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TODAY'S BOOK > 오늘의 책
‘메이드 인 차이나’와 몇 가지 사건 | |
2005년 10월, 다수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중국산 김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기 위해 중국산 배추뿐만 아니라, 중국산 고춧가루나 소금을 사용하는 국내 김치업체에까지 조사에 나섰다. 2008년 2월에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만두를 먹은 남녀 10명이 설사와 구토 등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후생노동성은 성분 조사 결과 중국산 냉동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으며, 일본 전역이 이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그리고 2008년 10월, 중국산 멜라민 파동으로 전 세계가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중국에서는 공업용 화학 성분인 멜라민이 섞인 분유를 먹고 뇌에 이상이 생긴 아이들이 속출했고,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중국산 저지분유로 만든 과자나 커피 크림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중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되었다. | |
‘메이드 인 차이나’ 없는 삶, 가능할까? | |
몇 년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했던 한?미?일 공동 프로젝트 2부작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라는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평범한 가족들이 자원해 몇 가지 규칙들을 정해놓고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해보는 내용이었는데, 그 다큐멘터리는 갑자기 세상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이 모두 사라져버린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초라해지고 심지어는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에 의해 책으로도 만들어졌던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 프로젝트는 세계인들의 삶 속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이 얼마나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
앞에서 열거한 사건들의 연속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세계 각지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로 인한 엄청난 혐오감과 공포감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은 이미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있다. 이 엄청난 딜레마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 『메이드 인 차이나의 진실』을 읽어봤지만, 실마리를 발견하기는커녕 문제의 심각성에 더욱 몸서리를 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이 커다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이유는 분명한 사실 하나를 전 세계에 인식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을 둘러 싼 엄청난 딜레마는 이제 더 이상 개인이나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인 문제,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되어버렸다.”라는 사실 말이다. | |
| |
두 얼굴의 차이나를 비판하다 | |
중국 속담에 ‘석자 얼음은 하루 추위에 얼어버린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최근 들어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극대화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개혁 개방 30년의 기간 동안 썩고 곪아오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봇물처럼 터져버리고 있는 것으로도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중국 출신이지만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서늘하면서 뜨겁다’는 의미의 필명 ‘량러’을 사용하고 있는 저자는 급속한 성장과 그 여파로 생긴 혼돈 속에서 흔들리는 두 얼굴의 차이나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중국인이 스스로 이렇게까지 심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의 논조는 냉정하고 거침이 없지만, 중국의 정치, 경제 현실이 변화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열망과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 |
| |
추락하는 중국의 정치적 현실 | |
이 책은 ‘메이드 인 차이나’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치 현실을 먼저 급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토픽으로 소개되지는 않아도, 중국에서는 연일 세계 토픽 감의 사건 사고들이 터지고 있다. 탄광 사고, 화재 사고, 선박 침몰 사고, 다리 붕괴 사고, 지진을 비롯한 각종 자연 재해 등 엄청난 인구만큼이나 사건 사고도 많다. 책에 열거된 사건 사고의 기록만 읽어봐도,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살까 싶을 정도로 중국은 그야말로 ‘사건 사고 공화국’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수백 명,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갈 정도로 엄청난 소식들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거나, 철저한 언론 검열에 의해 축소 또는 은폐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너무나 많은 진실들이 감춰지고 있는 상황, 이것이 바로 오늘날 중국의 정치 현실이다. ‘제 17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이 시작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다
-
- 이중톈 중국을 말하다 이중톈
-
- G2시대 매일경제 국제부
-
- 중국의 두 얼굴 양둥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