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다고?

장코폴로 2010. 6. 4. 09:40

 04일 2010년 06월

Today Book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다고?

지은이: 이종원  출판사: 상상출판

우리나라 동서남북의 꼭지점부터 시작해서 속속들이 파고드는, 보는 것만이라도 신나는 이야기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북 브리핑


인터넷 시대인 요즘 인터뷰도 이메일로 진행된다. 미리 전화라도 한 통화 주고 메일을 보내면 좋으련만 마감에 쫒긴 탓인지 메일만 달랑 보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작가들에게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는 새 책을 낼 때가 가장 많다. 몇 년 전 가족여행 테마의 해외여행서를 내자 이름을 대만 알만한 여성지의 몇 가지 질문이 이메일로 날아들었다.
 
이 땅에서 여행작가로 산다는 것
 ‘여행전문 작가... 정말 부럽네요. 활동하신 지 얼마나 되셨지요?’ 그래서 ‘88올림픽이 끝날 무렵 자유기고가 생활을 꿈꾸며 다니던 직장을 접고 여행작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부터 여행지를 찾아 떠도는 일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20년 가까이 되는 셈입니다.’라고 답했다. 그 다음 질문은 ‘얼마나 많은 여행지를 다니셨는지, 어디가 가장 좋은 여행지였는지, 여행 갈 때 꼭 가지고 가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등 평범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별로 어렵지 않은 질문인지라 별 고민 없이 적어 내려갔다.

 이어지는 질문부터는 조금씩 내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여행작가란 어쨌든, 모아놓은 돈이 꽤 있는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듭니다.’ 그래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취재를 다니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문제가 먼저 해결 되어야만 하지만 작가로서의 능력만 인정받으면 미디어 팸투어나 취재 요청에 따른 경비 제공 등 여러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별 생각 없이 답했다.

‘여행을 통해 얻는 순수입은 얼마 정도이신가요?’ ‘여행경비는 어떻게 충당하시는지요?’ 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혹시 세무서에서 여행작가들이 돈 많이 번다는 뜬소문을 듣고 조사를 벌이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설마’ 하는 생각으로 ‘돈 못 벌어요. 춥고 배고픈 직업입니다. 앞으로 자식이 여행작가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쫓아다니며 말릴 생각입니다.’라는 내용을 구체적인 예까지 들어가며 장황하게 답을 달았다.

다음 질문은 한 술 더 떴다. ‘수입이 안정적이신 편입니까? 여행만으로 생활유지가 가능한 정도인가요? 투잡을 하시거나 하시진 않는지요?’ 이쯤 되자 슬그머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불안정한 직업을 가진 무능력자다. 여행만으로 생활 유지가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투잡 한다.’ 라고 적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들었지만 내 사회적 위치(?)를 생각해서 참기로 했다.

그런데 ‘생활에 있어 안정감은 없을 것이라는 염려가 드는데, 어떠한가요?’ 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갑자기 부아가 치밀었다. ‘그래 난 벌면 쓰고 못 벌면 굶는 일용직 인생이다. 그런데 네가 보태준 거 있어?’라고 한바탕 해주고 싶었다. 내 많지 않은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거 인터뷰 맞아? 더 이상 대답해 준다는 것은 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되지 않아. 더 이상 대답한다면 난 자존심도 없는 인간이야’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모범 답안 만들 듯 착실하게 답을 달았던 파일을 지우려 하다가 문득 다음 질문이 궁금해졌다.

paginatepage 01page 02page 03

저자소개
이종원

1966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와 성균관대학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사)한국여행작가협회 대외협력이사. 한국관광공사 ‘이달의 가볼 만한 곳’ 선정위원 및 여행 취재작가. 문화체육관광부 ‘내 나라 여행 함께 가꾸기’ 자문위원, 여행동호회 모놀과 정수(www.monol.co.kr) 대표(회원 수 1만 5천명, 95차례 여행 인솔).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여행강사와 2009년? 2010년 여행작가 양성과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행, 정식품, 대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교육과학기술부 등 각종 신문, 잡지, 사보에 여행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서울대, 경희대, 기획재정부, 대한주택공사, 기아차동차, 전북도청, 지자체 청소년수련관 등 대학과 기업체, 관공서에서 <살맛나는 여행>을 주제로 강의했다.《한국의 숨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가림출판사), 《살맛나는 이야기》(말하는 잎사귀), 《신바람 나는 가족체험여행지 45》(시공사), 《서울스토리텔링 이야기 여행》(서울특별시),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열번째 행성) 외에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놀라운 우리나라 구석구석

'글 읽는 장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확실한 세상   (0) 2010.06.10
리포지셔닝  (0) 2010.06.08
생각의 공식   (0) 2010.05.27
우리 시대의 장인정신을 말하다   (0) 2010.05.06
더 미러클  (0)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