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불확실한 세상

장코폴로 2010. 6. 10. 10:58

북모닝 CEO 09일 2010년 06월

Today Book

불확실한 세상

지은이: 박성민 외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빛이 암흑의 공포를 앗아가듯, 불안의 실체를 아는 순간 불안은 창조의 힘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불확실’의 실체를 알아보겠습니다.

북 브리핑


 내가 아는 한 기업체의 CEO는 아침마다 ‘스릴’을 느낀다고 해서 우리를 웃음 반, 씁쓸함 반으로 만든 적이 있다. 집에서 신문 두 개를 보는데 아침 일찍 현관문 앞에 놓인 신문을 집으러 가는 그 짧은 시간이 스릴 만점이라는 것이다. 이 스릴은 언제나 대개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은 별 일 없는 것일까, 아니면 무슨 일이 신문 1면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고 있을까?‘ 별 일 없으면 안심이지만, 반으로 접혀 있는 신문 1면에 큰 글자라도 눈에 띄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다행히 회사와 관련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워낙 세계적인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그래도 안심이 안돼 죽 한 번 읽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는 이 스릴 얘기를 너털웃음으로 마무리했고 우리도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자신들도 충분히 이해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날 우리가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던 것은 그 CEO만이 아니라 사실 우리 모두가 불안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자고 나면 여기저기서 뭔가가 터지고 각종 언론매체들은 그 큰 일을 리얼하게 중계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해 보기는 하지만 보고 나면 이미 우리는 이전과 같지 않다. 그런 사건 사고가 주는 불안에 전염돼 혈압과 맥박부터 마음까지 괜히 흔들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왜 불안한지 구체적으로 모른다. 아니, 우리 자신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 왜? 불안하다는 것은 강한 사람들만 살아갈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결격사유가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 ‘노심초사’ 정도로만 우리 안의 불안을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정도만 다를 뿐 다들 살얼음판 같은 불안한 세상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불안 규명서
 
 최근 출간된 ‘불확실한 세상’은 바로 이런 우리들의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디서, 어떻게 연유되고 있는지를 한국인의 시각에서, 그리고 한국인을 위해 규명한 책이다. 이제는 유명해진 알랭 드 보통이 자신의 저서인 ‘불안’에서 삶에 원천적으로 존재하는 불안을 근본적으로 분석하고, 독일의 심리분석가인 프리츠 리만이 ‘불안의 심리’에서 말 그대로 심리적으로 불안을 분석했다면 이 책은 국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명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바라본 한국인을 위한, 그리고 한국인에 의한 불안 규명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정치, 경제, 문화, 지구,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라는 다섯 개 장(章)에 각각 국내와 국제라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 국내와 국외를 바라보도록 하고 있는데, 앞에 있는 정치와 경제 편만 읽어도 불안이 어디서 오고 있고, 증폭되고 있는지를 대략 알 수 있다.

paginatepage 01page 02page 03

저자소개
박성민 외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정치 컨설팅 ‘민’ 대표.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현 베를린 자유 대학 초빙 교수, 박종현 진주산업대학교 산업경제학과 교수, 최정규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창익 한신대학교 학술원 연구 교수, 박상표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 정책국장. 연구 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 위원,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 김재영 이화여자대학교 HK 연구 교수, 김명진 서울산업대 강사, 시민과학센터 운영 위원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불안은 창조의 근원이다

'글 읽는 장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0) 2010.06.25
살아남기 위하여   (0) 2010.06.21
리포지셔닝  (0) 2010.06.08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다고?   (0) 2010.06.04
생각의 공식   (0)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