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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

장코폴로 2009. 3. 5. 13:19

생존 위에 피는 빵, 그리고 사랑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
 
장석용 주간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에서의 동성애에 관한 상상력과 사회고발적 성향으로 전 세계의 영화전문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영국 영화의 미래, 켄 로치 김독의 '빵과 장미'는 슬픔과 기쁨의 적절한 경계에서 우리로 하여금 인생과 사회에 대한 차가운 응시와 인간에 대한 따스한 정을 생각하게 만든다.
 
꿈의 도시.로스엔젤레스, 멕시칸과 히스패닉이 따뜻한 곳을 찿아 캘리포니아 드림을 꿈꾸며 떠내려 온 곳, 그런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와주고 싶은 곳, 그곳에도 정글의 생존 법칙은 존재한다. 청소부로 일하는 마야(파일러 파딜라)는 때묻은 세상 너머있을 장밋빛 인생을 꿈꾼다.

켄 로치의 헐리우드 습격사건은 마야의 상대역 샘(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적극성으로 구체화 된다. 어릿광대를 떠올리는 샘은 의기소침과 무지의 벽을 깨는 투사로서 마야와 보완을 이룬다.그들이 일구어 나가는 이 세상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부상조의 미덕을 지니고 있다.  
 
유쾌한 코미디는 롱 숏에서 클로즈 숏으로 옮겨지고 채플린의 비극성이 가미된다. 울고 웃는 상황에서 서른 여섯 개의 시츄에이션 콘트롤 시스템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춤을 춘다. 켄 로치만이 찿아낼 수 있는 일상의 부조리, 들추어 내기와 대안 제시는 탁월한 품격을 지닌다.
 
마야의 행동반경의 탄력성, 변화와 진보, 계획성과 무모함, 멕시코의 가부장적 스타일 읽기 등, 켄 로치의 표현영역 확대는 오프 씬 까지 연결된다. 헐리우드에서 멕시칸을 읽는 영국 감독의 작품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빵과 장미'는 사회 고발적 작품으로 사실과 표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스타일의 확장과 차별화를 만들어낸다. 그가 우리에게 ꡐ인생이란 그런 거야, 그런데 방법이 있다면!ꡑ하고 조용히 외친다. 대중적 감성으로 우리와 늘 호흡하고 있는 켄 로치의  인간다움을 칭찬하고 싶다. '산체스네 아이들'에서 안소니 퀸이 혼돈의 분위기를 연출했던 상황은 '빵과 장미'에서도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