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세이

슬럼프, 영화를 넘보다

장코폴로 2009. 4. 14. 12:28

  2007년


                슬럼프, 영화를 넘보다  


  <미녀는 괴로워>는 작년에 이어 흥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필자는 2007년 3월 3일, 제19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1970년 영화사 마벨코리아 제작부 심부름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행보는 중앙대에서의 연기, 독일문화원 에서의 영화운동, 유현목, 김호선 감독의 조감독, 동국대 대학원에서의 연구를 거쳐 평론집단의 수장이 되었다.

 영화 관련 글을 다루는 매체가 1천 여 곳을 넘는 상황에서 회장은 없는 듯 회원들의 활동상황을 격려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주는 것이고 회원들을 챙겨 주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갈라진 상채기가 많은 회원들을 하나로 엮는 것은 나섬이 아니라 섬김이었다.

 집단의 이기주의로 평가가 엇갈린 숨은 영화들도 있었고, 통계의 단순 비교로 흥행기록이 아직까지 상대평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해 동안 영화 관객은 전국 1억 5,752만 5,412명이며 서울관객은 4,880만 2,659명이다. 1996년 이후 처음으로 관객이 감소하였다.

 2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10편, 외화 11편이었다. 2007년 개봉한 한국영화가 편당 평균 18억 원의 손해를 봤고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영화도 전체 개봉작 중 11편이었다. 개봉된 한국영화는112편 이었다. <트랜스포머>는 역대 외화 최다 관객 기록을 수립했다.

 60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하정우는 한미합작 영화 <두번째 사랑>(감독 김진아)으로 33회 프랑스 도빌 아메리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의 오정해는 29회 낭트 3대륙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강우는 <경의선>(감독 박흥식)으로 토리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비평가협회상도 수상했다.

 성현아가 이우철 감독의 <첼로>로 제10회 말라가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이준기는 27회 하와이 국제영화제(HIFF)'라이징 스타상'을 받았다. 피프레시 코리아 상을 받은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가 64회 베니스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과 리나 만지아카프레상을 수상했다. 박광수 감독의 <눈부신 날에>가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곽경택 감독의 <사랑>이 하와이 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을 탔다.

 박진표 감독의 <그놈목소리>는 325만명의 관객을 끌었다. 김한민 감독의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 전윤수 감독의 <식객>은 허영만의 힘을 보여주었고, 장진 감독의 <바르게 살자>는 장진의 유머를 일게 해주었고 , 다큐멘터리 <우리학교>는 우리 교포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안 감독의 <색,계>는 충격적인 외화였다.

 2007년의 주목할 영화를 살펴보는 기준중의 하나는 절대 평가는 아니지만 평론가 집단의 평가작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이명세 감독의 <M>, 이창동 감독의 <밀양>, 허진호 감독의 <행복>,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심형래 감독의 <디 워>,정가형제의 <기담>,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 곽경택 감독의 <사랑>,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 황동혁 감독의 <마이 파더>, 김미정 감독의 스릴러 <궁녀> 등이다.

 한국영화 수출 총액은 한 2천440만 달러였다. 2007년 한국영화 평균제작비는 37억2천만 원, 2007년 한국영화의 제작편수는 124편, 총 392편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스크린 수는 2천58개로 전년도에 비해 178개가 늘었다.

 충무로의 우울은 예견된 것이었다. 영화가 순수에서 벗어나 정치와 꾼들의 시녀가 되었기 때문이다. 순수를 상실한 영화는 좌표와 방향 설정에서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와는 반대로 영화제는 매년 늘어가고 동원된 인력들은 그만큼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을 떨어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