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헌 著 『리더를 위한 미술 창의력 발전소』
입담위에 가세되는 이주헌식 미술 상상력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신작, 이주헌 著 『리더를 위한 미술 창의력 발전소』는 21세기 리더는 미술관에서 진화할 수 있음을 귀납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른 호흡으로 매무새를 가다듬은 이주헌의 미술 창의력 발전소는 뜻 깊은 생각, 전향적 행동, 부가가치 창출의 창조적 단계를 거치며 갤러리 토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학고재와 아트스페이스란 당대의 갤러리까지를 섭렵한 이주헌의 팬 서비스는 어렵게 공부하여 쉽게 보여주는 고수의 심성 탓에 무모할 정도로 독자의 포토라인 설정 없이 접근권을 설정한다.
미술, 창의력의 시원에서 부르는 이주헌의 또 하나의 값진 파피루스 에세이는 즐기는 것의 새로움, 파괴할 권리, 창조로부터 얻어지는 행복에 대해 저자는 쉬운 필치로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공감대를 얻어내는 탁월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한 장, 한 장의 명화를 통해 화가뿐만 아니라 미술 친화적인 사람들 모두가 창의력 발전소의 주인공임을 일깨운다.
색채미학의 진수와 대비를 통해 스폰지 처럼 빨아들이는 이주헌의 입담이 언어유희를 통해
우리의 미술에 대한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다. 미술 창의력의 한 공간을 제공하는 이주헌의 미술 특강은 263쪽에 걸쳐있고, 정석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다양한 드로잉, 구상/비구상의 회화, 조각 등의 스틸이 단조로움을 털어내며 현란한 삽화의 영역을 대신하고 있다.
하원 갑자, 여성시대가 삼할 이상 전개되고 있는 지금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그 가운데 미술은 강한 여성성과 어울리며 새로운 창조와 진화의 원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주헌은 이를 간파하고 다작의 저서로 독화(讀畵) 계몽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강을 통해 위대한 예술가들의 명화 속에 숨겨진 창조경영의 비밀을 밝히고 있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모체는 강의 노트이다. 많은 철학적 명제들이 정제되고 순화되어 동화처럼 가볍게 읽으며, 읽으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느긋함 속에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논어의 가르침이 저자의 미술공부 이은 우리의 미술 수업 시대를 열어가는 태도 일 것이다.
소제 속에 들어있는 첫째 ‘몰입의 무한 에너지’, ‘기원의 문’, ‘노는 인간’, ‘심장의 박동’, ‘행운의 창조자’등은 유락(遊樂)인생의 한량되기를 부추긴다. 둘째 ‘탈 의식 지배’, ‘탈 논리’, ‘합성’ 과 ‘탈리’(脫離), ‘전복자의 가치’, ‘블루 오션’, ‘드로잉’ 등으로 피끓는 혁명가가 되기를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이주헌은 절대 행복의 기초는 창조(끄레아시옹)이며,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며 정직성은 창조의 훌륭한 에너지임을 역설한다.
직관, 속해의 훌륭한 오브제인 미술이 또 다른 모습으로 칸딘스키의 발상의 탑을 무너트렸고, 르누아르는 즐겁게 때문에 그림을 그렸다. 똑같은 대상이라도 어떤 사람은 물소리(무네미)로 듣고, 어떤 사람은 회화적 구성을 떠올린다. 미술평론가 이주헌도 관념의 틀 속에서 선뜻 박차고 나오지 못하고 있는 소시민들에게 적극적 사고방식을 가지길 제안한다.
긴 제목만큼이나 미술 스펙트럼이 넓은 이주헌의 몽골 시력은 넓은 시야, 다양한 문화체험, 종교적 이해, 폭넓은 자료수집, 개인적 문화예술 수양태도 등이 미술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주헌이 책 속에서 구사하는 수많은 일화는 다양한 모습을 띄며 다가오는 헤아릴 수 없는 전 세계 미술품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분명 이주헌의 윗물은 느려도 아랫물은 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대상에 집착하는 눈은 이동이 느려도 차가운 머리로 사물을 즐기고 있음이 밝혀진다.
미술관 주변 분위기를 즐기면서, 화가의 고향과 미술관등을 직접 방문하여 글을 쓰는 것은 매우 흥분이 이는 일이다. 그림뿐만 아니라 부대 행사는 즐거운 눈요기 감이고, 주변 식당의 음식을 즐기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런 느낌 모두를 담고 있는 책이 이주헌의 『리더를 위한 미술 창의력 발전소』이다.
미술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숱한 상품들이 미술과 접목되면 그 상품은 품격이 높아지고, 소비자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리더들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미술관에서 얻어진다는 것, 영화관에서 얻어진다는 것, 춤에서 얻어진다는 것은 우연한 습득물이 아니다. 화가들이 마음속에 담고 싶었던 강렬한 이미지를 미술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헌의 풍경에 담긴 과거, 현재의 그림들은 진보하고 있는 미래를 보는 창이다. 새로운밀레니움의 루미에르는 과거라는 보물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존의 슬기로움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저자도 이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가족에 대해 수묵이 물에 번지듯 사랑이 스키마된 점도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이다.
여전히 과거의 유산은 이주헌에게는 커다란 스승인 셈이다. 파괴와 변혁, 진보와 일상에서의 도피는 새로운 산책의 틀을 제공하지만, 그 곳에서의 안주는 또 다른 퇴보임을 암시한다. 과거의 인물은 현재의 거울이다. 빈약한 상상 너머 신화와 추상은 달콤한 야자 즙처럼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남긴다. 저자는 그림에서 이 점을 발견한다.
오카리나의 그윽한 사운드이거나 차마고도에서 만난 착한 선인처럼 이주헌은 겸손함으로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하면서 세월로 무장한 저술가 이다. 그와의 대화를 주선하는 『리더를 위한 미술 창의력 발전소』는 제목의 느낌과 관계없이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미술 교양서적이다.
장석용(문화비평가, 문신미술연구소 연구위원, 교보문고,2008년 11월,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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