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완성도 있는 다양한 영화들, 본격 흥행을 넘보다
1997년 김영빈 감독의 『불새』로 포문을 연 이래, 이창동의 데뷔작 『초록물고기』는 스타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해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드라마 PD출신이자 명문 S대법대 출신인 이현석이 만든 『용병 이반』은 소문과 달리 영화는 연출과 배우가 따로 노는 날가루 작품이었다. 개봉일 국도극장 뒤에서 이 감독을 위로하면서 둘이 일잔을 기울였다. 이 감독은 역시 영화는 드라마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였을 것이다.
양윤호 감독은 국제영화제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 흥행에 참패하자 바로 방향을 선회하여『미스터 콘돔』으로 상업영화 감독을 선언한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우리영화의 국제영화제 수상은 요원한 꿈처럼 느껴졌다.
『바리케이드』는 윤인호 감독이 외국인 노동자를 영화에 등장시킨 작품으로 노동자들의 버거운 삶을 정면으로 부각시킨 작품이다. 윤 감독은 구수한 말솜씨에 부드러운 미소가 특징이다. 법조계를 가정과 연관시킨 코믹물, 양영철의 『박 대 박』은 몇 년 사이에 대중적 이미지를 가진 중견배우를 영화에 끌어들인 작품이다.
『비트』는 김성수 감독의 존재를 한층 부각시킨 작품이다. 구성주 감독의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는 형제간에 얽힌 파행적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박철수 감독의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생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송강호가 주연으로 부각된 『넘버 3』은 조직의 넘버 3인 태주가 넘버1 되고자 분발하는 작품으로 송강호가 영평상에서 남우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MBC 프로덕션에서 PD출신 황인뢰를 시켜 만든 『꽃을 든 남자』는 홍보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교회를 희화한 신승수 감독 박중훈 연출의 『할렐루야』는 코미디의 영역을 한층 넓힌 작품이다. 이런 가운데 변강문 감독의 『남중일기』, 임병석 감독의 『전사 라이안』, 김청기 감독의 『의적 임꺽정』,최선문의 『예수』등 만화영화들이 애니의 명맥을 이어갔다.
원성진 감독의 『표류일기』는 아동물이 드문 가운데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그 명맥을 이어준 소중한 작품으로 기록된다. 장윤현의 『접속』은 인터넷 사랑의 면모를 보여준 수작이다. 전수일 감독의 『내안에 부는 바람』은 자신의 꿈을 책으로 내려는 청년이혼자 다락방에 살면서 자신의 꿈을 소형녹음기에 녹음한 뒤 의식이 들면 노트에 옮겨 적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의 많은 관심을 끈 작품이다.
김기덕 감독의 『야생동물 보호 구역』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심리를 부각시킨 작품이다. 임권택은 『노는 계집-창』으로 자신의 작품으로 태흥영화에 대해 제작비 피해를 끼진 부분을 만회했다.
박기용의 『모텔 선인장』은 실습작품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연출자와 배우의 입장에서 모텔 선인장의 문을 열면서 시작되는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이다.
김성홍의 『올가미』는 본격 스릴러물로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아들을 두고 벌이는 질투를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작품이다. 이정국의 『편지』는 환유와 정인의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를 죽음을 통해 알아보는 최루성 멜로드라마 이다.
이서군 감독의 『러브 러브』는 89분짜리 블랙 코미디로 이지은, 안재욱이 출연한 실험성이 짙은 영화이다. 이 작품이 97년 대미를 장식했다.
영화진흥공사 선정 97년 좋은 영화에는 『접속』,『노는계집-창』,『초록물고기』,『비트』,『넘버3』,『모텔 선인장』이였다. 제35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접속』은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장석용이 총감독한 17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초록 물고기』는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어 『초록 물고기』는 청룡상 4개 부문, 백상상 5개 부문상을 수상했다. 이 해 부천영화제와 여성영화제가 제 1회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범되었다. 외국영화는 『쥬라기 공원 2-잃어버린 세계』가 1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 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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