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컨드 사이클
기업의 1차 수명주기에서 새로운 성장주기로 올아타는 주도면밀함, 그 안에 지속가능한 성장의 해답이 있습니다. '세컨드 사이클' 전략으로 최고의 혁신 기업의 자리에 올라서십시오.
역풍이 몰아치는 세계 경제 |
산 넘어 산이라 했다. 가까스로 넘어섰더니 또 다른 장벽이 떡하니 있다. 세상만사 다 그렇다. 특히 경제·기업의 성장스토리가 그렇다. 끝이 없다. 때문에 경쟁레이스에 뛰어든 이상 쉼 없이 달리는 수밖에 없다. 멈춰서면 넘어진다. 누군가의 비유처럼 경제발전·기업성장은 자전거 타기와 똑같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은 사전에서 빼는 게 옳다. 열심히 달려도 온갖 맞바람에 아슬아슬한데 스스로 멈칫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일촉즉발의 위기란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경쟁무대 자체가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이 지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만으론 버틸 수 없는 이유다. 영속(永續)기업의 명성은 위대한 기업이 될 때 비로소 붙여지는 법이다. |
세컨드 사이클로 올라타라 |
한국도 웃을 일은 아니다.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안심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뜯어보면 일본의 오늘은 한국의 내일일 수 있다. 그만큼 양국은 압축성장의 핵심배경·DNA가 유사하다. 실제로 돌아보면 장벽 앞에서 고군분투 중인 건 한국경제·기업도 오십보백보다. 가령 1인당 GDP 2만 달러는 벌써 15년 넘게 미해결 과제다. OECD 멤버이자 세계 10위권 수준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1인당 GDP 장벽은 한국경제가 성장둔화기에 멈춰서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일부 수출기업이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조차 실은 아슬아슬하다. 명실상부한 선진레벨에 들기 위해선 확고한 성장전략이 필수다. 요컨대 영속적인 우상향(↗) 실천전략의 마련이다. 이렇게 될 때 새로운 상황에 맞는 차기 성장곡선(Next S-Curve)까지 가뿐히 점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런 점에서 『세컨드 사이클』은 시의적절하다. 큰 위기가 닥친 직후란 점에서 주춤했거나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려는 기업에 적잖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어서다. 흔들리진 않았지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기업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업의 목줄을 죌 수 있는 복잡다단한 일련의 위기감을 풀 수 있는 실천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Lars Kolind)는 책상물림의 학자가 아니다. 스스로 위기에 빠진 기업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상황을 역전시킨 검증받은 경영자란 점에서 내용의 현실·구체성도 도움이 됨직하다. 덴마크의 보청기 제조업체 ‘오티콘’은 한 마디로 죽다가 살아났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던 잘 나가던 기업이었지만,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관료화된 임직원은 과거의 화려한 부귀영화만 떠올리고 안주하다 파산직전에까지 내몰렸다. 이것을 막아낸 게 이른바 ‘세컨드 사이클’ 전략이다. 1차에서 종식될 기업의 수명주기가 2차의 새로운 성장주기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지금은 세계최고의 혁신기업으로 평가 받는다고 한다. 이 책은 ‘세컨드 사이클’ 전략을 진두지휘한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녹아있다. |
화려한 성공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
저자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건 성공이다. 부작용 때문이다. 성공하면 복잡해지고 자만해질 뿐만 아니라 남 탓을 하게 되며, 결국엔 쇠퇴할 수밖에 없어서다. 성공기억이 귀를 막는단 얘기다. 문제를 깨달아도 딜레마는 남는다. 실천전략이 없어서다. 성공과 함께 조심해야 할 바이러스는 규모와 연령이다. 군살이 찌면 자연스레 나태와 오만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기업·개인은 1차적인 흥망성쇠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 중 상당수는 성장기의 화려한 기억에 의지해 2차 도약을 준비하는 대신 1차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에서 명멸한다. 삶은 개구리마냥 데워진 물의 온도에 익숙한 채 점프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성공이 요란할수록 쇠퇴도 급속한 법이다. 문제는 바이러스 침투처럼 부지불식간에 쇠퇴의 길로 들어서고, 또 급격히 무너진다는 점이다. |
혁신이 해답이다 |
‘세컨드 사이클’이란 새로운 성장을 위한 2차 주기를 뜻한다. 1차 주기란 기업의 ‘탄생 → 성장 → 침체 → 쇠퇴’의 단발과정이다. 중요한 건 쇠퇴단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진단 점이다. 하지만 영속기업은 다르다. 1차 주기의 침체·쇠퇴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재탄생 과정, 즉 두 번째의 성장곡선에 올라탄다. 이들에게 1차 주기는 사망주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을 위한 탄생주기의 밑밥이 된다. |
저자는 세컨드 사이클을 위한 기반요소로 △기업의미 △동반관계 △협동조직 △리더십을 든다. 먼저 기업의미다. 기업의미란 기업의 정체성과 소비자들이 갖는 일종의 포지셔닝(Position)이다.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의 총체적 개념이다. 제품·서비스는 변해도 기업의 본질의미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동반관계는 내부직원과의 파트너십과 외부조직과의 네트워킹으로 요약된다. 일례로 적대적일 수 있는 정리해고 대신 임금?시간삭감 등을 통한 동반관계로 가잔 얘기다. 네트워킹도 제로섬이 아닌 윈윈게임을 지향하자고 설득한다. 협동조직도 세컨드 사이클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자면 엄격히 줄을 선 위계체제 대신 서로가 뒤얽힌 스파게티 조직이 지향점이다. 마지막은 리더십이다. 기업의 추구가치를 정확히 설명하는 CEO라면 권력기반에 대한 유혹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속가능한 사이클링을 위하여 |
언제부터인가 ‘지속가능’은 한국경제의 최대화두가 됐다. 지속가능한 국가·사회·기업 등의 수식어는 일상적으로 확대된 느낌이다. 반대로 이는 그만큼 지속가능이 어렵고, 또 위기감이 절실하다는 상황반영의 결과이기도 하다. 영속경제·기업은 시대상황에 맞는 진화와 함께 때론 높은 수준의 도약을 통과했기에 가능한 타이틀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이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비유하면 암과 같다. 암이란 건 병명을 확인하기 전까진 징후가 없기에 더 무서운 질병이다. 결국 건강할 때부터 미리미리 챙기는 현명함이 암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듯 기업도 성공을 확인한 전성기 때부터 그 이후를 준비하는 주도면밀함이 필수다. 그래야 지속가능의 함수를 풀 수 있다. 이때 지속가능의 동의어가 바로 ‘세컨드 사이클’이다. |
글: 전영수 (한양대 연구교수 / 경제금융평론가) |
'글 읽는 장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조건 (0) | 2010.03.01 |
---|---|
책읽는 CEO (0) | 2010.02.25 |
혼창통 (0) | 2010.02.20 |
잠들면 안돼 거기 뱀이 있어 (0) | 2010.02.20 |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0) | 2010.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