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오목한 미래

장코폴로 2009. 8. 11. 14:56

오늘의책

북모닝 CEO 11일 2009년 08월
Today Book

오목한 미래

지은이: 배일한  출판사: 갤리온

관객들은 영국 런던의 한 극장에서 위성 HD 중계방송을 통해 뉴욕에 있는 관객들과 같은 시간에 공연을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점점 좁아지다 못해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오목한’ 미래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북 브리핑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의 무대 위에서는 스타 성악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창 공연하고 있다. 무대가 가까워서 성악가의 호흡까지 느껴질 정도다. 공연장 가득 울려 퍼지는 음향도 흠잡을 데 없다. 그런데 잠깐, 이곳은 뉴욕이 아니다. 관객들은 영국 런던의 한 극장에서 위성 HD 중계방송을 통해 뉴욕에 있는 관객들과 같은 시간에 공연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도 너무 멀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구촌(global village)’라는 말도 어색할 정도다. 동네 끝에 서면 반대쪽 끝이 보이지 않지만, 지금 우리는 지구 반대쪽에 있는 사람의 방을 실시간 화상 채팅으로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거리는 ‘시공간 압축’으로 단축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일까? ‘평평한 세계’도 물론 의미 있지만, 심리적 거리의 근접을 설명하기에는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모델은 어떨까?

지금 세계는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는 정보통신혁명이라는 빅뱅의 결과 만들어진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블랙홀 속으로 점차 빨려 들어가고 있다. IT강국일수록 블랙홀의 중심으로 더 빠르게, 더 깊게 빨려 들어간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과 미국도 블랙홀의 중심에서는 서로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깝다. 마치 둥근 사과의 꼭지 부분이 오목한 것처럼 말이다.
 우주의 블랙홀이 주변의 시공간을 삼켜버리듯이, 세계는 사과 꼭지 쪽으로 빨려 들어가 마지막에는 하나의 점으로 쪼그라들 운명이다. 그리고 빨려 들어간 블랙홀 속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 무한한,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시공간 압축의 마지막 걸림돌
 

 그러나 아직까지 인간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완전한 자유를 꿈꾸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이 남아있다.
 먼저 교통 분야는 에너지 문제로 인해 더 이상의 혁신적인 진보가 불가능해 지구를 압축시키는 도구로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국 20만의 기러기 아빠들이 가족이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말마다 국제선 비행기를 탄다고 생각해보라. 이미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30%가 승객과 화물을 운반하는데 쓰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청정 에너지가 개발된다고 해도 이는 부적절해 보인다. 인터넷혁명으로 눈부신 발달을 이룬 통신분야가 지구를 압축시키는 도구로 좀 더 유용해 보이지만 이 또한 아직은 한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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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배일한

고려대 경영학과와 동 언론대학원을 마치고 미시건 주립대에서 저널리즘 연수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자신문사 미래팀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식경제부 로봇 정책을 자문하는 기술위원이며 세계 최초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로봇윤리헌장의 제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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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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