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윤문원의 『49편의 말 많은 영화읽기』
다양한 글쓰기로 필명을 날리고 있는 윤문원이 영화관련 서적을 또 한권 출간했다. 변형국판으로 깔끔하게 표지를 다듬은 ‘포이즌’ 출판사의 『49편의 말 많은 영화읽기』는 윤문원의 필력과 사고를 간파할 수 있게끔 만든다.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으면서도 그의 영화를 텍스트로 한 『애수에서 글래디에이터까지』, 『논술이 마냥 즐거워지는 영화 속 논술1,2』,『영화와 논술』,『영화 속 논술 쏙』,『논술이 영화를 만났을 때』등은 영화 소재 저술의 본질과 테크닉을 읽게 해준다.
5부로 나누어진 구성에서 그는 저널리즘 비평의 오브제를 넘어 ‘말 많은 영화’의������영화를 통한 세상보기������를 ‘평범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삶’, ‘영화라서 더 감동적인 운명적 사랑’, ‘영화 속 역사 따라잡기’, ‘정의를 부르는 영화’, ‘닮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으로 채운다.
그가 파생시킨 담론은 표지의 스틸에 나와 있는 『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릿 상자에서 영혼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레이』에 이른다. 권력과 야망의 텍스트 『시민케인』을 지나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이태리 리얼리즘 작가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의 허무에서 코리안 빠조리니 김기덕의 낭만적 대서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걸친 연대적 스펙트럼도 흥미롭다.
작가, 감독의 대상인 전장의 베트남, 흑인 수탈 시대의 미국남부, 수양 도량이 된 청송 주왕산의 절, 현대의 이태리, 사랑 전쟁 중인 헝가리, 오늘날의 프랑스. 시베리아의 낭만 , 상이 피어나는 중동, 나치의 음탕이 묻어나는 폴란드, 봄을 잉태시킨 프라하, 황제들의 중국, 서민들의 붉은 수수 밭, 파라다이스 동막골, 무사들의 일본 등은 이름만 들어도 흥분된다.
작가는 책에서 로케이션 촬영의 흥미처럼 다양한 성향의 감독들을 책에 배치시킨다. 반전, 인종차별, 화해, 가족애, 우정, 자폐, 동성애, 휴머니즘, 역사, 시대, 전쟁, 현대문명, 분단, 검투사, 사형, 참 교사, 천재 음악가, 영화, 우정, 음악 등을 주 테마로 성찰한 작품들은 훌륭한 론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영화의 심해지역인 촬영기법 이라던가 영화 전문가들만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은 전문가 몫으로 남겨둔다.
윤문원의 텍스트는 제1부;『포레스트 검프』에서『레인 맨』까지 12편 제2부;『타이타닉』에서『필라델피아』까지 10편 제3부;『쉰들러 리스트』에서『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까지 12편 제4부;『대부』에서『데드 맨 워킹』까지 8편 제5부;『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레이』까지 7편 도합 49편으로 지속적 담론을 파생시키고 있다.
보리밭에 부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한 윤문원의 이야기는 수수밭에서 핏빛 욕정으로 바뀌기도 하고 우울한 일요일의 참극을 부르기도 한다. 문․철․사(문학/철학/역사)을 바탕에 두고 깃털처럼 가볍게 건드린 영화의 향은 원문 대사 서비스에 까지 미친다.
이야기꾼 윤문원은 이야기에다 음악을 삽입한다. 글 꾼 윤문원은 영화 장면도 몇 개 기억시킨다. 그리고 쉼터에서 감독의 사진과 약력, 연기자들에 대한 한, 두 줄 설명을 잊지 않는다. 영화 버퍼 윤문원이 펼치는 환타지는 소설처럼 끌리고 시처럼 담백하며 간결하다.
얄미운 지식덩어리로 포장되어있지도 않고 너무 많은 인터넷 식 조미료가 많이 가미되어 있지 않으면서, 음식으로 치면 딱 알맞은 맛의 요리, 그의 글은 평범을 가장 하지만 생각과 사고를 조출시키는 묘한 특징을 지닌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많은 매체에서 관심을 두었다.
윤문원의『49편의 말 많은 영화읽기』는 재미있게 부담 없이 교양을 챙길 수 있고, 논리의 문을 열게 만드는 훌륭한 교양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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