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로비아版 誤發彈
슬로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빗나간 과녁』
유고 연방 시절 찬란한 영화꽃을 피웠던 유고 슬라비아의 영화 전통들은 아직도 대물림되고 있다. 에밀쿠스트리차라는 세계적 감독을 배출했고, 이 藝脈을 신예들이 잇고 있다.
『빗나간 과녁』의 슬로단 고루보비치는 1972년 유고 감독들 중 신진 감독에 속한다. 1995년 세 명이 공동 연출한 히트 작 『패키지』 이후 과감하고 열정적인 연출로 뮤직비디오. CF, 단편영화 감독으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의 장편 데뷔작 『빗나간 과녁』이 제6회부산 국제영화제에 얼굴을 내밀었다.
영화는 외형적으로 사격 국가대표를 지냈던 형과 국가대표를 지망하는 동생의 끈끈한 형재애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파시스트 집단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져야하는 유고의 대중들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샤 고르디치(부크 코스티치)는 청년부 사격 공기소총 챔피언이다. 사샤의 우상이자 챔피언을 지낸 형 이고르(슬로단 토도로비치)는 갱 두목 룬다에게 상속받은 사격연습장을 헐값에 판다.사기를 당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들의 전형으로 이 형제가 설정되고 우호적인 주변 인물들과 갱스터들이 등장한다.
보스니아 전쟁 후유증으로 마약 중독자가 된 형이 마약 때문에 메달을 파는 것을 애처럽게 지켜보는 사샤. 챔피언 준비는 형에 대한 걱정과 갱스터들의 방해로 손에 잡히지 않고, 형을 괴롭히던 사람들이 자신까지 위협하자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과녁이 인간에게로 바뀐 것이다.
저격수로 나선 사샤는 갱들을 하나씩 죽여나가다 마침내 마지막 까지 몰린 그의 신변을 위해 형은 목숨을 끊는다. 동생을 위해 모든 살인죄를 뒤집어 쓴 그는 갔지만, 이 사실을 경찰은 눈치채지 않을 리 없다. 너무나 악날했던 갱들이었기에 동생의 거사를 이해하고 말없이 돌아서는 형사… 간결하게 휴머니즘의 승리와 유고 영화의 신선함, 유고의 현 상황을 스케치한 재치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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