소비하고 있으며, 재정 적자에 기대어 현재의 중국 경제를 진작시키는 방법을 주저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국가 정책은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의 견인차가 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현재까지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경제위기나 사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는 금융기술이 혁명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제거했다는 뜻이 아니며 정권 전복의 확률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인 조세부담은 세계 2위로 정부의 재정수입은 GDP의 20% 남짓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수입도 GDP의 20%인 것을 감안하면 양국의 조세부담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출 면에서 재정의 절반 이상을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 복지 부문에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재정을 다른 곳에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재정은 민간으로부터 ‘달걀을 얻기 위해 닭을 죽이는’ 경우가 너무 많아 민간 부문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사장시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세수는 GDP성장 속도의 2배 속도로 증가했고 증세는 입법기관의 규제를 받지 않았다. 중국은 먼저 감세를 단행해야 한다. 최소한 조세 부담이 커지는 것을 통제해 국민들이 부를 창출하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는 경제에서 한 발 물러나 시장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민간부문의 창업 및 투자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다음으로 국채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꾀해야 한다. 국가가 부유하고 국민이 가난하면 국민들은 생존을 위해 정부를 바라보게 된다. 밥그릇까지도 정부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될 정도니 민권과 법치는 권력에 내줄 수밖에 없다. 조정이 부유한 나라에서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고 금융시장도 당연히 발전시킬 필요가 없다. 과거의 중국, 인도와 같은 전통사회가 그랬다. 반면 정부가 가난하고 국민이 부유하면 정부는 국민의 도움을 구해야 하고 정부 권력을 국민의 권리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금융채권시장은 민주법치의 쌍둥이 형제처럼 서로 의존하며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다. |
제3부 금융위기의 논리 -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교훈 |
주식시장은 이노베이터와 창업자에게 역사상 처음으로 미래 기대수입을 미리 현금화하는 장치를 제공했다. 이는 창업과 혁신을 유도해 빌 게이츠, 마이클 델 등을 20대에 억만장자로 만들었다. 또한 중국 바이두의 리옌홍과 장난춘도 같은 이유로 30대에 억만장자가 됐다. 미국식 자본시장이 없었다면 지난 150년 동안 미국 사회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부를 창조한 성공스토리는 만들어질 수 없었다. 중국 금융시장은 이제 겨우 시작됐는데 각종 증권형 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는가?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미국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를 이유로 금융 혁신을 제한하고 금융 규제를 과도하게 강화한다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중국은 자생적인 금융 혁신을 더욱 장려하고 금융시장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만 금융시장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중국에 더없이 좋은 배움의 기회다. 이번 사태에 대해 건설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연구한다면 중국 경제의 보다 빠른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의 금융규제는 겉으로 보면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 대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 분업에서 중국이 염가노동력에 기반한 제조업만 감당하는 이유는 뒤처진 금융발전, 기를 펴지 못하는 금융 혁신과 관련이 있다. |
제4부 주식 시장의 논리 - 중국 증시는 어떻게 된 걸까 |
중국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국유기업에 한해서 개방되었고 중국석유화공주식회사(시노펙), 중국은행, 중국상공은행이 상장되자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들 국유기업은 그 상장 이면에 생생한 창업스토리가 없으니 창업정신이나 혁신정신 등 미래 중국을 선도할 어떤 정신적 기반도 가져다 줄 수 없었다. 반면 2004년 성다(盛多)의 상장, 2005년 포커스 미디어, 바이두 및 선테크 파워의 상장은 그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사건이지만 모두 그 이면에는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창업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천텐차오, 장난춘, 리예홍, 스정룽 외에도 바이두가 낳은 6명의 억만장자와 천만 달러를 거머쥔 100여 명의 부호들이 있고, 또 써우후의 장차오양, 시트립의 선난펑, 신시왕(New Hope Group)의 류융하오 등이 있다. 그들의 창업과정을 살펴보면 젊은이들 심지어 나이 든 사람들까지도 ‘나도 그들처럼 창업할 수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도 창업문화와 창업정신은 바로 이렇게 형성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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