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마케팅 법칙

12&3 마케팅 법칙

지은이: 돈 페퍼스 & 마사 로저스  출판사: 비즈니스맵

이제까지 믿고 따르던 마케팅 일반론입니다. 하지만 차별화된 제품과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고객이 외면하고,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면 주목하십시오. 그 해답의 실마리를 쥐어줄 마케팅 관념을 제안합니다.

마케팅, 감히 법칙을 말하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처럼 경영자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의사결정 상황에 직면하곤 한다. 대부분 체계적인 경험이나 직관(Intuition)으로 의사결정을 단행하지만, 판단이 불가피한 어려운 상황과 마주할 때면 오히려 기본이 되는 법칙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마케팅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실로 다양하고, 그 결과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극단적으로 마케팅 법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기업이 맞닥뜨린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마케팅의 관념에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도전하는 책이 있다. 『12&3마케팅법칙』이다. ‘1:1 마케팅’으로 혁명을 일으킨 ‘페퍼스’와 ‘로저스’가 이번에는 감히 깨뜨려야 할 3가지 규칙과 새로운 전략적 사고모형 12가지를 냉철하게 제시한다. 기업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과 모형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마케팅부서와 마케터를 기업의 정중앙에 위치 시켜라

시장이 급변하고, 경쟁이 가열되면서 의식 있는 CEO들에게 공통된 견해가 있다. 마케팅이 기업생존을 결정하는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마케팅이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명쾌하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던 과거 ‘100인 1색 시대’에서 ‘1인 100색 시대’로 소비자욕구가 다변화되면서, 기업간 경쟁이 국경이나 시공간을 초월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경영자라면, 마케팅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수단임을 인식한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라이벌 관계에 놓여있다. 디지털 컨버전스와 맞물려 경쟁의 장벽도 동종업종을 넘어 이종업종으로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방송과 유통을 결합한 홈쇼핑은 오프라인에서 백화점과 할인점에 도전장을 던졌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네이버’나 ‘야후’가 아닌 ‘SK텔레콤’이다. 이들은 휴대폰에 결제시스템 도입하면서 신용카드사와의 승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기업간 경쟁을 압축해보면 결국, 마케터들 간에 펼쳐지는 아이디어 싸움으로 귀결된다. 마케팅이야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핵이며, 그 중심에 마케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단기실적과 장기이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경영자의 영원한 고민이자 숙제인 ‘어떻게 주주가치를 높일 것인가?’에 대해 저자들은 웰치 방식을 거론하면서 주장을 펼쳐 나간다. 분기별 실적에 대한 요구와 미래의 이익에 대한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다. 단기실적 관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레몬을 쥐어 짜듯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쥐어짜면 된다. 또한 장기적인 이익을 올리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계속 참고 기다려라, 우리 전략이 조만간 성과를 올릴 것이다’라고 말하면 된다. 저자들은 훌륭한 지도자란 2가지를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는 엄격함과 비전, 용기를 갖춘 사람임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전략이 단기적으로 회사에게 이익인지, 장기적으로 독약인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이 깨뜨려야 할 3가지 마케팅법칙

인생에서 모방은 삶의 가장 중요한 방어 기제 중 하나다. 어린 짐승은 포식자를 피해 살아남는 방법을 어른을 모방함으로써 생존을 배운다. 어린 새가 창공을 날고, 늑대가 사냥을 하고, 사람이 걷고 말하면서 애정을 나누는 것도 같은 이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른 기업의 성공사례를 모방함으로써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다. 이처럼 사례연구나 벤치마킹 등과 같이 표현되는 모방의 기술이야말로 중요한 성공 수단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모방이 학습의 도구이자 생존 기제로서 너무 강력한 탓에 동전의 양면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이다. 즉, 모방행위가 비합리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미는 먹이를 찾기 위해 서로 무리를 지어가는데, 모든 개미는 저마다 앞 개미의 발자국을 따라 무조건 쫓아가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있다고 한다. 동물학자들은 가끔 개미 떼의 원형순환(circular mills)을 목격하게 되는데, 원형순환이란 본대에서 분리된 수천 마리의 개미떼가 각자 오던 길로 되돌아가다가 폐쇄된 원형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행진하는 것을 말한다. 그들이 원형순환을 하는 이유는 선두를 이끌던 개미가 우연히 자기 무리의 꼬리를 만나 그것을 따르기 시작한 탓이다. 원형순환에 빠진 개미들은 모두 지쳐서 굶어 죽을 때까지 끝없이 돌고, 돌고 또 돈다. 그야말로 죽을 때까지 서로를 모방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도 거대해질수록 문화나 관행이란 이름으로 원형순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지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기업이 깨뜨려야 할 3가지 관행으로 마케팅에서 일반화된 개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 깨뜨려야 3가지 규칙 > 1. 기업의 가장 훌륭한 성공의 척도는 매출과 이익이다. 2. 적절한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펼치면 항상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3. 기업의 가치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제공으로 창출된다.

마케팅의 궁극적 목적지(Destination)는 고객이다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바야흐로 오늘의 신제품이 어느덧 내일이면 과거가 된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만큼 선택권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 고객은 그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은 물론 해당 기업과 경쟁업체의 정보를 꿰뚫고 있다. 이것은 기업의 경쟁이 공개된 상황으로 마케터로 하여금 가격할인이나 경품제공 같은 단기적인 프로모션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게끔 만든다. 이것이 바로 마케터들이 단기적 매출이라는 함정에 말려드는 이유다. 그러나 단기적 프로모션은 마약과 같아서 일시적인 매출은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관리에서 실패를 의미한다.  이 땅에 더 이상 새로운 컨텐츠가 없는 것처럼, 단언컨데 이 책에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마케팅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획기적인 기법이나 마케팅 해결책을 기대하고 이 책을 구입한다면, 당신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지 현업에서 간과되기 쉬운 마케팅의 기본을 예시하면서, 이를 12가지 관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단기적 성과주의’에 빠져 정작 중요한 ‘고객’이라는 목적지를 망각한 채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경계한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케팅의 대가이자 고객관계관리(CRM)에 있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이 책의 저자들이 제시하는 12가지 마케팅법칙이 궁금하지 않은가. 차별화된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매출이 움직이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마케팅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할 것들

시장에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성공사례의 이면에는 실패한 수많은 아픔이 있다. 그럼에도 실패를 두려워 말아야 한다. 설령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만의 자산이 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되겠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시장에서 반드시 주도권(Initiatives)을 장악해야 한다. 영업지향적인 사고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마케팅마인드로 무장하라. 현장에서 고객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근원적 힘도 강력한 브랜드파워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적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장(Market place)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Consumer mind)이다. 설령, 시장진입에 늦었을지라도 고객의 심리를 장악하는 것이야말로 브랜드리더십(Brand leadership)의 핵심이자, 전략의 요체다.  나는 이 책에서 제시된 저자들의 주장을 공감하면서도 전적으로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마케팅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상황이론(Contingency theory)을 다소 간과하고 일방적 법칙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의 사소한 흠이다. 그럼에도 성숙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경영자가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매력적인 책이다.

추성엽 (서울관광마케팅㈜ 마케팅본부장)

돈 페퍼스 & 마사 로저스

고객 중심 경영에 관한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페퍼스앤로저스 그룹(Peppers & Rogers Group)의 공동창립자이다. 고객 개개인의 필요충족을 강조하는 ‘원투원(1:1)’ 마케팅의 대명사이자 CRM(Customer Relationship Service) 분야를 개척한 인물들로, 이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1:1 마케팅 혁명》을 비롯해 이들이 공동 집필한 ‘원투원’ 시리즈는 1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후 기업의 사업경쟁력에 관한 구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가장 최근에 출간되어 크게 성공을 거둔 《Return on Customer》는 사업 성공의 측정 기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기업인들에게 촉구하고,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장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익 창출 자산임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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