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중원으로 설정한 무협 환타지
김태균 감독의 『화산고, 火山高』
일찍이 화산은 무림의 성지쯤 여겨지는 곳이다. 여기서 제목을 딴 화산고는 코미디나 진배없다. 허풍이나 과장하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 만큼 중국 무협은 역사가 깊고 긴 호흡이다. 중국인들이 음식을 국제화시켰듯이 장풍, 축지, 변장, 격파 등의 기본기에다 내공연마, 선무도 등 모든 무예를 국제화시키고 있다. 그것은 모두 상상력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화산고』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파격적 상상력에 있다. 엄청난 상상력을 바탕으로한 무협지, 그 속에서 생명력을 부여받은 방대한 캐릭터, 중원은 화산고등학교로 바뀌고, 동아리회장들은 무림의 고수가 된다. 약간의 러브 스토리가 피어 오르고 이 황당무계한 그래서 재미있는 이 영화는 빛을 발한다.
또 『화산고』는 특수효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제작한 영화중에 이렇게 홍콩영화의 화려한 무공을 닮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 거기에다 한국식 정서를 섞은 액션 코미디는 지능지수의 높낮이를 헤아린다. 답은 간단한데 포장은 그럴사하게 김태균은 자기 수준에서 엮었다.
호흡이 끊어지고, 쉽지만 어렵게 풀어나간 플롯은 조명의 의도적 어색함 만큼이나 혼돈스럽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비교적 성공하고 있는 데 반해 이 영화에 몰입할 공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몰입이 없는 오락영화는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무림 최고수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오는 고등학교 화산고에 전학생 김경수(장혁)는 무정마도 장량(김수로),빙옥 유채이(신민아), 송림일학 송학림(권상우)등의 견제를 당한다.CG와 와이어 연기의 도움으로 이 영화는 유연하게 마무리를 한다.
이제 이 영화 한편으로 홍콩영화의 전성시대를 모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갖는다.
온갖 신비한 장면들이 우리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하니,이 정도의 테크놀로지라면 김태균은 앞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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