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헉 아프리카

장코폴로 2009. 7. 31. 07:26

오늘의책

북모닝 CEO 31일 2009년 07월
Today Book

헉 아프리카

지은이: 김영희  출판사: 교보문고

삶의 무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떠났던 아프리카 여행은 그가 버리고 온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돌아오게 합니다. 그가 온 몸으로 껴안은 아프리카의 살아있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북 브리핑


 

 세상은 불공평하다. 어떤 이는 한 줄 글쓰기에도 퍽퍽하고, 어떤 이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김영희 피디’라는 사람, 대한민국 교양 방송을 바꿨다는 말을 듣는 대PD인 그는 후자다. 글도 잘 쓰고 그림도 멋지게 그린다. 게다가 MBC 방송국이라는 든든한 직장도 갖고 있다.

  나는 잠시, 스포츠 신문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신입 기자 시절, 조영남씨의 연재 원고를 받아오는 일을 했다. 직접 가서 받은 것은 아니고, 팩스로 받아서 컴퓨터로 옮겨 적는 일이었다. 그 때 나는 절감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것을. 조영남씨는 글도 잘 썼다. 그림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 화단에서 인정받는 화가다. 게다가 그는 가수라는 든든한(?) 직업도 갖고 있다.

만능PD 쌀집아저씨
 

 세상엔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진 살바도르 달리 류(類)의 인간들이 있다. 다른 인간들이 애써 그리고, 애써서 글을 쓰고, 애써서 살아갈 때 달리 류의 인간들은 설렁설렁 그리고 놀멘놀멘 글을 쓰며, 든든한 직장 내지 직업을 갖고 살아간다. 물론 그들은 말할 것이다. 설렁설렁 놀멘놀멘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필요했는지 아느냐고. 모짜르트가 살리에리에게 그렇게 말했다 해도 살리에리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세상의 불공평에 대해 한탄했을 뿐.

 김영희의 『헉 아프리카』를 읽으면서, 한 가지 일을 잘 하는 사람은 글도 잘 쓴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왜? 글은 기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의 명제는 모순이다. 진정성도 기교이며, 진정성 역시 단련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셀 수 없는 반복의 기교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지 게으른 자의 책상에서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쌀집 아저씨는 쌀을 파는 틈틈이 수많은 책을 독파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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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영희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대한민국 방송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우리 시대 최고의 PD다. 그는 1986년 MBC에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방송 역사에 새로운 도전의 기록들을 남겼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인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와 ‘양심 냉장고’를 탄생시킨 <이경규가 간다>를 비롯해 [칭찬합시다], [21세기 위원회], [전파견문록], [!느낌표]를 연출하며 오락 프로그램에서 ‘재미’와 ‘공익’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특히 <하자하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눈을 떠요>, <아시아 아시아>,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등 [!느낌표]에서 진행된 코너들은 모두 재미를 넘어 사회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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