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기와 영화읽기

박광춘 감독의 '마들렌'

장코폴로 2009. 4. 10. 10:08

공연/영화
우연한 만남, 엽기적 러브 스토리
(장석용의 비디오산책) 박광춘 감독의 '마들렌'
장석용주간
 

 
소설가 지망생 지석(조인성)과 미용사 희진(신민아)은 중학교 동창이다. 잦은 만남 끝에, 희진은 '한 달간의 연애'라는 테제를 설정한다. 마들렌 빵 조각처럼 기억의 저편 유년은 소설처럼 쓰여진다. 임신과 낙태의 어지러움과 TV 드라마적 평면구성은 버프에 가까운 페미스트들에게 대응할 논리적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다.
 
멜로 드라마 구성의 도식적 장치인 눈물이나 상황설정 주변인물들의 조합에서의 치밀성에서의 문제점 도출은 이런 종류의 유사한 영화상품과 비교해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조폭 드라마의 홍수를 걷어내고 있다는 점과 이번 제작의 경험이 차기작들의 탄탄한 알곡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마들렌'은 김기덕의 충격요법이나 임권택의 포장술을 우회한 채 주변의 성과 로맨스, 사회성, 낭만들을 조합, 영화는 제작자와 감독의 의도대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마들렌'의 스타일과 장치들은 지능지수의 절대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하드코어 보다 더 난해하게 보여지는 순수, 순정 지향의 영화들을 요리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보리빵을 씹으며 어려웠던 옛날을 회상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고교시절 방송반에서 드라마 쓰기 같은 순수 열정과는 다른 기막힌 테크놀로지와 마케팅이 난무하는 시절의 구조는 차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추억의 공감대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촉매역할을 해야한다.
 
주제에 밀착해 들어가는 당위성을 지닌 구성들은 영화를 살리는 도구이다. 과거의 아름다운 공간들은 과거를 회상시키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시켜야 한다.
 
영화는 영화이다. 모든 영화가 고급화된 우리의 취향에 맞출 수 있다면 우리는 영화선진국이 벌써 되었을 것이다. 쓴 약이 명약이 되는 수가 많고, 악성(惡聲)으로도 최고의 오페라 가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