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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절대 기준을 제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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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전으로부터 지혜와 지식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 역사를 통해 인물과 사건을 조망하고자 하는 시도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역사 속 실재사건과 인물의 모습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어라』는 딱히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책이다. 역사서이면서 동시에 경영서이며, 자기계발서이기 때문이다. 두 역사서를 바탕으로 풀어낸 사람과 일에 대한 통찰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절대 기준을 제시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가 리더로서의 인간적 자질을 제대로 닦아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고자 할 때, 사업가가 세상을 위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을 수양하려 할 때, 선비가 자신의 학문 세계를 위해 정진하려 할 때, 보통 사람들이 자기 일에 만족하며 사람답게 살고자 할 때, 왼손에는『사기』를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기를 권한다…” (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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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에서 ‘사람’의 참됨을 배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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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는 중국 역사 5천년 중 3천년을 다루고 있는 통사다.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져 있음은 물론, 그 안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기준’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백미를 찾을 수 있다. 사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총 8개의 장에서는 참된 인간으로 살았던 사기 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의의를 깊은 안목으로 제시한다.
“의를 먼저 내세우면 난쟁이도 거인이 된다” 『사기』의 「계포란포열전(季布欒布列傳) 제 40」 에는 계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계포는 초왕 항우의 유명한 장군 중 한 명으로, 항우가 죽게 되자 유방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계포는 피할 곳을 전전하다 복양의 주씨 성을 쓰는 사람의 집에 가게 되었다. 주 씨는 계포가 유방에게 잡힐 것을 염려해, 유방의 측근에게 왕이 개인적인 원한을 위해 계포를 죽이는 것은 속이 좁다는 사실을 세상에 공표하는 것이며, 계포의 지혜를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이 왕의 의무라는 뜻을 강하게 전했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바로 계포를 사면했을 뿐만 아니라 조정으로 불러와 임명하기까지 했다. |
개인적인 감정보다 대의를 생각하며 결단하는 것이 대인배다. 겉모습이 왜소해도 의를 중시하며 그 기운이 말과 몸에 가득한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큰 힘이 느껴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말들이 난립하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지나치기 쉬운 가치 중의 하나가 바로 ‘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남의 다리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딘 끝에 출세하다” 한나라 때의 군사 전략가 한신은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일등공신이다. 어느 날, 그는 길거리를 걸어가다 건달패에 둘러 쌓여 그 대장과 싸움을 하거나,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신은 훗날 웅대한 뜻을 위해 불필요한 싸움대신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는 치욕을 선택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는 유방의 휘하에 들어가 큰 공을 세웠는데, 그 때 자신을 치욕스럽게 한 건달대장을 불렀다. 한신은 그에게 자신의 대망을 완수하도록 만들어 준 사람이라며 고마움을 표하고 관직에 임명하기까지 했다. ‘대협(大俠)은 저잣거리의 건달을 짓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의도적으로 짓밟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내하는 능력은 곧 성공하는 능력이다. 큰 꿈을 위해 현재의 아픔과 고통을 인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의 성공과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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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서 일의 ‘전략’을 배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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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중국 역사 중 ‘삼국’ 시대라는 약 반세기의 혼란기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삼국의 통치 집단을 조명함으로써 일에 대한 지혜와 전략을 ‘연의’라는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했다. 삼국지를 중심으로 다룬 9개의 장에는 일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인정받아온 처세에 대한 지혜를 전한다.
“변화에 대응해야 패업을 도모할 수 있다” 조조가 여포에게 패한 다음 라이벌들에 의해 사면초가의 형국에 몰렸을 때였다. 북쪽의 원소, 동쪽의 여포, 서쪽의 마등과 한수, 남쪽의 유표가 그를 포위하고 있던 주역들이었다. 조조는 고심 끝에 후방에 대한 염려부터 해결하기로 한다. 약한 적을 먼저 공격한 다음 강한 적을 나중에 정벌하기로 한 것이다. 조조는 그렇게 남방을 정벌하고 서쪽의 마등과 한수에게도 충성맹세를 받았다. 조조는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원소와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유비를 급습했고, 이 전략이 성공하자 그는 서주에 대한 통치를 공고히 했다. 원소와 일전을 벌일 경우 양면으로부터 공격 받을 가능성을 봉쇄한 것이다. |
조조에게는 이처럼 대세를 판단하는 전략적 안목이 있었다. 사건마다 일일이 대응하면서 대업을 이룰만한 기백을 보여줬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정치에 있어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세상을 바라보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안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반드시 필요한 지도자의 덕목이다.
“사보다는 공을 앞세우고 같음을 구하되 다름을 인정한다” 장료는 조조가 높이 평가하는 무장으로 조조 진영뿐만 아니라 유비 진영의 관우와도 좋은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유독 이전과는 불화했는데 그 이유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어느 날, 오나라의 공격을 눈치챈 조조가 장료에게 선제 공격에 나서라고 지휘하자 장료 휘하의 장군들이 전력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자 줄곧 장료와 불화했던 이전이 적극적으로 장료 지휘에 따라야 한다면서 장료와 연합하여 오나라 대군을 궤멸시켰다. 장료는 이 전투로 이름을 크게 떨쳐 사서에 이름도 남겼다. 그가 이렇게 된 것은 바로 이전의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생각을 구하되 다른 경우는 이를 남겨둔다) 정신 때문이다. 개별적인 다름이 전체적인 방향에서 일치하는 것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화합을 추구하면서 다름을 포용해 다채로운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 이는 일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에도 유용한 지혜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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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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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와 삼국지를 모토로 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17개의 키워드는 사람이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각각의 키워드 속에 녹아있는 사건과 인물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게 닮아있다. 이는 시간에 따라 환경은 변했을지라도 인간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심연의 것들이 공고하게 이어왔음을 증거한다.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 가치들에 대한 끊임없는 공감... 바로 이것이 고전이 위대한 이유이며, 우리가 고전을 꾸준히 읽어야 할 충분한 근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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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교보문고 [북모닝 CEO] 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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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더
중국의 고전 및 전통문화연구 분야의 대표적인 저술가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가다. 오랫동안 편집자로 활동하며 중국 내 여러 유명 출판사에서 주간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역사와 철학, 사회과학 분야의 유명한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그 중 생활철학시리즈 『내려놓음』『버림의 지혜』『어리석음의 전술』 등은 전중국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오랫동안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사기’로 삶의 기준을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