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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카이거 감독의 '투게더'

장코폴로 2009. 4. 9. 09:26

공연/영화
바이올린에 얽힌 사랑과 삶에 대한 레포트
(장석용의 비디오산책) 첸카이거 감독의 '투게더'
장석용주간
 

 
'투게더(2002)'는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첸 감독의 첫 번 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이올린 천재 아들 샤오천(탕윤)과 바이얼리니스트로 대성 시키려는 농촌 출신의 가난한 요리사 아버지 리우 청(리우 페이치)의 베이징 상경기이다.
 
문혁 때, 아버지를 고발한 적이 있는 첸 감독이 아버지께 쓰는 속죄의 반성문이다. 어느 날, 동정에 이끌려 베이징 역에서 버려진 아이를 키워 성장해낸 아버지는 자신을 낮추면서  아들의 출세를 위해 성직자적 마음으로 헌신한다.
 
첸 감독은 그동안 철학적 탐구, 난해한 기호의 상징, 웅대한 화면구성, 경직된 공간의 분위기등으로 영화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를 상실했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통속적 스토리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리얼리티를 확보한 '투게더'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바이올린의 음률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작가주의를 견지하던 첸 카이거의 대중성 확보시도는 전작들과 비교해 볼 때 파격적 변신이다.
 
샤오천의 바이올린 선율은, 아버지의 기대만큼이나 행복을 가져다 준다. 부자 커플은 제목처럼 결코 헤어질 수 없는 투게더(동행)이다. 감독은 부자의 행복을 전형으로 삼아 중국인 모두에게 행복으로 하나되기를 권고한다.
 
샤오천은 현대화의 필요악 콜걸인 연상의 누나 릴리(첸 훙,첸감독의 아내)에게 반하면서 아버지와 갈등도 겪는다. 과감한 생략, 장고 끝에 얻는 자연스런 연기, 공감대를 형성한 호소력, 단순구도에 과학적 연출은 작가 감독으로서 격변기에 있는 지금의 중국을 「투게더」에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인간의 재능 위에 선생이 있다. 혁명과 지조로 가난하게 사는 지앙(왕 지웬) 교수와 현실감각과 마케팅 눈치보기에 민감한 유 교수(첸 카이거) 모두 깨달음을 주는 선생들이다. 그들에게 따뜻한 정이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훌륭한 스승이 되리라. 훌륭한 선생을 찿는 것은 또 다른 성공학의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