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믿음과 지고지순한 사랑의 승리 | ||
(장석용의 비디오 산책)론 하워드 감독의 '뷰티풀 마인드' | ||
존 내쉬의 일생을 섬세하게 담은 이 영화는 러셀 크로우의 눈부신 연기변신을 읽을 수 있다. 아내 알리샤(제니퍼 코넬리)도 순애보에 적합한 지성과 깊은 애정의 순정파이다. 의도적인 연출로 늦추어버린 템포감은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찿게 만든다. 스파이전의 희생물이 되어버린 천재들의 일면을 보여준 이 영화는 심오한 학문에 걸맞은 캠퍼스의 연구풍토와 업적을 이룬 선생들에 대한 사회적 존경, 인간이 바로 예술임을 알려준다. 인간은 희로애락을 주관하는 악기이며, 오관을 콘트롤하는 그림이며, 리드미컬하게 사회를 쓰다듬는 춤이다. 예술의 틀을 깨는 천재들의 등장을 지켜보는 우리는 감동의 진원지가 아키바 골드만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있음을 알게된다. 그가 쌓아올린 상상의 탑은 사실보다 더 가깝게 호소력을 갖고 도플러효과를 입증시킨다. 그의 심리묘사는 하비를 등장시키며, 프로이드와 융을 생각케 만든다. 특히 정신분열도 집중하면 수학문제 풀 듯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그의 현실극복논리는 인간승리의 커다란 포석이 된다. 靜中動, 촬영과 사운드 마저도 클래식한 이 영화는 점층법으로 인간승리의 정점을 노벨상 시상식으로 잡는다. 수상연설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아내의 헌신을 예찬하는 대목은 마지막까지 관객을 집중케 만든다. 이제 헐리우드는 광란의 액션을 끝내고 휴먼드라마나 멜로드라마 단계로 회귀를 꿈꾸는 것 같다. 테러로 희생당한 숱한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고 있어, 미국의 영화사이클은 지고지순의 사랑이야기 담긴 세계로 관객들을 흡인시키며 진정시키는 것이다. 프린스턴에서의 청운의 꿈이 뒤틀린 프리즘을 걷어차고 최고 석학의 반열에 올린 이 이야기는 만년필만큼이나 가깝고 손수건만큼이나 믿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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