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솔 안무, 출연의 『스노우 볼』
유토피아를 향해 헌상한 거룩한 몸짓
2008년 5월 10일,11일 6시 M극장에서 2회 공연된 신 솔 안무, 연출의 『스노우 볼』은 한국 춤 토양에서 보기 드문 볼륨과 품격을 보여주었다. 값지고 기름지게 무용사를 개척한 이 작품은 붉은 만다라를 이고 태양과 춤을 추는 듯한 강한 충격을 전파했다.
신 솔의 이유 있는 발칙함은 주제 ‘ 율도국을 찾아가는 자유인’을 여유롭게 그린다. ‘느긋하게 보아라: 우리는 진보한다’ 는 보헤미안의 가치를 고양시키며, 유토피아를 지향한다. 신 솔은 자유분방의 거리 춤을 클래식으로 정제 콘트롤 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삼 분할의 세트 피스와 삼면을 백색으로 치장한 클로쓰 커튼은 섬뜩할 정도의 충격과 단순미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원색의 조명을 받은 몸들은 각기 경이로운 개성을 드러낸다. 백색이 던지는 강렬함은 적색을 능가하고 흑색의 어두움을 압도한다.
그리스나 로마 조각들이 인간으로 환생하여 잔치를 벌이는 몽환은 관찰자들로 하여금 몰입의 경지를 제공한다. 미소가 지워진 지독함 엄숙함과 반복된 세묘 속에 몽환은 현실이 되고, 표출되는 상징들은 하이 코미디가 된다.
상징들이 모아진 탑들은 절대 분위기를 창출하면서 인간들의 가면을 벗기기 시작한다. 출발은 자신들 춤꾼들로부터 시작되며, 자신들의 소중한 몸들을 맘껏 노출시켜 두었다. 몸은 시냇물처럼 잔잔하게 흐르다가 수식이 붙은 ‘짓’과 역동적 ‘몸’의 흐름을 보여준다.
신솔,김우년,김순철,조진수,김재한,김광일,오정호,박동현으로 짜여진 춤꾼들의 집중훈련된 춤 연기는 춤추며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유토피아를 추상이데아 속의 구상을 전개시켰다.
각자의 유토피아를 생각했지만 결국, 통합과 사랑으로 자신을 치유하고 타인을 배려한다. 사운드는 몸의 아름다움과 철학성을 보여주기 위해 가급적 낭만적 감정이입을 차단한다. 몸 자체가 리듬을 창출하고 춤 미학의 대상이 되며 파격을 창출하는 패션이다. 대중가요의 클래식화 처럼 힙합의 진화된 모습은 흥미와 기대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신솔의 미쟝센은 개별 춤 연기자들을 모두 주인공으로 만든다. 이합집산 어떤 형태로도 예술품인 묘한 작품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대적할 수 있는 회색도시의『스노우 볼』이다. 먼 전설을 떼어다가 이식 시키는 안무자의 안목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 같다.
신솔이 그려낸 ‘몸’은 개방적이다. 몸은 부분, 부분을 개방시킴으로서 처음엔 서툴던 낯설음이 친밀하게 우리 앞에 놓이며 남이 아닌 우리 이웃의 ‘몸’이라는 통합공감대를 형성한다. 디제이 니들의 뮤직 슈퍼 바이징과 어우러진 작품은 코믹과 충격을 동시에 쏟아낸다.
신솔 팀의 ‘짓’은 반복된 행동과 명료한 상징으로 이미지 구축을 해낸다. 정형화된 스토리 없이 반복된 동작으로 의미를 창출해내는 현대 춤 흐름을 이어가는『스노우 볼』은 파격과 변신의 도반들로 M극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거리의 힙합 친구들이 ‘느림의 미학’을 몸으로 진지하게 엮어낸 춤 여행은 길 위에 만난 많은 사람들로 인해 깨달음을 얻어가는 감동이 있다. 많은 숨은 상징성들은 반복된 몸 디테일로 독무(讀舞)된다. 달콤한 미래를 꿈꾸는 무리들은 이브의 사과를 기꺼이 선택한다.
신 솔은 강렬하지만 진지하게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안무가 이다. 약간은 냉소적으로 약간은 자유롭게 밝은 세상을 꿈꾸는 그녀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자신이라는 개척자자 만들어간다. 개척의 한가운데 있는 『스노우 볼』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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