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세이

새로운 흐름으로 유도되는 우리영화들

장코폴로 2009. 2. 23. 02:45

◆1988년


 새로운 흐름으로 유도되는 우리영화들    

 

  88년 1월 27일 정부는 UIP와 20세기 폭스사의 국내영업허가를 발표한다. 제작 자유화와 외국영화 수입개방은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전 세계적인 자유 이미지 메이킹을 고심한 결과였다. 영화인들은 뱀 사건, 스크린 찢기 등을 비롯한 격렬한 직배투쟁을 감행하였다.

 영화인들에게 국제영화제 창설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제1회 서울 국제 아마추어 영화제가 5월18일부터 20일까지 프레스 센터에서 열렸는데, 당시 문화체육부 장관인 정한모씨가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현목, 변인식 등 영화인들이 영화인구 저변을 확대하기위해 창설한 한국소형영화작가협회(현 영상작가협회)가 개최한 이 영화제는 깔끔하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서 필자가 번역과 사회 등으로 참여하였다.  

  7월1일 영화진흥공사는 소식지 <영화소식>을 창간하였는데 필자는 폐간될 때 까지 영화 평이나 시평을 써왔다. 이 해 이미 고인이 된 방규식 감독의『돌아이 4 둔버기』가 중앙극장에서 개봉되었는데 공사가 도입한 돌비 입체 음향시스템으로 녹음된 최초의 작품이었다.   공산권영화도 개방의 물결을 타자 소련 모스 필름이 제작한 70mm 『차이코프스키』가 소련영화 수입 1호로 상륙하였고,『전쟁과 평화』가 10월부터 극장가에서 상영되었다.『서태후』는 중국영화수입 1호를 기록하게 되었다. 9월 24일 직배영화 『위험한 정사』가 코리아와 신영극장에서 개봉을 강행하자 영화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공산권영화 수입이 본격 궤도에 오르자 필자는 동구권영화에 대해 월간 『영화』에 여러 번 집필을 하였다. 이 공산권 영화는 이후 90년에『영화예술』에 동구권영화 산책이란 코너로 연재되었다. 또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이 펴낸 『연극영화연구』에 묶어졌다.

  공연 심의기준으로 1988년 올림픽이 개최는 이 해는 박호태 감독의 『오성군 한음군』에서 고영남 감독의『제2의 성』까지 87편이 제작되었다.

 황기성 사단이 제작한 박철수 감독의 아내에 대한 참회록『접시꽃 당신』과 장선우 감독의성공수첩을 그린 『성공시대』 ,전생의 업을 그린 이두용 감독의 『업』,대종상 신인감독상 수상작인 박광수 감독의『칠수와 만수』,현대적 몽상을 그린 코미디 작인 이명세 감독의『개그맨』,수잔킴과 동만의 미국생활 부적응기를 다룬 장길수 감독의 『아메리카 아메리카』가 작품성 있는 영화로 꼽힌다.

 이 당시의 영화제작사는 동아수출공사, 태흥영화사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황기성 사단, 화천공사, 신 필름에서 영화 제작을 익힌 황기성씨는 우이동에서 가끔 만났는데, 그 집 장남을 2학년 때 전 이창동 문광부 장관이 담임을 한 적도 있다.

 후배 이미례 감독은 『물망초』로 제24회 한국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고, 시원한 월드스타 강수연은 작년에 이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제27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연속 수상했다. 나의 오야지 김호선 감독은 『서울 무지개』로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88년 한국영화 톱은 유진선 감독의『매춘』, 외국영화 톱은 존 맥티어난 감독의『다이하드』가 차지했다. 여전히 멜로드라마는 강세를 보여 39편으로 전체의 44.8%나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시대물 16편, 청소년물 11편, 청춘물 10편이 제작되었다.

 87년 84편이던 영화수입은 88년에 이르러 1백75편으로 늘어났다. 수입국도 다변화 되어 미국 76편, 홍콩 46편 외에도 이태리 13편, 프랑스12편, 대만9편, 서독 5편, 영국? 소련 각 4편, 중국 3편, 스페인 2편, 호주 유고 각 1편으로 미국 영화수입도 둔화되어 미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49.3%로 줄어들었다.

 유고영화『아빠는 출장 중』등을 과감히 수입한 88년에도 한국영화는 향토에로물이나 성애영화들이 줄기차게 생산되고 있었다. 한국영화 톱10은 ①『매춘』②『접시꽃 당신』③『어른들은 몰라요』④『파리애마』⑤『아메리카 아메리카』⑥『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⑦『성공시대』⑧『아스팔트 위의 동기호테』⑨『변강쇠3』⑩『두 여자의 집』이 기록되었다.

88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극장은 소극장 4백 34개 합쳐 6백 96개로 집계되었다. 우리영화 수출은 7개국 32편에 61만 1천 3백 달러가 수출되었다. 신혜수가『아다다』로 제12회 몬트리얼 세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는 민주화 바람을 타고 서서히 온실을 벗어나 자생적 야생화로의 탈바꿈을 서서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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