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유신의 검은 돌과 멜로드라마 그림자
74년은 안양의 포도밭 그늘과 안성의 딸기 내음처럼 낭만과 문실로만 가득찬 때는 아니었다. 작년 유신이 선포되고, TV 수상기 다량보급과 시나리오 작가의 방송국으로의 이동 등이 영화의 멜로드라마 장르를 선호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속에서 전쟁의 비극이 강조되고, 조국의 건전한 반공성을 위하여 여성과 개인은 희생되어야 했다.
이지적인 용모와 깨끗한 이미지의 대학동창 유지인(1956년 서울생)이 『그대의 찬 손』으로 데뷔하고, 나의 대학 시절이 시작되었다. 중앙대학교 수석입학생 모임인 용우회 멤버가 되던 때였다. 재학 시, 나는 많은 동아리 활동을 했다. 중앙헤럴드 기자 시험에 톱을 했고, 가톨릭 학생회 섭외부장, 용우회 섭외부장등을 거쳐, 1학년 때에는 외교과(외국어교육학과,영어전공․독일어 전공으로 나뉨) 과대표도 했다.
동아일보 사태 때는 성금을 모아 신문사로 갔고, 학교 일에 적극적이었으며, 쾌활하고 재미있게 대학생활을 하려고 꾸려주려고 노력했다. 과대표란 직책 때문에 많은 미팅주선도 했다. 이 당시 먹물들은 한국영화의 매너리즘을 비난하며, 외화를 선호했다.
신프로 제작, 장철 감독의 『생사투』(1월 5일 개봉)에서 태창영화에서 제작한 이성구의 감독의『악마의 제자들』(12월 31일 개봉)까지의 작품들 중 관객동원 1위는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464,308명 동원)으로 당시까지 한국영화사상 최다관객동원의 기록을 세운다. 자유스런 분위기로의 탈출은 인간의 몸으로 사회를 개혁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우리의 몸들이 정치적 개혁의 코드를 담고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이후 다수의 영화들은 철저히 여성을 상품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했다.
74년 주목받은 작품들은『토지,김수용,박경리원작』,『이중섭,곽정환』,『야녀,고영남』,『국회 프락치 사건,권영순』,『꽃상여,김기덕』,『별들의 고향』,『증언,임권택,73년 12월 31일 개봉』,『파계,김기영』,『망나니,변장호』,『13세소년,신상옥』,『들국화는피었는데,이만희』,『황홀,조문진,김승옥의 ꡐ무진기행ꡑ을 영화화한 작품』,『어제 내린비,이장호』,『동거인,이경태』등이 었는데, 이중 『별들의 고향』은 대종상 신인 감독상 수상작이다.
『별들의 고향』은 신상옥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이 감독이 최인호의 인기 신문연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별들의 고향』신드롬을 창출해낸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경아(연기 안인숙, 52년생)는 유흥업계 여성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도극장에서 4월 26일부터 8월8일 종영할 때까지 105일 동안의 흥행기록은 한국영화사의 신기록을 수록한 것이었다. 78년 『속 별들의 고향』은 장미희를 내세운 것이었지만 특별한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양띠 이혜영의 아버지 이만희 감독의 『청녀』는 남궁원․서한나를 주인공으로 하여 홍도를 영화상으로 처음 알린다. 이상언 감독은 『2박3일』로 시간이란 개념을 영화에 도입시켰고, 임권택 감독이 호구지책으로 일년에 다작 영화연출이나 반공영화 제작 등으로 흥행영화감독을 꿈꾸던 때였다. 당대 최고 배우 신성일은 『그건 너』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장호의 두 번 째 작품 『어제 내린 비』는 최인호 원작으로서, 한 여자를 두고 대결하는 이복형제를 그린 멜로드라마로서 음악을 빅 히트시킨 작품이다.『토지』는 대종상 최우수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녹음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양수접장의 작품으로 기록된다. 42년생 이대근은 74년 『실록 김두한』 시리즈로 데뷔하여 아직까지 연기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74년 ꡐ누가바ꡑ에 얽힌 추억처럼 귀가를 못해도 즐거웠던 대학시절은 군대생활과 흡사했다. 사랑이 스쳐가고 오는 그 시절들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던 실개천 같은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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