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똑똑한 쥐 VS 멍청한 인간』

장코폴로 2009. 1. 30. 09:44

『똑똑한 쥐 VS 멍청한 인간』

      아더 카플란 지음, 김원중 옮김, 도서출판 늘봄

  

 한국에서 생명윤리 논쟁의 핵심적 담론을 제공한 것은 ‘황우석 사건’이다. 이 사건은 생명의 존엄을 부각시켰고, 가외 난자․정자의 쓰임과 실태, 후유증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다큐멘타리적 리포트가 되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살펴볼 대책(代冊 )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도서출판 늘봄은 미국의 대표적인 생명윤리학자 아더 카플란(ARTHUR L. CAPLAN)의 익숙하지만 낫선 이슈들로 꽉 찬 의학적 에세이이며, 윤리적 동화집을 출간, 한국의 일반인에게도 생명윤리 문제를 본격적으로 접할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숙성시킨 생명 윤리학은 미국의 화두가 되었다. 세계의 선풍적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테제가 이제 한국에서 배아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저자의 간단명료한 철학 에세이는 윤리적 상실감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주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팀은 유전공학의 도움으로 고 지능 생쥐를 만들어냈다. 반면 캔자스의 어떤 학교는 커리큘럼에서 진화론의 존재를 부인하는 결정을 내린다. 이 놀라운 ‘상반의 공존’에서 착안한 제목이 『똑똑한 쥐 VS 멍청한 인간』이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미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저자가 지적 오만과 언어적 유희를 털고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 제기와 아울러 스스로가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과학 에세이를 동화를 읽듯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저자는 ‘유전학과 의학은 질병퇴치에 최우선 가치’ 부여와 ‘장애에 맞선 도구’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인간복제, 유전자 조작에 걸친 생명공학은 결코 ‘사람들의 환상이나 욕망 충족, 사람들의 기호나 편견을 받아주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선천적 유전자 복제에 대한 '미신'을 믿지 말라고 경고하는 저자는 후천적 유전인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저자의 교훈적 윤리에 대부분 외형적으로 수긍하지만 자신의 문제가 된다면 상황은 솔깃한 유혹, 과학의 진보가 끝없이 인간들을 유혹한다.

 이미 패션이 되어버린 과학적 유혹에 정부는 많은 재정적 지원과 복잡한 현대인의 고민과 질병에 투자를 해야 한다. 유전자 지도 지놈(genom)이 늘어트린 공포, 그곳을 헤쳐 나갈 방법은 무엇인가? 의료적 서비스가 재앙이 되는 예가 파편처럼 소제목으로 깔린다. 

 이 책은 정부와 과학자들이 선의의 목적으로 인간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자연스럽게 애기하고 있다. 모든 논쟁은 헤겔 논리학의 기초를 거친다. 그렇다면 인류를 위한 최선의 방책을 찾는 것만이 생명윤리의 초석이 될 것이다. 

『똑똑한 쥐 VS 멍청한 인간』이 생명윤리에 대해서 ‘야만의 빚’을 지고 있는 한국, 한국인들에게 과학, 의료, 생명, 윤리에 대한 논술 테마에 솔직하게 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