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생,춤 바람 나다

인남순 안무의 김천흥류 춤의 세계

장코폴로 2012. 5. 12. 08:18

(장석용 문화비평)
인남순 안무의 ‘김천흥류 춤세계’



정제된 고전 춤의 의미있는 춤판~

 

▲ 김경진 춘앵전

▲ 살풀이2012군무

 

5월 2일(수) 8시 두리춤터에서 테마가 있는 한국춤 시리즈 제5테마 김천흥류 춤세계가 인남순(한국전통춤문화연구원 원장)의 해설과 안무로 이루어졌다.

 

춘앵전, 살풀이, 검기무, 처용무의 네 갈래 춤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를 유발하고 일반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김경진, 이하경, 김꽃지, 고우리, 김은희가 독무, 이인무, 군무로 갈래 춤의 특성을 나타내는 춤으로 인물 중심 류파별의 대상이 된 김천흥의 춤세계를 잘 표현해 주었다. 김천흥(金千興)(1919~2007)은 13세에 입문하여 1922년 이왕직 아악부 소속이었다. 노래, 악기, 춤은 기본인 당시의 관례대로 그는 악기로는 해금을 전공하였다.

 

춘앵전-고종 정해 진찬의궤에는 ‘무자년에 왕세자께서 지으셨다. 연감유함(淵鑑類函)에 보면 당나라 고종이 꾀꼬리 소리를 듣고 악공 백명달(白命達)에게 그 소리를 모사하게 하였다고 한다. 돗자리 하나를 설치하고 무기 1명이 그 위에 서서 진퇴하고 돌면서도 돗자리 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춤을 춘다’라고 기록되어있다.

 

▲ 인남순 안무

 

복식은 화관(花冠)에 앵삼을 입는다. 누른 빛깔의 앵삼은 꾀꼬리를 상징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왕을 위해 왕비가 추는 춤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느린 가운데, 중후함과 깊숙한 애정을 간직한 춤은 음미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살풀이-흰 치마 저고리를 입고, 흰수건을 들고 추는 ‘살풀이’ 춤은 한국 여인의 한과 슬픔을 예술로 승화한 대표적인 춤으로, 춤꾼의 내면적 감성에 따라 그 영역이 달리 표현되고 그 춤사위에는 한국여인의 우아함과 정숙함이 함축되어있으며, 고(故) 김천흥 선생의 안무로 반주 음악에는 구음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된 반주음악은 1992년 “심소 김천흥 무악 70주년 기념 공연”의 음악이다. 경기 시나위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최승희의 악사였던 김천흥의 담백한 춤사위를 보게한다. 어깨위에서 노는 수건이 매력적이며 액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기원하는 춤사위가 차가운 지성의 고고함으로 비춰진다.

 

▲ 검무

 

검기무-고종 정해 진찬의궤에는 ‘잡무곡(雜舞曲)에 보면, 건무(巾舞)라고 한다고 되어있다. 항장(項莊)이 검으로 춤을 추었는데, 항백(項伯)이 이것을 소매로 막으며, ‘공막(公莫)’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데, 후에 검무가 되었다. 또 검기무라고 불리는데, 향악에서 이것을 사용한다. 여기 4명이 전립(戰立)을 쓰고, 전복(戰服)을 입고, 검 2자루씩을 가지고, 2대로 나뉘어, 서로 상대하여 춤을 춘다.‘라고 기록되어있다.

 

또한 검무에 대한 기록은 신라의 황창랑이라는 7세 소년이 적국인 백제에 들어가 칼춤을 추다가 백제왕을 찔러 죽이고 그 자리에서 죽었으므로 그 소년을 애도하기 위해 신라인들이 그를 본 딴 가면을 쓰고 춤을 추어 그 영혼을 위로 했다는 동경잡기(東京雜記), 풍속조(風俗條)를 비롯한 여러 문헌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 유행할 검기무의 전형으로 칼의 길이에서의 정상성과 힘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처용무-신라 헌강왕(憲康王, 815~886)때 발생한 춤으로 처음에는 1인이 가면을 쓰고 추었던 것이 고려시대에 국가적 행사인 팔관회(八關會)에서 산대잡회(山坮雜戱)와도 연희되었다.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되어 전승 보존되고 있으며, 2009년 세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처용무

 

각각 방향을 의미하는 색상 즉 방위색인 남색-東, 홍색-南, 황색-中央, 흑색-北, 백색-西의 복식을 입은 5명의 무용수가 각기 처용의 탈을 쓰고 오방으로 벌려서서 대무하고 계속하여 회무한다. 처용무는 여령(여성춤)이다. 김은희가 주도한 춤으로 역사성, 문학성, 예술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그 상징을 간파하기에 흥미로운 작품이다.

 

소극장 무대에서 미세한 동작까지 감지해내게 해준 김천흥류의 춤은 인남순 교수의 구수하고 세심한 해설로 더욱 의미가 있었으며 우리 전통 문화를 위해 희생한 예인들의 애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이를 생명처럼, 운명처럼 이어가는 전수자, 이수자들의 노력과 전통수호의 의지가 엿보이는 무대였다.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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