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003년, 한국영화 다양성이 분출된 한 해
명보극장에서 열린 『실미도』 시사회를 보면서 한국영화의 충만한 에너지가 용솟음침을 느낄 수 있었다. 숨겨진 스토리를 읽는 통쾌함도 동시에 느껴졌다. 천만 관객을 창출한 제작자와 일원이 된 관객은 한국영화의 산업적 가치의 소중함을 즐김과 동시에 소재의 다양성과 테크닉 발전에 기인한 ‘질적’ 향상을 즐기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동갑내기 과외하기』,『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장화, 홍련』,『올드보이』,『실미도』는 흥행과 질적 향상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들 이었다. 모두가 의미 있는 지표를 내는 작품들이었다.
한국영화의 2003년 총 관객 수는 서울 관객 기준, 전년도 이월 작을 포함하여 4,414만 2,697명으로 작년에 비해 9.7%나 늘어났다. 이중 한국영화 관객은 2180만 7737명으로 시장점유율 49.4%를 기록, 작년보다 4.4% 성장했고 관객 수 증가율은 18.8%에 이르렀다.
『바람난 가족』이 스톡홀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4개 부문의 상,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은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 『살인의 추억』은 토리노영화제 각본상과 관객상을 수상 우리영화에 대한 관심을 읽을 있다. 이런 성과는 바로 수출로 이어졌다.
2003년 한국영화의 외화수출은 『올드 보이』가 220만 달러,『살인의 추억』과 『튜브』가 각각 300만 달러, 『클래식』이 76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올드 보이』는 일본의 가가커뮤니케이션社에 한국영화 최고 액수로 팔리는 등 2500만 달러의 영화판매고를 기록했다. 많은 작품들이 외국과 리메이크 수출 판권계약을 체결, 북미 시장과 교류를 모색하고 있고 우리도 프랑스, 일본 작품의 판권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톱 10’에 오른 작품들은 『살인의 추억』 (525만 5,376명), 『동갑내기 과외하기』 (493만 7,573명),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352만 2,747명), 『오! 브라더스』 (314만 8,748명), 현대판 『장화, 홍련』 (314만 6,203명), 일본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올드보이』(314만여 명), 『황산벌』, (277만 1,236명), 『선생 김봉두』, (247만 2,135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233만 9,410명), 『싱글즈』,(220만 3,164명)이다.
반면 『대한민국 헌법 제1조』,『쇼쇼쇼』, 『남남북녀』,『조폭마누라 2-돌아온 전설』,『은장도』,『최후의 만찬』등은 관객들에게 외면당했고, 윤제균 감독의 신작 『낭만자객』도 흥행 실패로 끝났다. 50억 원 이상이 투여된 대작 『튜브』(12만 3020명, 서울 관객 기준), 『청풍명월』(19만 1600),『내추럴시티』(8만 6531),『천년호』(10만 1478) 등은 참담하게 실패했다.
새로운 메뉴로 떠오른 공포영화들인 『장화, 홍련』,『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4인용 식탁』,『거울 속으로』,『아카시아』등은 한국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담는다.
2003년 개봉된 한국영화 65편 가운데 신인 감독의 작품은 30여 편이 된다.
장준환 감독의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통찰과 애정 가득한 시선을 견지한 『지구를 지켜라』관객 수 증가율은 무려 18.8%에 이른다. 박찬옥 감독의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과 대면한 인간을 껴안은 『질투는 나의 힘』, 김경형 감독의 『동갑내기 과외하기』,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 김성호 감독의 『거울 속으로』, 김용화 감독의 『오! 브라더스』, 박기복 감독의 한국의 무(巫)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성찰을 보여 준『영매 :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오상훈 감독의 『위대한 유산』, 용이 감독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 이언희 감독의 『…ing』등은 한국영화에 젊은 피를 수혈한 작품이었다.
특히 홍기선 감독의 『선택』은 장기수 김선명이 43년 동안 수감한 ‘0.75평의 자유’를 다룬 작품으로 이데올로기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제 관객도 성숙해져있다. 아트필름에 대한 선호와 상업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어우를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영화를 소화할 수 있는 안목과 아량이 있어야 한다. 우리를 넘어 시장을 개척해 내고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리고 본격 마케팅 하는 시발이 된 것이 2003년이었던 같다. 우리영화가 효자 수출상품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게 한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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