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 버지니안의 서울 탐험기
데이비드 리치의 『호랑이 나라』
저자는 이 책의 영어 제목을 『10 Million Tigers』로 설정하고 있다. 서울 사람을 일천만으로 보고 그 존재를 호랑이에 비유했다. 정월의 한기를 뚫고 호표하는 육식동물의 표상인 호랑이, 성질이 불같지만 금새 부드러워지는 그런 남성적 기질을 서울로 간파한 것 같다.
영한대역에다 그림까지 곁들인 리치의 글 솜씨는 그가 살아본 나라 중 최고의 도시 서울을 때론 실루엣에 걸친 낭만적 도시로, 때론 군밤장수나 풀빵장수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으로 묘사한다. 대부분 깊은 서울 사랑에서 나온 그의 글들은 박진감 넘치는 이벤트이다.
경쾌한 단어들이 리듬을 타면서 서울의 이미지를 스펙트럼에 담아 내는 역할을 한다. 꿈틀대는 서울의 몸짓과 삶의 터전에서 저자가 오히려 놀랐을 모습들을 떠올려 본다. 게리 렉터, 이 참과 같은 귀화 한국인이거나 이다도시와 같은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들도 놀람직한 그만의 발상은 시와 산문으로 환타지의 영역을 생각케 만든다.
『호랑이 나라』는 1.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울 2.이것을 서울시장님은 알고 계실까? 3.서울의 신기한 지하도시 4.호랑이의 노래 5.미라클 원더플 서울 6.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서울, 서울사람 7.나는 이런 일을 하는데, 어쨌든 죄송합니다! 의 7개 범주로 꾸려져 있다.
그의 관찰력은 고궁,음식,재래시당,인간,인사,과일,거리,교통,계절,커피숍,택시,강남과 강북,계급,숙박,음료,토종,간판,김치,치안,캐릭터,직업,스티커,풍경,지하문화,PC방,한복,가족,목욕탕,핸드폰,의상,외국어등에 대해 다양하게 간결하게 해박하게 이어진다.
『호랑이 나라』는 한국인들이 부담없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고안된 버지니안의 선물이다. 그가 본 서울 풍경은 잠망경을 생각케 한다. 이 책을 포켓에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하는 바램은 여러 국내외 학자들, 예술가 ,작가들에 의해 검증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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