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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필로 철학이 젊음에 답하다
“행동의 비결은 시작하는 것이고, 의지의 비결은 욕망하는 것”이라며 저자는 철학과 영화 속에 자신의 메시지를 흘려 넣습니다. 영화와 철학 과 저자가 함께 말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 펼쳐 보겠습니다.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 |
한때 나는 철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인들로부터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의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철학자들의 책을 추천해주곤 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무성의한 답변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마치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는 사람에게 피카소 화집을 건네준 것과 무엇이 달랐을까. 만약 지금 다시 누군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되물어볼 생각이다. "어떤 고민이 있는데요?"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철학 속에서 새로운 고민이란 없다. 심지어 어떤 이는 서양철학의 역사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석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철학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 필요한 것은 무작정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을 쫓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이다. | |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학교 | |
이 책은 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스튜디오 필로’라는 동명의 TV강연을 출판한 것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철학을 다루면서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하여 영화를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영화를 단순히 오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인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시뮬레이터로 보고 있다. 결국 영화는 발터 벤야민의 지적처럼 단순한 오락이라기 보다는 우리로 하여금 현대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학교로 이해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데카르트를, 후반부에서는 스피노자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지난 30년 동안 개봉된 영화들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사실 영화 속에서 철학적 담론을 끌어내어 서술하는 책은 그렇게 신선하거나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방법론적으로 전혀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철학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하나는 영화 속의 이미지를 사유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철학적 사유를 유도하는 방식인데 이는 다른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접근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텍스트를 정해놓고 철학적 개념을 영화 속의 이미지를 덧입혀 구체적으로 이해시키는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며 동시에 프랑스 고교철학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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