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세이

영원한 영화제국의 꿈

장코폴로 2009. 3. 5. 13:31

◆1995년


영원한 영화제국의 꿈


 1995년을 연 작품은 권철인 감독의 『사랑하기 좋은 날』, 마무리는 김성수 감독의 『런어웨이』가 64번째 영화로 기록된다. 외화『희생』,『언더그라운드』,『천국보다 낯선』,『쇼생크 탈출』,『애정만세』,『레옹』,『브레이브 하트』와 같은 작품들이 선보인 해였다.

 전국 577개의 영화관 총관람인원 4,513만 424명 중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944만 3,319명으로 전체 관객의 20.9%를 차지했다. 국민 1인당 1회의 영화를 관람한 셈이고, 전국 극장 입장권 판매액은 1,926억 486만 2,954원이었고 1인당 평균요금은 전년대비 368원이 상승된 4,268원이었다.

 이해 문화영화 13편, 광고영화 482편을 포함하여 우리영화는 559편이 제작되었다. 극영화를 장르별로 분류해보면 멜로 27편, 액션 3편, 코미디 11편, 시대물 5편, 공포, 문예, 전쟁, 종교가 각 1편, 청소년, 사회물이 각 5편, 만화영화가 4편이다. 한국영화는 미국, 일본 등 18개국에 208,679불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최고의 수출가는 『영원한 제국』으로 일본에 4만5천에 수출한 것이었다.   

 박종원 감독의 『영원한 제국』은 사극의 묘미를 연 본격적 작품이었다. 관직의 판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고, 색채와 빛을 현대화 했다. 상계동에 집이 있었던 박 감독은 경기고 출신으로, 영화감독의 꿈을 실현시킨 대표적 감독이다.    

 일본 홈 코미디 최고 인기 영화,『남자는 괴로워』가 있다. 원래 TV 연속극 이었던 이 작품은 1969년 시리즈 제1탄이 탄생된 이래 주인공 사망할 때 까지 제48편이나 만들어진 작품이다. 구수한 감독 이명세의 썩 괜찮은 코미디『남자는 괴로워』는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디테일하게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이현승 감독은 홍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네온 속으로 노을 지다』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영화 스승 유현목 감독이 동심으로 빚은 수채화 『말미잘』은 순수와 시류에서 방향타를 찾지 못하고 좌초한 작품이다. 사람 좋아한 최기풍 감독의 『소낙비』도 의욕에 비해 새로운 해석이 없었다. 효성여대 교수 배용균이 만든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은 기대감에 비해 감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동의보감』을 준비 중인 박철수 감독의 『301, 302』는 거식증과 걸식 증을 두고 두 아파트 여인이 벌이는 심리물로 각광을 받았다. 이광훈 감독의 코미디물 『닥터 봉』은 황기성 사단이 제작한 히트작이었다. 김영빈 감독의 『테러리스트』는 볼만한 액션물로 크게 부각되었고, 박재호 감독의 『내일로 흐르는 강』은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정치와 사회를 심각하게 희화한 이장호 감독의 『천재선언』은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광고감독 최진수의 영화 데뷔작 『헤어 드레서』는 국내 관객동원 9위를 기록했으나 감독의 치기로 실패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아줌마들의 반란을 그린 이민용 감독의 『개 같은 날의 오후』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감독의 주가를 높여준 작품이다.

 오병철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특히 평론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유인택의 제작 스타일을 읽게 하는 작품이었다.

 만화영화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만들어진 신동헌 감독의 『돌아온 홍길동』, 이규형 감독의『헝그리 베스트 5』, 이용배 감독의 『소나기』, 심상일 감독의 『붉은 매』의 탄생은 영화사에서 새롭게 읽어야 될 대목이다.

 제1회 서울국제독립영화제가 12월 2일 동숭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닥터 봉』과 『다이하드 3』이 각각 우리영화, 외국영화 흥행 톱을 기록했다. 영화의 흥행시즌은 여름방학, 겨울방학, 성탄절, 신정, 구정 연휴 기간을 꼽는데 95년도 이런 현상은 계속 유지된다.

 95년 북한영화는 극영화(예술영화) 18편, 기록영화 13편이 제작되었다. 대표 극영화는 『두병사』와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다』이다. 또한 대표 기록영화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천세만세 높이 모시기 위하여』등 수령과 당을 위하여 인민의 복종과 충성을 고취시키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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