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장샘

안휘준의 『한국 미술의 미』

장코폴로 2009. 1. 29. 09:06

    한국미의 핵심을 문답식으로 서술한 개론서


『한국 미술의 미』(효형출판)는 미술사 연구의 개척자이자 미술사학계의 원로인 안휘준이 제자 이광표의 물음에 답하는 구어체 형식으로 짜여진 368쪽 짜리 한국미술사 해설서이다.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이광표 기자의 예리한 질문에 대해 해설, 주장을 담은 스승의 대답은 의표를 찌르며 또한 작품 자체에 대한 해석, 정치적 해석과 정신세계까지를 짚어준다.  

 

 시대와 장르를 두루 아우르는 우리 미술사에 등재된 130여 점이 분석의 기본 텍스트로 사용된다. 콘텍스트가 낳은 담론은 한국미의 특성과 변천을 이해하기 쉽게 들추어낸다.

 

강대국 사이에서 독자적 예술세계와 미학적 심도를 구축하며 발전해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우리 선인들의 지혜와 예술에 대한 열정을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저자가 자신하는 간추린 한국미는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한국미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을 갖게 한다. 저자가 긴 호흡으로 조망한 한국 미술은 독창적이고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중국과 일본을 언급, 저자는 미술의 ‘흐름과 영향’을 논한다. 발굴할 수 없는 사라진 왕국 발해와 연구가 진행 중인 일본 속의 우리 문화연구의 미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한다. 

 

 조선후기 회화, 괴불, 분청, 백자의 다양한 스펙트럼은 세계성을 띄는 경탄을 자아낼만한 것이었지만, 신드롬으로 지칭될 수 있는 쏠림 현상으로 의미가 퇴색된 경우도 있었다.

 

 ‘시대별 미술의 미적 특징과 변천’ 제시는 저자의 미학적 연구 성과를 접하는 좋은 계기가되며,  ‘현대 미술의 개선 방안’  등으로 우리 미술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당부한다.

 

 평이한 문체와 용어로 일반 독자들이 미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꾸민 『한국 미술의 미』는 수채화 같은 친근성과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표지에 실린 조선 백자 달 항아리처럼 고결하고 여유로움이 번지는 저자의 글들은 글 알 마다 선비정신이 번뜩이며 한국미와 한국 미술사에 대한 분석적 찬사로 가득하다.

 

풍찬노숙의 척박한 환경에서 시대마다 한국미의 화려한 장을 개척한 예인들에 대한 경외과 존중심으로 스승 안휘준과 제자 이광표는 한국미술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저자들은 한국 회화사, 한국 미술사, 한국현대 미술, 우리 문화재, 박물관, 국보 연구에 몰입해 왔으며 그 결과물,『한국 미술의 미』는 ‘한국미와 한국 미술사의 완벽한 복습’이다.

 

우리 미술에 대한 소중한 관심과 남다른 애정을 가져온 저자들은 학계와 저널리즘 비평을 대표하는 분들이어서 수려한 글과 더불어 연구의 대상이 되어온 도판은 글 빛을 더한다.  

 

 이 책은 도입부인 <미술과 미술사> 부문에서 ‘미술이란 무엇인가’, ‘미술사란 무엇인가’로 미술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도출해낸다. 미술만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남기고 있어서 시대별 특징과 양식상의 변천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장르라고 주장한다.

 

 <한국미와 한국 미술> 부문에서는 ‘한국미란 무엇인가 - 한국 전통 미술의 특징’, ‘중국 미술의 수용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한국 미술의 대외 교섭 1’, ‘일본 미술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한국 미술의 대외 교섭 2’ 등의 글들이 약소국의 서러움과 선진 문화의 창달에 대한 여건의 아쉬움, 한국인의 예술적 창의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미술의 흐름> 부문에서는  ‘선사 시대 - 신석기 시대·청동기 시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통일신라·발해’, ‘고려’. ‘조선’ 으로 구체적으로 시기를 나누어서 시대별 미술의 내밀한 특징과 자주 흐름을 감지할 수 있도록  시대의 대표작을 예시, 세심한 배려를 한다.

 

<한국의 현대 미술> 부문에서는 ‘한국의 현대 미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미술사 현대 편에 편입될 조건은 무엇인가’, ‘젊은 미술인과 미술사학도를 위하여’ 취해야할 자세 혹은 우리미술에 대한 독자들의 식견을 높이는 마당을 구성했다. 

 

 독자들은 안휘준 선생의 주요 논저 목록이나 도판 목록만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 안휘준, 이광표의 『한국 미술의 미』는 ‘미술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1961년,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창설 입학생이자 하버드 대학원 유학생인 안휘준, 그의 한국 미술사 연구에 걸 맞는 다양한 논문과 저서들은 우리를 압도해 왔다. 그리고 『한국 미술의 미』는 한국미술과 한국미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 시대의 미술과 문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그의 미술사 연구는 ‘진경시대’라는 용어 사용의 부 적절성을 지적하는 소신을 밝히고, 삼국 시대의 로만 글라스를 명제로 부각시킨다.

 

실증적 연구방법으로 가시적 작품들을 대상으로 삼아 온 안휘준의 과학적 한국 작품대하기는 바로 국제적 균형 감각을 갖춘 연구방법으로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그의 신중함은

가야문화를 규정하는데 에서 드러난다. 보다 많은 유물이 출토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전통미술에 대한 결론을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1)전시대에 걸쳐 우리만의 독자적 양식을 창출하고 발전시켰다. 2)타국의 영향에고 불구하고 더 나은 청출어람의 경지를 개척했다. 3)시대별로 상이한 양식의 미술을 발전시켜왔다. 4)국제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균형 있게 유지해 왔다. 5)외래문화를 수용할 때 항상 주체적이고 선별적 이었다. 6)전시대의 특징은 자연스러움과 천연스러움이다.

 

 저자는 미술교육, 경매, 창작태도, 박수근의 ‘빨래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에 이르기까지 현실적 문제점과 독창성과 창의성을 지닌 한국미술, 민중미술에 얽힌 담론에 대한 명백한 작가의 입장을 표명한다. 

 

 결론적으로 『한국 미술의 미』는 힘들게 자료를 구하고 연구해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해준 미술 개론서이다. 방대한 우리미술을 축약해서 미술에 대한 혜안을 갖게 하고, 우리미술의 우수성을 확인해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