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샘 옆 미술관

박용운 제 12회 기획초대전

장코폴로 2009. 2. 6. 11:14

                                                    박용운 제 12회 기획초대전

                                  모던한 자연주의적 그림과 색채 도자기의 만남


 안양 롯데화랑에서 2006년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중견화가 박용운의 초청전이 열렸다.   방대한 양의 작품들(회화 35점, 도화 70점)은 사이즈와 형상, 다양한 색채와 선(線), 소재와 재료 등이 각기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경기예술대상 수상 작가인 그의 이번 작품들은 산수화가 서양화로 전이된 듯한 느낌, 도예작품들의 채색화, 사이즈의 변조, 고정관념 탈피 들을 보여준 뜻 깊은 전시회였다.

 작가가 즐겨 다루는 산을 기본으로 한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꿰하는 작품들은 인간들의  물욕을 집요하게 꼬집는다. 그가 주창한 자연 회귀와 기원은 삼원색을 주조로 하여 잔치집 풍속을 보는 듯, 경건의 백색 제의(祭儀)를 치루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가 풀어내 묘사한 오일 페인팅 연희는 심오한 미학을 단순화 시키는 작업이다. 그의 작업 영역은 12회의 개인전과 베를린 시립미술관, 불가리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터키, 모로코, 베트남, 일본 등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250여회에 걸쳐 있다.

 박용운은 오매기 전설을 안고 즐겨 『오매기 찬가』를 소재로 삼는다. 작가는 이미 회화를 넘어 도자기위에 채색안료로 색다른 도예 작품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산바람, 산새들이 새벽과 밤을 나르면 박화백은 밝은 낮을 기쁨으로 섞어 작품을 만들어 낸다.

 기본인 구상과 추상의 서양화에 동양적 요소를 가미시킨  그의 작품들은 노을로 타는 그리움을 만들어 낸다. 그가 특히 자연에 무게를 두는 것은 고향을 총칭하는 노모에 대한 불효와 미안함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그의 그림 에너지의 시원은 끝없는 인간 사랑과 자연에 대한 끝없는 경외감에 있다. 작가는 인간들이 파괴한 자연을 아쉬워하지만 우회적으로 현학적인 수사를 피한다. 

 산새소리와 더불어 아침이 오면 작가는 사색에 빠지고 단순 이미지로 여과 시킨다. 그래서자연 친화적 그의 그림들은 동화적 이미지를 갖는다. 대지 기운을 담은 최소 이미지들을 소지한 작품들은 장르의 의미를 별로 두지 않았고, 토탈 아티스트로서 작가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한지의 깊이 감을 느끼게 한 작품과 서예적 기법을 이용한 자연스런 번짐의 효과를 노린 작품들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독창성을 추구하는 크로스오버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감상자에게 작품 감상의 자유로움을 주기위한 작품 제목 불사용(不事用)도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붓을 한번만 긋고 그 위에 그림 이미지를 입힌 작품도 흥미를 주는 요소이다. 박 화백은 선을 통한 이미지 구축을 중시하고 있다. 특히 1호 짜리 엽서 이미지 연작은 작가의 실생활을 작품화한 환타지적 이미지를 띈 것들이다.

 작가는 한지로 홈을 파고 단순화 시킨 산과 인간, 산과 인간을 현상화한 도자기, 마벌링 기법으로 움직임과 율동감을 살린 작품들도 유니크 하였고, 인간을 형상화한 산, 그 굴곡의 이미지도 배색의 묘미와 도자기 형태에 맞춘 그림 등은 안빈낙도의 범부들의 삶이 지고지상이란 것을 보여준다.

 새,꽃,풀,개와 같은 동식물들이 인간과 하나 되어 꽃피우는 세상은 모락산에서 깨우친 작가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작가는 해를 감고 춤추듯 세상을 흘러가고 싶어 한다. 꽃들 속에 인간,사람,동물이 다 들어가 있다. 도예작품이 물고기로 살아있고, 도자 올챙이가 춤을춘다.    박화백의 ‘평화로운 세상만들기’ 가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었듯 그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의 통일, 세계 평화, 우주와의 대화를 꿈꾸는 작가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