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파리식물원에서 데지마박물관까지

장코폴로 2010. 1. 6. 11:18

북모닝 CEO 06일 

Today Book

파리식물원에서 데지마박물관까지

지은이: 이종찬  출판사: 해나무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은 단지 관람을 위한 공간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많은 인물들에게 지적 탐구와 위대한 헌신을 일깨우고, 자본가와 리더들에게 부와 권력 신장 기회를 열어준 곳입니다.

북 브리핑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은 왜 중요한가
 

 이 책의 화두처럼 ‘자연사 박물관과 식물원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에 지식과 교양 때문이라고 답할 수도 있겠다. 자연과 식물, 광물에 대해 많고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학습의 전당으로도 충분히 언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은 단순히 어린이 교육용 공간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자연 박물 지식의 위대한 힘은 이미 해양진출의 시대의 자연사 박물관과 식물원을 통해 구현되었으며, 자연사 박물관과 식물원은 단지 관람 공간이 아니라 부와 국력을 창출하는 토대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실 자연사 박물관만 해도 포괄하는 그 영역이 실로 방대하다. 이미 18세기 건축 양식의 비엔나 자연사 박물관 천장에는 자연사가 8개의 분야로 나뉘어져 적혀 있다. 그 8개 분야는 고생물학, 지질학, 광물학, 선사학, 민속학, 식물학, 동물학, 인류학 등이다. 현대에도 중요한 모든 학문을 망라하고 있다. 다만, 고급 독자라면 그 박물학적 장점만을 보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이 제국주의의 산물이기 때문에 비판의 칼날을 먼저 들이댈 수도 있다. 특히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고 그것에서 얻는 식물과 자원을 본국에 모아놓은 것이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이라는 생각은 역사적 증거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자연사 박물관과 식물원이 정치권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정치권력의 적극적인 후원에 따라 해양 진출이 독려되고, 그 탐험에서 얻은 것을 권력이 독점하려 한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예컨대, 18세기 중반 비엔나 식물원은 쇤부르크 궁전의 열대 식물을 재배관리 하기 위해 탄생했고, 함스부르크 왕조가 융성할 때 비엔나 식물원도 절정기를 맞았지만, 지금은 관리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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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종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로 재직중이며 열대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 과학사학과와 옌칭연구소, 영국 웰컴의학사연구소와 니덤연구소, 일본 준텐도대학에서 동서양 문명에 대해 탐구했다. 유럽과 일본을 여행하면서 ‘열대’가 서구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깨달았으며 동료 교수들과 함께 한국 최초로 열대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열대학 연구는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적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저서로는 『열대와 서구 : 에덴에서 제국으로』『의학의 세계사』『동아시아 의학의 전통과 근대』『한국에서 醫를 논한다』『서양의학의 두 얼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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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자연사 박물관과 식물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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