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금 강(金剛)이 쓴 『삶의 여백을 채워주는 아름다운 생각』

장코폴로 2009. 2. 4. 13:15

 서평/숨어있는 책

 

 금강 선생은 치열한 삶을 살아 온 분이다. 그의 글 속에는 늘 인간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연(緣)의 소중함이 깃들어 있다. 전각, 수묵화, 서예 등 동양화에 대한 열정과 삶의 질곡에 대한 조망적 담론은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많은 예인들 중 누구보다도 혼돈 속의 깔끔을 창출하는 글은 禪․善․線(선․선․선)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면서 순리청산을 깨우쳐 준다.

 출판사 <느낌이 있는 책>은 금강의 생각, ꡐ단순 속의 역동적 삶ꡑ을 포착한  『삶의 여백을 채워주는 아름다운 생각』으로 출판계의 불황을 털어 낼  도전장을 낸 것이다. 변형 국판에 주머니용으로 만들어진 작은 이 책은 158쪽의 글과 그림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글이 많아야 직성이 풀리는 현대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금강의 글들은 그의 친작 그림들과 어울어저 심산 심방담화 같은 소박한 감흥을 연출해 내고 있다.

 40여 컷에 달하는 그림과 전각 낙관의 소박한 수사는 소시민들의 삶의 여백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메기가 붊은 태양을 헤쳐나가는 표지화가 상징하듯 이 책의 일관적 흐름은 난세를 헤쳐 나가고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몸체가 자신에 있음을, 친 자연적 삶만이 물욕에 찌들지 않음을 쉬운 문체와 글 뜻으로 여백이 있는 쪽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담백한 에세이집은 ꡐ주머니 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면ꡑ,ꡐ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지고ꡑ,ꡐ사는 것은 아름다워야 한다ꡑ로 나뉜다.

 그의 소 명제인 가(假)․나/아(我)․다(多)․라/나(裸)․마(魔)․바/풍(風)․사(捨)․아(兒)․자(自)․차(茶)․카(ka)․타(他)․파(pa)․하(河) 그리고 아(硪)․야(野)․어(圄)․여(挔)․오(噁)․요(饒)․우(友)․유(諭)․으(ue)․이(爾)로 가에서 하까지, 아에서 으까지 한글 알파벳으로 우주를 생각해 보자는 간단한 제안을 하고 있다. 참으로 그다운 발상법이다.

 친자연적 소박함을 풍기는 선승의 설법 같은 잔잔함으로 다가오는 이 소박한 책이 많은 난해함으로 가득한 책보다 친밀하고 코믹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