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그라민 은행이야기

장코폴로 2009. 8. 12. 08:43

 12일 2009년 08월
Today Book

그라민은행 이야기

지은이: 데이비드 본스타인  출판사: 갈라파고스

2006년 노벨평화상은 한 은행과 그 은행의 설립자에게 수여되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표방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과 무함마드 유누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북 브리핑


 
가난을 살리는 금융은 없는가
 

 방글라데시의 기본 운송수단은 인력거다. 이들 인력거는 대부분 빌린 것이어서 인력거 운전자는 날마다 인력거 주인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겨우 먹고 살 정도의 돈만 손에 쥔다. 그러니 20년 동안 일을 해도 인력거 하나 장만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여자들 역시 집에서 종일 대나무 제품을 만들지만 완성된 물건을 팔아 재료비를 감하면 하루에 2센트 밖에 벌지 못한다. 이런 하루살이 노동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노동자 42명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데에 필요한 자본은 고작 856타카(약 27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무런 담보가 없는 이들은 그 적은 돈도 쉽게 빌릴 수 없다. 어떤 은행 직원들은 오히려 이들에게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만드는 종이 값도 안 되는 돈을 빌려달란다고 손을 내젓는다.

 
담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한 은행
 

 기술이 있고, 일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지만 쉬이 27달러도 빌릴 수 없는 방글라데시 사회에 대한 자괴감은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의 실험적인 도전을 이끌어 내었다. 그 결과가 바로 그라민은행이다. 이 은행은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이 가능한 기존의 규칙을 깨고, 가난의 고통을 줄이고 꿈을 펼치며 살 수 있도록 경제적 토대를 지원하는 ‘무담보 소액대출(microcredit)’을 시작했다. 돈을 빌릴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은 ‘가난’이다. 하위 25%라는 가난을 증명하기만 하면 돈을 빌릴 수 있다. ‘마을, 농촌, 시골’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라민은행은 2006년 노벨평화상에도 그 이름을 올리며, 아름답고 따뜻한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다.

 
그라민은행을 움직이는 신용공동체
 

 그라민은행의 신용대출은 담보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신용’에 집중한다.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채무자로 구성되는 연대보증 방식의 모임이 필요하다. 이들은 서로가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지를 면밀히 따져 신용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 사람이 제때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 모임 전체가 이후에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꺼이 대신 돈을 갚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재해에도 쉽게 무너져버리는 신용공동체의 운명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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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데이비드 본스타인

저널리스트.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에서 통상무역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예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으로 해리 채핀 미디어상, 뉴욕공립도서관 헬렌 번스타인 도서상을 받았으며, 1996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선정 최고의 비즈니스 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저서로는 『달라지는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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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착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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