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도시심리학

장코폴로 2009. 7. 5. 10:27

 

북모닝 CEO 03일 2009년 07월
Today Book

도시심리학

지은이: 하지현  출판사: 해냄출판사

문자메시지, 폭탄주, 24시간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도시적 삶을 대표하는 22개의 풍경들 속에서 발견하는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그것은 바로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북 브리핑


 

대한민국의 현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도시의 삶’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시를 향해 몰려들고, 언제 어디서든 ‘빨리빨리’를 재촉한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도시를 더욱 뜨겁게 가열하고, 복잡하고 정신없는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간다. 도시의 삶은 마치 모두의 숙명인 듯 하다. 힘들어도 당연히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각박한 도시의 리듬에 맞춰 살게 하는 것일까. 도시는 왜 우리를 외롭게 하는 것일까. 이 ‘도시앓이’의 원인을 찾기 위해 도시의 표면 곳곳에 현미경을 들이대 보았다.

 

원두커피가 대세임에도 가끔씩 생각나는 커피믹스의 달달한 중독성, 불야성을 이루는 모텔촌의 네온사인, 폭탄주를 돌려야 비로소 완성되는 비즈니스 현장, 곳곳에 버젓이 걸린 떼인 돈 대신 받아준다는 플래카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이 도시의 풍경들이 심리학의 해부대 위에 올랐다. 저자는 도시의 일상을 조명하여 소통의 부재, 이중자아의 갈등, 쾌락과 관계에 얽힌 개인의 심리구조를 밝히고 있다. 이 분석의 결과들은 우리 사회의 단면들에 비친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끊임없는 충돌과 경계를 보여준다. 또한 이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왜 복잡하게 생각하고 머리가 아팠던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만한 해명을 들려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으며 상대방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도시의 삶은 ‘진심 없는 소통’을 요구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철저하게 사회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알맹이 빠진 소통이다.

도시인들은 대면접촉이나 전화보다 문자메시지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대면접촉이나 전화응대는 그 성격상 즉각적인 응답을 요구한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서 한 응답은 실수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또 개인의 영역을 침범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응답의 시간을 지연하고 실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기에 문자메시지에 의한 ‘통보’를 선호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소통을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공간 영역, 즉 소통의 안전지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텅 비워진 공간에 들어서면 의식적으로 띄엄띄엄 자리를 잡아 앉으면서도 한 손에는 휴대폰을 꼭 쥐고 있는 모습은, 자기 방어와 소통의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사람들은 타인과 차별화된 개성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갖기에 획일화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규범은 거스르지 않으려 한다. 이는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가 우리 안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커피’는 자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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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하지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와 전임의를 마친 뒤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고 캐나다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연수한 바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소통의 기술』『관계의 재구성』『당신의 속마음』『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전래동화 속의 비밀코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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