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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공학의 숲에서 경영을 논하다
사업의 실패와 성공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과학의 원리와 공학적 상식을 바탕으로 한 사업적 통찰력입니다. 오늘의 책을 통해 경영과 기술의 상호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공학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모색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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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변화 속도가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CEO는 공학을 이해해야 한다. 또 엔지니어들은 시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은 기술을 이해해야 하고 엔지니어는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가 난다. 이 책은 엔지니어 출신의 사업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학, 기술, 시장, 엔지니어에 대한 얘기를 한 책이다. 기술자는 시장을 알아야 하고, CEO나 고위임원은 기술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
CEO는 공학을, 엔지니어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 |
우선, 여러분의 공학 상식을 테스트해보자. ‘물로 가는 자동차’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오’가 정답이다. 물로 가는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그 개발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업가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물로 가는 자동차는 열역학 제1법칙에 어긋나는 어이없는 발명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제1 법칙은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어떠한 물리적 변화에서도 그것과 관계되는 모든 물체가 지닌 에너지의 합은 불변이라는 것이다. 흔히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 불린다. 전기자동차는 엄밀히 말하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시킨 후 그 둘을 다시 결합시킴으로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분리시키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은 농촌에서 배추가 싸다는 말만 듣고 차를 몰고 농촌으로 가서 배추를 잔뜩 사오는 사람과 같다. 배추 10포기를 사려고 농촌에 가면 배추 사는 비용보다 오고 가는 비용이 더 비싸다. 물로 가는 자동차의 경우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직접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항상 크다. |
기술융합에 주목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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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공학적 이해를 위해서는 기술융합에 대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칼과 가위가 한 세트에 들어있는 스위스나이프, 군대에서 볼 수 이는 포크겸용 숟가락, 침대와 소파를 겸할 수 있는 소파베드는 모두 융합의 결과물이다. 항공, 숙박, 차 렌트 등이 통합된 여행 패키지, 은행서비스와 보험 서비스가 결합된 방카슈랑스도 그런 결과물이다. 기술 융합에서 중요한 것은 융합의 목표와 방향설정이다. 무엇보다 사용자 관점에서 필요하다. 애플의 ‘아이폰’이 대표적인 융합상품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이유는 거의 모든 IT 관련 서비스, 즉 통화, 문자, 영상, 이메일 등이 하나의 휴대폰에 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술 융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원천기술 확보 없이도 기존 기술을 접목시켜 전혀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술을 사업화 할 때 고찰해야 할 두 가지 |
기술과 사업화의 관련성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모든 기술이 다 사업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첨단기술을 고객들이 원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점이다. 곧 ‘고객의 니즈’다. ‘이 기술로 만든 상품을 과연 고객들이 원할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전에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주는 자판기를 만들었다가 망한 회사를 본 적이 있다. 도대체 누가 길에서 계란후라이를 먹는단 말인가? 앞선 기술을 고객들이 언제나 원하는 것은 아니다. 화상전화도 그렇다. 한동안 화상전화가 유행을 했다. 필자 전화도 화상전화가 되지만 그 기능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원하지도 않는다. 내 친구들 역시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기술은 남성들에게 불리하다. 술집이나 화장실 같은 곳에서 화상통화를 하는 것을 원할 사람은 없다. 별로 효용성이 없는 기술이다. 정작 내 경우에 필요한 옵션은 가능한 전화번호를 많이 기억할 수 저장 공간이다. 그 동안은 천 개까지 저장이 됐지만 2000개가 저장이 된다는 소리에 바로 구입했다. 다음은 타이밍이다. 새로운 기술, 끝내주는 기술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빠르고 획기적인 기술에는 고객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성숙이 필요하다. 고객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획기적인 서비스보다 그때까지 충족되지 않았던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고객의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는 정도일 때가 좋은 타이밍이다. 너무 빨리 시작하면 쪽박을 차고 반 박자 빨라야 대박이 난다. 반 박자 늦으면 도박을 하게 돼 결국 망한다. |
특히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가진 기술보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고생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를 말한다. 그는 콘크리트에 사용하는 혼화제를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혼화제는 경쟁사 대비 70% 수준의 가격이었다. 그는 시장의 전폭적인 환영을 예상했지만 2년간 고전을 한다. 높은 콘크리트 강도와 좋은 작업성을 만들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사업하는 이에게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는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신뢰를 산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특히 중간원재료의 경우 그로 인해 최종제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잘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
기술이 아닌 시장 지향적인 제품을 개발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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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시장이 우선이라는 사실도 늘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만을 믿고 이를 사업화했다간 망하기 쉽다. 저자는 화공학 박사에 시멘트와 시멘트 첨가제 전문가다. 그는 이런 혼화제 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수슬러지를 재활용하는 환경사업을 시작했다. 시멘트 관련기술자란 사실을 알고 주위 사람들이 권했기 때문이다. 하수슬러지의 고화처리 기술을 개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뛰어들었고 3년의 기술개발 끝에 하수슬러지를 흙으로 만드는 경제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그를 기다렸다. 우선, 개발을 의뢰했던 사람이 그 업계를 떠났다. 아까운 기술을 썩이기 아까워 사업화를 추진했지만 처음부터 난항이었다. 고객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다. 기존 혼화제 사업은 공장 기술자들이 주고객이다. 그들에겐 기술적인 면이 중요했고 정서적으로도 어느 정도 통했다. 그런데 하수슬러지 사업의 고객은 지자체 공무원 혹은 건설회사 또는 설계회사였다. 정서적 접근도 쉽지 않고 영업과정도 엄청 복잡했다. 기존 고객은 어느 정도 품질이 만족되면 협상하고 납품을 했다. 하수슬러지 사업은 정부기관에 납품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당성 검토, 기본 설계, 입찰 등 여러 단계를 몇 년 동안 진행해야 했다. 저자의 강점을 전혀 살릴 수 없었다. 시간과 비용만 들고 효과는 없었다. 이처럼 기술보다 시장이 중요하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기존 사업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그에 맞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시장에 맞는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
개발자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
제품 개발을 할 때 개발자와 판매자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늘 고민해야 하는 이슈이다. 제품 개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발한 자와 이를 판매하는 자 사이의 갭이다. 개발한 사람과 판매한 사람이 다르다 보면 문제가 생길 때 자신을 반성하기 보다는 상대를 비난하기 쉽다. 저자가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다니던 회사의 개발 정책 때문이었다. 그 회사에서는 제품을 개발한 연구원이 사업부서를 만들어서 사업화에 참여해야 하고, 그 사업화가 성공해야만 임무가 끝나는 것으로 정책을 정했다. 즉 개발을 담당했던 사람이 영업까지 담당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 |
리더의 자격은 융합 지식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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