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를 통해 본 2008년 우리 영화계
우리영화 벼락, 오나 마나/그래도 잔치판
해마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영화제의 서막을 여는 영화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04.10 ~ 04.18 ) 이다.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내세운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도 5월 1일부터 9일간 영화장정을 소화했는데 우리 평론가협회도 산업, 제도, 미학을 테마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정재형 동국대 교수,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가 참가했고나는 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참여했다.
부산아시아단편( 05.21 ~ 05.25 ), 서울환경영화제 ( 05.22 ~ 05.28 )가 자기 영역을 구축하면, 끝 봄 오월, 초여름 유월, 매주 화요일 저녁, 일요일 오후, 동숭동 ‘하이퍼덱 나다’에서는 ‘시네 프랑스’의 이름을 달고 프랑수와 트뤼포, 끌로드 샤브롤, 에릭 로메르, 루이 말, 루이 브뉘엘 등 프랑스 영화사에 상찬된 영화감독들의 걸작들을 상영하고 있었다.
칠십 년대 프랑스 문화원은 영화로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던 몇 안 되는 명소였다. 그 감동을 맛볼 수 있는 고정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문화원과 쌍벽을 이루며 영화학도들의 학습장이 되었던 프랑스 문화원, 그 추억이 되살아난다.
가끔 거자들의 옴니버스가 등장하는데, 세계 거장 삼십 오인의 합작품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유별하며, 작년 전주영화제를 방문했던 체코 영화영웅, 이리 멘젤 감독의『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는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국제 영화비평가 연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중심가 극장에서 만났던 『추격자』,『아이언 맨』,『비스트 볼트』,『버킷리스트』, 『투유마』도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작품들이다. 『할람 포』도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음악상, 국제비평가상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부문상을 탄 작품이다.
6월 27일에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내 최고 역사의 제45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집행위원으로 참여했다.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10회 청소년영화제가 개최되었으며, 부천의 낭만을 실은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얼굴이 떠오른 제12회 부천환타스틱영화제가 7월 18부터 27까지 열렸다.
젊은 감독들이 주도한 미쟝센 단편영화제 ( 06.26 ~ 07.02 ), 공주에서 벌어지는 신상옥영화제 ( 08.05 ~ 08.09 ), 이병우 음악감독이 가세한 청풍명월을 뽐내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08.14 ~ 08.19 ), 이천시가 전폭 지원하는 춘사대상영화제 ( 09.01 ~ 09.06 ), 구청과 공무원들의 힘이 되어 준 충무로국제영화제 ( 09.03 ~ 09.11 )가 영화제들의 면모를 알린다.
부산국제영화제 ( 10.02 ~ 10.10 )에서는 자문위원으로 참가하였고, 특히 달맞이에 위치한 채민정의 채스 갤러리에서의 그림 감상은 추억이 되었다. 메가박스유럽영화제( 10.22 ~ 10.26 ), 핑크필름 페스티벌 ( 11.01 ~ 11.28 )이 영화제를 달고 나왔고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 안성기가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 11.05 ~ 11.10 )는 영평상과 시작이 중복되어서 평론가협회가 초대 손님을 빼앗기는 수모아닌 수모를 당했다.
5일 오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8회 영평상이 선택한 영화들을 살펴보면 다은 과 같다. ▲ 최우수 작품상=<밤과 낮> ▲ 감독상=김기덕(<비몽>)▲ 남우연기상=소지섭(<영화는 영화다>)▲ 여우연기상=수애(<님은 먼곳에>) ▲ 신인감독상=장훈(<영화는 영화다>) ▲ 신인남우상=강지환(<영화는 영화다>) ▲ 신인여우상=서우(<미쓰 홍당무>)▲ 각본상=홍상수(<밤과 낮>) ▲ 촬영상=변희성(<신기전>) ▲ 기술(미술)상=조상경(<모던보이>▲ 음악상=김태성(<크로싱>) ▲ 특별공로상=원로배우 최은희
메가박스일본영화제 ( 11.12 ~ 11.16 )가 생기는가 하면, 청룡영화상 ( 11.20 )도 부활한지 몇 년이 되었다. 김동원을 사단장으로 하고 서울독립영화제( 12.11 ~ 12.19 )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자 부산독립영화제( 11.28 ~ 12.02 )도 만들어 진다.
도시의 세를 과시하는 광주국제영화제 ( 12.04 ~ 12.08 )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MBC가 주최하고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영화대상( 12.04 )에서 귀빈실에서 만난 이창동 감독, 신성일 연기자, 윤정희 연기자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엄기영 MBC 대표이사,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등은 다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12월 5일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회장 김종만)는 영화부문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에 수애를 공로상은 원로 연기자 신성일씨를 선정했다. 서울독립영화제( 12.11 ~ 12.19 )가 성과를 자축하면서 한해를 정리하고 나면 대학영화제 ( 12.15 ~ 12.17 ) 가 조용히 배우들을 불러 잔치를 열고 그들 나름대로의 뜨거운 만남을 주선한다. 올해 본인은 < 추격자 >의 편집 김선민에게 시상했다.
영화제는 즐겁다. 그 영화제는 제작편수를 고려해야한다. 우리 영화 제작이 미진한데 잔치판이 너무 기름지다. 깊은 생각으로 우리영화를 생각해야한다. 영화가 놀이를 넘는 철학으로 승화되고 우주와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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