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인 개인전
공간 - 현대인 180×182cm 장지에 채색 2010
8월 10일(수) ▷ 8월 15일(월)
인사아트센터
www.insaartcenter.com
공간 - 현대인 182×90cm 장지에 채색 2011
1.
‘일상성’ 이라는 말은 인간존재의 일상생활 태도이며 현존재가 살아가는 양식이다. 우리말의 ‘일상’이란 ‘날마다’, ‘매일’, ‘평상시의 날’, ‘늘 되풀이 되는 하루들’, ‘하루 하루’ 또는 ‘그날 그날’ 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일상성’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하루 하루의 모습’, ‘나날의 살아가는 모습’ 인 것이다. *)
일상성 문제는 근대 도시의 형성을 통하여 나타났다. 도시에서는 자본가, 샐러리맨, 노동자, 실업자 등 각 계급들이 인종, 직업, 교육, 종교 등을 달리하면서 어울려 살아간다. 이들은 소비, 익명, 무관심, 소외, 통제, ... 등으로 이루어진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간다. 여기서 도시의 형성은 근대화와 함께 일상성 문제를 잉태하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근대’의 경험이 집약되는 곳이 ‘도시’이며 도시의 생활에서 ‘일상성’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도시의 일상성 표현은 단순히 도시의 생활을 주제나 소재적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도시생활의 본질적 문제를 제기하는 표현을 말하는데 현대미술에서 ‘도시의 일상성’에 대한 문제는 중요한 주제이자 소재이다.
현대미술의 표현에서 도시의 일상성에 대하여 많은 표현이 있어왔다. 그 표현들을 보면 건물로 둘러싸여진 도시, 차와 도로로 인한 복잡한 도시, 많은 대중들이 소란스럽게 살아가는 도시, 소비와 욕망이 가득한 도시, ... 도시적 실내생활의 방식 등 작가들은 도시의 부분들을 포착하여 도시의 상황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도시 생활의 사회적 의미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도시의 일상성 표현은 19세기의 사실주의로부터 그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소비성을 강조하며 도시의 일상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은 네오다다이즘과 팝아트부터 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팝아트에서는 네오다다이즘에서 나타내었던 일상적인 오브제에 소비 욕망을 심화시키고 내재화 시켰다. 그리고 매스 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문화의 표현에서는 소비적 도시의 일상성을 나타내었다. 그러한 가운데 오늘날 미술표현에서는 소비 이미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적 이미지가 ‘일상성’ 표현의 주요 소재이자 주제로 표현되고 있다.
2.
박수인은 줄곧 샐러리맨의 표현을 통하여 도시의 일상성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샐러리맨은 무명의 사람들로 표현되어져 있는데 인체와 얼굴은 왜곡되어 있고 겁먹은 듯한 눈으로 배회하고 있는 모습, 넥타이를 휘날리며 뛰어가고 있는 모습, 목이 길게 표현된 모습, 앉아있는 모습,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 동물 형상을 닮은 사람의 모습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와 같은 표현에는 대개 샐러리맨들의 소외와 고독, 행복과 고달픔, 기쁨과 슬픔이 은유적으로 나타나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현대인-기다림>(2007), <현대인-샐러리맨의 하루>(2007), <생-현대인>(2007), <현대를 거닐다>(2009), <공간-현대를 거닐다>(2009), <공간 현대를 거닐다>(2010) ... 등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들 가운데 <현대인-샐러리맨의 하루>(2007)에서는 동물로 의인화된 인물이 가방을 들었으며 목을 길게 하고 다리를 최대한 넓게 벌려 어디론가 황급히 걸어가고 있다. 눈의 표정은 초점을 잃고 있어 매우 바쁜 듯하다. <공간-현대를 거닐다>(2009)에서는 도시의 거리에 주저 앉아 신문을 보며 멍하니 앉아있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 도시의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자신이 위치한 자리는 명확하지 않음에 고독해 한다. <공간-현대를 거닐다>(2010)에서는 헐거워진 넥타이를 착용한 샐러리맨 뒤쪽에 상점 앞에 홍보용으로 세워져 있는 풍선인형이 춤을 추고 있다. 샐러리맨은 자신을 비유하는 듯 한 모습으로 계속 춤을 추고 있는 풍선인형을 흘겨보고 있다.
이와 같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박수인은 “시대가 바뀜에 따라 도시라는 거대한 집단속에 살아가는 무수한 샐러리맨들의 모습을 나 자신의 모습과 겹쳐서 샐러리맨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특히 콘크리트 벽의 공간에 갇혀 자신의 생각은 없고 그저 주어진 과제와 의무에 따라 기계처럼 돌아가는 반복된 일상들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의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라고 말한다.
박수인이 표현한 샐러리맨들은 부분적으로 왜곡하여 과장된 표현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마치 만화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표정과 같이 과장되어 있으며 캐릭터화 되어 있다. 말하자면 인물의 객관적인 사실성보다 과장과 단순화를 통하여 우스꽝스런 모습과 캐릭터 같은 샐러리맨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표정들에 도시의 일상성을 내재시키는 것이다. 또한 말이나 닭 등 동물의 모습으로 의인화시키기도 하는데 인간이 동물과 같이 뒤섞여 인격과 자유가 없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소외, 무력감, 외로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도시의 일상에는 늘 무명의 사람들이 도시를 거닐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박수인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도시인들도 무명인들이다. 그 무명인들에 박수인은 자신을 중첩시키고 인물이나 가족을 중첩시켜본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인물은 무명인 이지만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자신의 가족과 이웃이기도 하다.
이상과 같은 박수인의 일상성에 대한 표현은 우리 풍속화의 전통에서 이어진 것이다. 대개 근대 이전에 일상생활을 표현한 작품을 풍속화로 명하고, 근대 이후 도시 생활을 바탕으로 표현된 작품은 일상성으로 명한다. 이는 일상성이란 용어가 근대 이후에 도시문제에서 탄생한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박수인의 일상성 표현은 당시의 생활을 묘사한 고대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조선시대 김홍도 신윤복을 비롯한 많은 풍속화가들의 전통을 잇고 있는 것이다. 도시생활의 인물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였다고 기존의 전통 풍속화 표현과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작가들의 표현 속에 이미 우리 전통 표현의 기질이 잠재되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박수인도 도시 생활을 나타나는 인물화를 표현하고 있지만 선과 여백, 사의성 등 동양 예술정신이 바탕되는 표현을 하고 있으며 그 동양 예술정신이 그의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3.
한국화에서는 일본제국시대인 1920년대에 들어서야 근대적 일상성을 표현하는 인물화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광복과 건국을 바탕으로 산업화를 통하여 발전을 이루고 난 오늘날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인물화에서 나타나는 일상성 변화는 그 시점마다 사회변화를 반영하면서 궤도를 같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1970년대에는 서구 아카데미즘과 모더니즘의 표현 속에 산업현장과 생활현장의 일상성을 표현 하였고, 1980, 1990년대는 민중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소시민들의 억압된 일상생활과 개인의 주체가 해체되는 일상성이 공존하는 표현을 보였다. 2000년대에는 팝아트의 영향 속에 일상 소비의 문제를 제기하는 일상성 표현을 볼 수 있었다.
오늘날 도시의 일상성 표현은 물상화에 의한 소외나 억압, ... 세계화, 기호화, 소비상품화, 개인의 탈주체화 등을 논의하는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표현들 가운데 가운데 박수인은 도시인들의 소외나 고독, 공허 등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수인의 작품세계에서는 인물들이 도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은유나 의인화를 통하여 도시의 일상성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 여기서 도시의 일상성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삶의 문제이면서 지치고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는 자화상이나 이웃의 모습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일상성 표현이 도시인들의 소외, 공허, 무기력 등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소통, 공감의 세계로 나아가려 하는 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즉 도시의 생활에서 나타나는 소외와 함께 희망을 동시에 나타내는 양가적인 면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이기상, ⌜하이데거에서의 일상의 의미⌟, 『에술가를 위한 철학강의 ‘일상의 미학’』 일주아트하우스, 2001, pp. 4-9 참조.
● 오 세 권 (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공간 - 현대인 182×180cm 장지에 채색 2010
중앙대학교 회화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2011 제11회 인사아트센터
2009 제10회 갤러리 이즈(구학고재)_ 경기문화재단후원
2007 제 9회 금호미술관_ 경기문화재단후원
2005 제 8회 이태리 밀라노 시립미술관
2004 제 7회 서울아산병원 갤러리
2004 제 6회 금호미술관
2003 제 5회 Forum Gallery(Wiesbaden. 독일)
2002 제 4회 성남문화의 집 전시실
2001 제 3회 문예진흥원 미술회관_ 경기문화재단후원
1996 제 2회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1995 제 1회 인데코 갤러리(2. 3층)_ 기획초대
아트페어
2005 Art Seoul / 예술의전당
2004 Art Seoul / 예술의전당
최근 단체전
2011 국가기록원 초대작가전 /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 성남
TOUCH EXHIBITION 2011. 한전아트센터. 서울
개관 88인 초대전 / 갤러리 청하. 성남
2010 국가기록원 초대작가전 /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 성남
남송국제아트페어 / 성남아트센터. 성남
스물네해, 師生畵談 /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서울
2010남송화우전 / 남송미술관. 가평
2009 용의비늘전 / 예술의전당. 서울
디지로그시대의 오감찾기.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ZEST PASSION전 / 인사아트플라자. 서울
한국의 美, 오방색전 / 남송미술관. 가평
중앙현대미술대전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탄천현대회화제 창립전 / N 갤러리. 성남
경기현대미술 북경전 / 뻬이징갤러리. 중국
2009뉴-모던아트페스티벌 / 성남아트센터. 성남
성남미술협회전 / 성남아트센터. 성남
경기향토작가 초대전 / 성남아트센터. 성남
한국미술대표작가 100인의 오늘전 / 세종문화회관, 서울
남한산성의 흔적 + 생성의 빛전 / 성남아트센터. 성남
2008 공간 - 사람과 사람들전 / 갤러리 오후. 부천
2008 중ㆍ한 미술교류 초대전 / 북경 따산즈 국제예술센터. 중국
2008대한민국청년작가 초대전 / 한전아트센터. 서울
분당아트페스티벌 - 도시ㆍ인간ㆍ자연 / 성남아트센터. 성남
경기향토작가초대전 / 성남아트센터. 성남
성남미술협회전 / 성남아트센터. 성남
2007-1992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10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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