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대 공예, 빛과 보리의 화려한 만남
2011년 12월 19일부터 23일간 수원 해피갤러리에서 예맥회와 맥간공예연구원 주최로 맥간(麥稈·보릿대)공예의 ‘화려한 외출’展 이 열렸다. 맥간공예의 창시자 백송 이상수(54)와 수석전수자 이수진(39, 예맥회 회장)이 예맥회전이란 제목을 단 연 열한 번째 전시회이다.
맥간공예를 가르치는 강사들의 모임, 예맥회는 2001년부터 본격 전시를 해왔고, 순수한 회원 차원의 전시회는 1991년부터 20회를 기록하고 있다. 여러 지역을 거쳐 수원 본산의 이번 전시는 회원 49명이 출품한 60여작 70여점의 맥간공예작품이 전시되었다.
황금보릿대의 비밀을 캐내는 작업, 그 화려한 부활은 이제 날개를 달았다. 우직하게 한길을 걸어 온 보릿대공예작업, 그 시원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짚모자, 베게, 여치집, 생활용품에 쓰이던 보릿대와 밀대를 이용한 공예는 한 때, 흔한 여름 시골 풍경이었다.
일상의 예상(藝想)은 35년이 경과, 자개공예의 세공을 뛰어넘는 맥간공예로서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 밀양의 유년시절과 청도 ‘동문사’를 거치는 이상수의 긴 공예인생은 고행 그 자체였다. 그림과 공예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자신의 과거와 업보를 소멸시키고 있다.
1986년 첫 전시회 이후, 맥간공예 강의를 통해 미술을 갈구하던 이수진씨를 만나 전수자로 삼고 전통의 소중함과 새로운 공예예술의 창작 아이디어와 진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칠기공예와 모자이크 기법의 묘밀(妙密)한 만남, 이 작업은 이제 비상의 용트림을 하고 있다.
자개형식의 공예 테크닉은 개발자와 전수자와의 20여년에 걸친 맥간공예에 대한 러브 스토리이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담백하게 스며든 전시 작품들은 찻상, 쟁반, 보석함, 사진패, 액자, 병풍 등 다양한 용도와 사이즈, 원하는 테마와 형식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상수의 ‘백합여인’,‘희락만당’,‘공작’,‘비천’,‘추사김정희 한시’,‘병풍’(용-봉황), 이수진의 ‘길경유여’,‘용’, ‘취보분’, ‘귀수고’, ‘팔각 금의백자’를 앞세우고, 현대적 취향의 작품과 한시, 잉어, 꽃, 새. 말, 호랑이, 반가사유상, 거북이, 배, 대나무, 공작, 학, 극락조, 쌍용 등의 다양한 소재의 동식물로 구성된 맥간 공예작들은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주었다.
한국적 특징과 은근미, 수수한 가운데 수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기교의 이 예술은 어떤 재료와도 접착(소통)되고, 원하는 대로 문양을 넣을 수 있는 친 환경적인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 장식의 표면에 칠을 입혀 그 광택은 은근한 빛을 지속적으로 발한다.
각도에 따라 다른 빛을 내는 작품들, 목판의 흑칠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상상으로 붙인 맥간, 특히 금가루를 입힌 작품들은 그 도도한 아름다움으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만든다. 이 골든 판타지는 타 장르의 작품과 차별되는 무한의 대조미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며, 우리의 전통의 소중함과 그 변형의 필요성을 깨닫게 했으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맥간예술의 현주소를 읽게 해준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맥간공예는 분명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었고 그 수준도 높았다. 이상수, 이수진의 눈물겨운 공예작업은 늘 주변을 감동시키고 있다.
<장석용 문화비평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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