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트(영화일반론)

박철수 감독론

장코폴로 2010. 1. 13. 10:48

“박철수 감독”

1.박철수(朴哲洙) 감독 Filmography


1948년   경북 청도 출생

1968년   경북 중, 대구 상업 고교를 졸업하고 장리쌀 매고 상경

1973년   성균관 대학교 경상대학 졸업 그 후 학교 교직, 재벌업체 근무를 그만 두고

1976년   영화 입문(신필름 ․신상옥 감독)

1979년   영화감독 데뷔

1980년   MBC TV 입사 드라마 PD 시작

1988년   방송국 그만두고 영화 복귀

1994년   독립영화사 박철수 필름 시작


Ⅱ. 영 화 - 장편 극영화


1. 1979년

밤이면 내리는 비 (연방영화사)

-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멜로 드라마 (소설: 박범신).

* 대종상 신인감독상 수상.

*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수상.

2. 1980년

들개 (세경흥업)

- 문명비판 시각에서 본 후기산업사회의 후유증을 조명하는 작품 (소설: 이외수).

* 좋은영화 선정.

3. 1981년

니르바나의 종 (세경흥업)

- 일제 때 수탈당한 종(鍾)을 복원하려는 한 젊은이와 화가인 젊은 여대생의 사랑과 구도의 모습을 그림 (소설: 정다운).

* 로테르담 필름 페스티발 '베스트 5' 선정.

* 몬트리올 영화제 본선 진출.

* 홍콩 영화제 참가.

* 좋은영화 선정.

4. 1985년

어미 (황기성사단 창립작품)

-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된 딸을 찾아 추적, 복수해 가는 과정을 그린 사회고발 작품 (오리지널 시나리오).

* 대종상 작품상, 신인여우상, 편집상 수상.

* 좋은영화 선정.(한국사회의 어두운 부문을 그렸다해서 해외수출 및 공개금지 처분)

5. 1985년

안개기둥 (황기성사단 2회 작품)

- 현대 여성 인력이 고급화되면서 여성과 직장, 여성과 가정의 갈등을 그린 한국 최초의 페미니즘 영화 (오리지널 시나리오).

* 대종상 작품상 남, 녀 주연상 각본상 수상.

* 중앙일보 우리들의 스타상, 감독상 수상.

* 뉴욕 영화제 참가.

* LA 타임즈, 뉴욕타임즈 호평.

* 좋은영화 선정.

6. 1988년

접시꽃 당신 (황기성 사단)

-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부인을 향한 한 남자의 자책과 사랑을 시로 표현한 도종환 詩人의 자전적 스토리 를 영화화.

* 백상 예술대상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각본상 수상.

* 좋은영화 선정.

7. 1989년

오세암 (태흥영화사)

- 피폐된 현대 문명사회의 어른들의 세계를 어린이의 눈을 통해본 현대 동양신화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성인동화의 영화화).

* 일본 후쿠오카 영화제 참가.

* 인도 영화제 참가.

* 좋은영화 선정.

8. 1990년

물위를 걷는 女子 (성일씨네마트)

- 두 여자 친구의 사랑, 우정과 일의 세계를 그린 작품 (소설: 신달자).

- 파리로케 작품.

* 좋은영화 선정.

* 청룡 영화상 인기상 수상.

9. 1994년

우리시대의 사랑(세원 필름)

- 파격적 형식미가 돋보이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10. 1995년

301․302 (박철수 필름)

- 음식장애증을 가진 두여자 이야기. 국내 영화 최초 전세계 배급, 전미 배급.

* 좋은 영화 선정.

*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각본상 수상, * 춘사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 영화평론가상 여우주연상 수상

* 한국 최초 전세계 배급

* 1996년 선댄스 영화제 월드섹션부문 선정,

* 1996년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선정 / 공식초청.

* 1996년 몬트리올 영화제 공식 초청

* 1996년 칸 영화제 참가

* 1996년 런던 영화제 공식 초청

* 1996년 후코오카 영화제 Focus in Asia 부문 참가

* 1997년 일본 유바리 환타스틱 영화제 초청

* 1997년 타슈겐트 영화제 공식 초청

* 1997년 싱가폴 영화제 공식 초청

* 1998년 브뤼셀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

11. 1996년

학생부군신위 (박철수 필름)

- 시골 상가집에서 5일동안 벌어지는 갖가지 헤프닝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린 블랙코메디

* 백상예술대상 대상, 작품상, 감독상, 특별상 수상

* 영화평론가상 최우수 감독상 수상

* 대종상 영화제 각본상, 남우 조연상 수상

* 1996년 제 20회 몬트리올 영화제 최우수 예술 공헌상 수상

* 1997년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선정 / 공식 초청

* 1997년 선댄스 영화제 월드필름 섹션 선정

* 1997년 인도, 홍콩, 싱가폴 영화제 초청

* 1997년 5월 29일 제12회 우즈백키스탄 타슈겐트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Grand-frix)

* 1997년 시드니 영화제 공식 초청

* 1997년 상파울로 영화제 공식 초청

* 1997년 헬싱키 영화제 공식 초청

* 1998년 브리쉘 영화제 공식 초청

12. 1997년

산부인과 (제작 : 제이콤, 기획 : 박철수 필름) 5월 31일 개봉

-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만가지 일들에 엿보기 형식을 도입,남(誕生)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

* 1997년 벵쿠버 영화제 초청

* 1997년 런던 영화제 초청

* 1998년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선정. 공식 초청

* 1998년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초청

* 1998년 제 1회 런던 팬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스페셜 작품으로 공식 초청

* 97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화관 수훈

13. 1998년

가족 시네마 (박철수 필름) 9월 촬영종료

- 일본 아쿠다가와상 수상작.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 원작. 일본 올 로케이션 작품.

- 영화 진흥공사 판권 담보 융자 작품 선정 시

    1차 심사 91편 중 평점 1위,

    2차 심사 30편 중 평점 1위로 선정 됨.

14. 1998년

기획 중인 작품 - '모델 하우스 보이', '몸', '아밀라'


Ⅲ. 장편 극영화 프로듀서


1. 1997년

러브러브, Rub Love(감독 : 이서군, 제작 : 박철수 필름) 98년 1월 24일 개봉

NYU에 재학중인 국내 최연소 감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서군(23)의 데뷔작품.

2028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젊은 만화가와 킬러의 사랑이야기. 안재욱, 이지은 주연.

* 98년 뱅쿠버 영화제 초청.

Ⅳ. 박철수 필름  설립

1. 충무로에서 오랜 영화 창작을 해 왔고, MBC PD로 10여년간 프로그램을 제작 해 왔던 박철수 감독은, 구태의연하고 보편한 영화를 계속 만드는 과정은 창작 주체자로써 안일한 일임을 절감하면서, 새로운 영화 창작에 대한 욕구 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천편일률적인 제작 환경이 변화되길 무작정 기다릴 수 는 없었고, 한국 영화 창작 구래의 틀과 왕성한 창작을 가로막는 속박으 로부터 탈출하는 길을 찾아 나섰다.

그 답은 '인디펜던트 필름' 밖에 없었다. 그러하여, 제작자과 충무로 시스템의 간섭을 받지 않고, '실험성과 작품성'을 통한 '세계 영화' 창작을 자유롭게 한다는 취지로 박철수 필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2. 성과와 전망

독립 영화 정신으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제작하여, 한국 영화 창작의 모 범을 창출한다는 취지로 출발한 박철수 필름은 지난 3년 2개월 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박철수 필름의 출발은 박철수 감 독이 영화 감독으로서의 제 2의 탄생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왕성한 제작과 세계 시장 개척으로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분기점을 형성하였음이 지속적으 로 입증되고 있다.

(1) Global Language 확보, 세계 시장 개척

 모든 세계인들의 재밌고, 의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창작하는 것, Global Language의 확보를 통한 영화 수출 확장이야 말로 박철수 필름의 기 본 제작 방향이다. 박철수 필름은 지난 3년 동안 세계 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영화 시장에만 집중되어 있었던 한국 영화계의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켰다.

 301.302'의 국내 최초 전세계 배급 실현 및 전미 지역 개봉이 필두가 되어 학생부군신위'는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최우수 예술 공헌상'을 타슈겐트 영 화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박철수 감독은 세 계 유수 영화제의 단골 손님으로 초청되었다. '산부인과' 또한 베를린 영 화제에 초청되어 국내 감독으로는 유일하게 베를린 영화제 연속 3회 초청 되었다. 이렇듯 해외시장 배급 라인 확보에 성공해 마케팅의 폭을 훨씬 넓 힐 수 있었다.

 세계 배급 과정을 통해 박철수 필름에서 제작한 모든 작품의 가치는 국내 마케팅에만 전념하는 일반 한국 영화보다 월등 높아졌으며, 시장성 측면 에서도 높은 이익을 예견하고 있다.

(2) 인디펜던트 정신, 실험성과 작품성

 전 세계적으로 또한 작가주의와 장인정신으로 호평받고 있는 박철수 감독 및 박철수필름 멤버들은 튼튼한 조직력에 기반한 왕성한 활동으로 항상 최고의 영화를 추구하고 있다. 타 영화사에서 국내 흥행을 목표로 차별성 없는 영화들을 양산해 내고 있을 때 박철수 필름은 참신하고, 젊은 프로 젝트를 개발해 왔으며, 모든 작품들이 기획과 제작과정에 대해 우수한 평가 를 획득했다. 박철수 필름에서 제작한 영화들의 국내외 영화제에서의 다양한 수상들과 평단 의 호평이 이를 입증한다.

(3) 합리적 제작 방식 도입

 한국 영화계는 확보하고 있는 영화 시장에 비해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여 어설픈 헐리우드 흉내내기를 멈추지 않고 있을 때, 박철수 필름은 '좋은 영 화는 결코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들 필요는 없다.' 는 캐치 플레이즈와 함 께, 부풀려 있는 제작비를 줄이고 합리적 제작방식을 도입해야 함을 강조해 왔다.

 스탭과 배우들의 인센티브제(Incentive System) 도입, 철저한 준비과정 (Pre- production) 과정과 촬영 기간 단축등의 합리적인 제작비 운용으로 영화의 흥행 부담을 줄였다. 합리적 제작방식에 의해 창작이 이루어지 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보다 자유로운 조건에서 자신의 시도하고자 하 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해 내고, 이는 결국 '좋은 영화'로 이어진다는 점은 바로 독립영화 정신의 실질적인 증거이다. 지금까지도 한국 영화에서 저예 산 영화의 붐(Boom)이 가시지않은 것 역시 박철수 필름의 성공 사례 때문 이었다.

 IMF정국에 당면 과제들을 경제 보다는 문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박철수 필름은 제작 방식과 수출 지향 제작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Ⅴ. 대표작

1. 어미(1985)

 주연:윤여정,전혜성,송옥숙

 24회 대종상 작품상 수상작 이 작품은 80년대 주요한 사회문제였던 성폭력과 인신매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회물이다. 당시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여 사회적인 문제에 비교적 근접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박철수 감독의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중산층 이상의 가정을 다루고 있으며 고등학생 딸과 단둘이 혼자사는 독신인 엄마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회적인 문제와 연관시켜 표현하였다. 어느날 남자와의 성관계 때문에 딸과의 약속에 늦게 되는데 이때 딸(나미)은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아직 어린딸의 강간과 그녀를 찾아 헤매는 어머니. 나미는 사창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여러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를 악용하여 돈을 챙기려하는 등 악한 사람들 뿐이다. 엄마는 경찰을 동원하여 나미를 찾는데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경찰의 힘은 미치지 못했다. 엄마는 매춘부를 매수하여 나미를 찾고 폐인이 되어있는 나미를 보고 분노하면서 나미와 관련되었던 모든 남자들을 죽인다. 여성을 성적인 노리개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와 사회 전체의 무관심, 무능력한 경찰력은 한 가정을 파멸로 이르게하고 엄마를 지나친 살인에 까지 다다르게 한다. 약간은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한계속에서 엄마의 마지막 공판내용을 자막으로 처리하여 인신매매와 매춘이 무방비상태인 사회와 노출되어있는 인간의 모습을 인상깊게 표현하고 있다.

2. 안개기둥(1986)

 주연:이영하,최명길

 25회 대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수상작 박 감독의 여덟 번째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에서 여성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이다. 사회 곳곳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들의 문제를 여성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비인간적인 대우 속에 가사 노동만을 강요하는 권위적인 남성과 가부장적인 사회의 불합리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작품이다.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과 정확하게 계산된 편집으로 남편과 가정이라는 굴레에 갖힌 여성의 내면심리를 표현한 수작이다. 대학에서 만나서 결혼에 까지 이른 맞벌이부부. 여자라는 이유로 직장을 갖고서도 자녀양육과 가사노동을 책임져야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결국에 이혼에 이르게 된다. 가정을 버리고 이혼이라는 극한상황을 택한 여자가 또다시 겪어야하는불이익을 다시 엮어감으로서 사회의 부조리 뿐만 아灸?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여성의 강인함도 보여주고 있다.

3. 오세암(1990)

 주연:김혜수,심재림,서예진

 멜로 드라마를 비롯한 성인들을 위한 작품을 주로 만들던 박철수 감독이 온 가족이함께 볼 수 있도록 만든 가족영화이다. 그러나 사회 비판적인 요소와 철학적인 내용이 담긴 성장영화 이며 어린이의 순수한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에 대한 암울한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를 잃고 성당 보육원에서 살던 스테파노와 그레첸남매는 스체파노 혼자 네델란드로 입양된다는 사실을 알고 보육원을 나와 고향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그들은 순수했던 성당과는 다른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직접보게 되고 각박한 사회현실에 내몰리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을 찾아가나 고향은 댐개발로 인하여 물에 잠겨있고, 그들은 갈곳을 잃게 된다. 스님의 도움을 받아 절로 들어가게 된 그들을 통해 그들의 순수함을 지켜나갈 곳이 사회와 다소 유리된 절이라는 장소밖에는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세계와 각박한 사회에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무뎌지고 작품이 지나치게 완만해지는 면이있다. 그러나 차분한 어조로 끝까지 사회의 문제들을 드러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4. 서울 에비타(1991)

 주연:박상원,황신혜,조영남

 실제 가수 이경애 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모델로 만들어진 영화로 70년대 암울했던 시대속에서 암울한 사회에 대항한 한 지식인과 프리마돈나를 꿈꾸던 여자의 열정적이고 가슴아픈 사랑을 다루었다.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수배중인 민수(박상원)는 친구의 소개로 선영(황신혜)의 집에 숨게 되고 이들은 점점 사랑하게 된다. 선영은 유학을 포기하고 민수와 고난의 길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그러나 민수는 감옥에 있고 선영은 아이까지 낳았다.돈을 벌기 위해 선영은 뮤지컬 '에비타'의 오디션에 참가하고 주연으로 발탁되나 정치적인 문제로 공연마저 강제금지 되고, 선영은 조영남의 소개로 밤무대의 오페라 가수가 되어 성공한다. 암울한 시대상황과 비극적인 사랑의 모습을 담아낸 멜로 드라마라는 틀이 합쳐져 주인공들의 강인한 인간상을 보여주며, "에비타"의 노래가 직접 삽입되고 선영이 부르는 노래말 속에서 간접적인 사회상의 묘사를 찾아볼 수도 있다.

5. 우리시대의 사랑(1994)

 주연:이영하,조수혜,전미선

 조성기의 동명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감독이 기존 자신에게 부여되었던 여성 영화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독특한 소재와 색다른 스타일로자신의 이전 작품 경향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다. 단순한 이야기 위주의 작품에서 벗어나서, 현대사회의 사랑과 성에 대한 감독의 복잡한 단상을 주인공의 상상과 연극, 인물들간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 직품은 이후 "301 302","학생부군신위"에서 보여주었던 실험적인 소재와 스타일이 엿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부인과 원만한 성관계를 하지 못하는 나는 연극 연출가이다. 지금은 사도세자에 관한연극 '부자유친'을 연출하고 있고 중간중간에 다른 장면들이 삽입되면서 연극은 계속 진행된다. 우연히 수원성에서 만난 세명의 여자와 만나게 되고 이들과 성행위를 가지면서 주인공의 성적인 상상을 계속 동원하여 도덕적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혼란스러운 한 기성세대의 위선적인 성관념을 보여준다. 복잡한 이야기 전개와 관념적인 대사, 분절적인 장면의 이미지화는 작품을 완전하게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기도하나, 의미화된 여러장면들과 나레이션 등이 작품의 주제를 부각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6. 학생부군신위(1996)

 주연:방은진,최성,문정숙

 박철수 감독의 저예산 정신과 자유로운 형식에 대한 과감한 실험이 감행된 작품으로 감독자신이 맞상주로 출연한 영화이다. 5일동안 치뤄지는 장례절차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일별로 묶어 펼쳐놓았다.장례를 무겁고 슬픈 행사가 아닌 집안 식구들과 이웃들이 모이는 잔치처럼 경쾌하고 밝게 묘사하였다. 중간중간에 정치적인 묘사로 볼 수 있는 장면도 삽입되고 있는데 합천이라는 공간적인 장소와 장례식에 참여한 정치인들이 싸우는 장면등을 꼽을 수 있다. 이미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바 있으며, 일상적인 장례풍경을 통해 인물들간의 관계속에서 그들의 다양한 희노애락을 핸드헬드, 광각렌즈 등을 사용한 촬영으로 자유분방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과 죽음의 본질이 갖는 문제 등 보다 깊이있고 진지한 부분에는 미치지 못했으며 에피소드 위주의 진행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Ⅵ. 영화 『301․302』의 원작 문제

-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와의 비교

 영화 『301․302』는 원작이 없는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가? 영화 『301․302』 작품 어디에도 원작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시나리오를 이서군이 쓴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의 내용을 차용한 것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의도적으로 원작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는가? 혹은 아닌가?에 관한 문제가 또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영화 『301․302』의 원작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 이 영화와 장정일의 앞의 시가 어떤 점에서 일치하고 있는가를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편의상 영화의 서사구조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다.

(1) 영화 제목 '301'과 '302'는 각기 서로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 호수를 가리킨다.

(2) 어느날 '302'호의 여자가 실종되어 형사가 '301'호를 찾는다.

(3) '301'호에는 온갖 요리 만들기에 집착하고 있는 이혼녀(방은진 扮)가, '302'호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음식에다 사랑, 섹스를 결부시키는 병으로 음식이 사랑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 독신녀(황신혜 扮)가 살고 있었다.

(4) 과거 '301'호의 여자는 "금방한 따뜻한 음식"에 자신의 사랑을 결부시키고, 남편을 위해 새로운 재료로 만든 새로운 음식을 해 바친다. 이것은 일종의 집착이 되고, 이에서 남편은 벗어나려 한다.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져 여자는 대신 음식을 탐하는 모습을 띠고 급기야 그의 체중은 "48kg에서 70kg"으로 불어난다. 그리고 자신을 대신해서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애완견을 죽여 "스플레" 요리를 만든다. 결국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고 '301'호로 이사온다.

(5) '302'호의 여자는 여성지에 성과 다이어트를 주제로한 글을 기고하고 있지만, 순수 문예지에서는 개인적 체험을 나열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그의 글이 거부된다. 과거 '302'호의 여자는 정육점을 하는 의붓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왔다. 더욱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아이가 자신의 가게 냉장고에서 얼어 죽은 시체로 발견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그 아이의 시체를 난도질해 잘라낸다.(이것은 의붓아버지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 처리됨.) 이러한 기억들이 그녀로 하여금 음식을 거부하게 만들었다.(밑줄:인용자)

(6) '301'호의 여자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계속해서 '302'호의 여자에게 갖다주지만 그때마다 '302'호의 여자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냉장고에 버려둔다.

(7) 이 사실을 알게 된 '301'호의 여자는 이를 계기로 '302'호의 여자 내면 속에 존재하는 외로움을 깊이 이해한다. 그리고 '301'호의 여자는 '302'호의 여자를 위해 새로운 재료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302'호의 여자가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치유하려 한다. 하지만 '302'호의 여자는 어떤 음식도 먹지 못함으로써 그녀의 외로움을 치유하는 데에 실패한다. 사실 '302'호의 여자가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자신이 만든 음식으로 치유하려는 '301'호 여자의 행위는 곧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8) 이윽고 '302'호의 여자는 자신의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301'호 여자의 요리 재료가 될 것을 제안하고, "새로운 재료"를 희구하던 '301'호의 여자는 이를 받아들여 그녀를 죽인다. 이에 대해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장정일, 『길안에서의 택시잡기』, 민음사, 1988, pp.23-24.)의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요리사와 단식가」는 비교적 긴 시여서, 여기서는 그 중심 내용만을 간추려 원문 그대로를 인용함.) (ㄱ)에서 (ㄹ)까지의 내용은 '301'호의 여자와 관련 있는 부분의 진술이고, (ㅁ)에서 (ㅇ)까지의 내용은 '302'호의 여자와 관련 있는 부분의 진술이며, (ㅈ)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가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의 진술이다.

(ㄱ) "301호에 사는 여자. 그녀는 요리사다."

(ㄴ) "그녀는 외롭고, 포만한 위장만이 그녀의 외로움을 잠시 잠시 잊게 해준다. 하므로 그녀는 쉬지 않고 요리를 하거나 쉴 새 없이 먹어"댄다.

(ㄷ) "외로움은 늘 새로운 요리를 탐닉하게 한다."

(ㄹ) "302호의 여자에게 (음식을) 끊임없이 갖다 준다."

(ㅁ) "302호에 사는 여자. 그녀는 단식가다."

(ㅂ) "그녀는 방금 301호가 건네준 음식을 비닐봉지에 싸서 버리거나 냉장고 속에서 딱딱하게 굳도록 버려둔다."

(ㅅ) "그녀는 외롭고, 숨이 끊어질 듯한 허기만이 그녀의 외로움을 약간 상쇄시켜 주는 것 같다."

(ㅇ) "외로움에 대하여 쓰기를 즐긴다. 흔히 그녀는 단식과 저술을 한꺼번에 하며, 한 번도 채택되지 않을 원고들을 끊임없이 문예지와 신문에 투고한다."

(ㅈ) "어느날, 세상 요리를 모두 맛본 301호의 외로움은 인육에까지 미친다. 그래서 바싹 마른 302호를 잡아 스플레를 해 먹는다. 물론 외로움에 지친 302호는 쾌히 301호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의 외로움이 모두 끝난 것일까?"(밑줄:인용자)

 위에서 이미 언급된 영화의 서사구조와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의 중심 내용을 통해 이들 영화와 시를 비교 검토해보면, 우선 영화의 상황 설정이 시의 그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과 (3)의 내용을 보면, '301'호의 여자는 요리사이고, '302'호의 여자는 단식가로 설정되어 있다. 이것은 시의 내용 (ㄱ)과 (ㅁ)의 상황과 동일하다. 특히 '302'호의 여자에 관한 설정 또한 (5)에서 밑줄 처리된 부분과 (ㅇ)의 시적 진술을 비교해보면, 동일하게 처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영화에서는 각 인물의 심리적 동인을, (3), (4), (5)에서처럼, '금방한 따뜻한 음식에 사랑을 결부시키는 이혼녀'라는 점과 '의붓아버지의 성폭행과 죽은 시체를 난도질한 행위에서 유발된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심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이 영화는 시의 내용과는 별도로 추리기법을 표면 형식으로 취하고 있다. (2)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2)에서처럼 사용된 추리기법은 영화 전개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한 채 단순히 극 상황을 전달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어 아쉽게 여겨진다. '301', '302'의 만남의 계기는 영화 (6)과 시 (ㄹ), (ㅂ)을 비교해 보면 동일하다는 점을 또한 알 수 있다. (7)에서처럼 이들은 서로의 외로움을 공유하는데 이점은 시에서 (ㄴ), (ㄷ), (ㅅ) 등에서 반복, 강조되고 있다. 사실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 주제가 '인간의 외로움이 어떻게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가'와 관계가 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의 주제와 영화의 주제가 동일하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바로 이점은 장정일의 앞의 시가 영화의 원작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핵심적으로 증명한다. 더욱이 영화의 종결 부분인 (8)은 시의 (ㅈ)과, '302'호의 여자가 자발적으로 '301'의 여자에게 요리 재료가 될 것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유사할 뿐 아니라, 특히 (ㅈ)에서 밑줄 처리된 부분은 영화에서는 원문 그대로 자막 처리되고 있기까지 한다.

 이상과 같이, 영화 『301․302』와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와의 상관 관계는 각기 주어진 상황 설정, 주제 등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영화보다 앞서 발표된 장정일의 시가 영화의 원작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영화에서는 그 원작 표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이점에 대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의도적으로 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 둘째 사전에 이미 원작자에게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부득이 명시하지 않았을 가능성, 셋째 장정일의 시는 이 영화의 원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셋째의 경우에 대해서는 좀더 설명이 요구된다. 시는 흔히 운문문학으로, 고백문학으로, 서정문학으로 인식되므로 극 상황에서 요구되는 서사성이 배제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측면에서 셋째 경우를 상정해 보았다. 그러나 시의 모티프가 영화의 모티프와 동일하다면 이 둘은 서로 유사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 아닌가. 이는 예술 장르에 대한 기존 선입견을 버린다면 쉽게 알 수 있는 사항일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그 어떠한 경우도 관객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한 문제성을 드러내고 있음에 틀림없지만, 만약 셋째의 경우처럼, 장정일의 시는 영화의 원작이 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영화를 제작했다면 이는 극히 이해할 수 없는 예술성의 침해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영화 『301․302』가 장정일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를 원작으로 하고 있음이 명시되지 않은 이유로 특히 첫째와 셋째의 경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Ⅶ. 그 밖의 작품.

1. 단 편 영 화 (16mm필름)

① 1980년

'귀환' (국군 홍보관리소)

- 한국전쟁시 한국장교와 인민군 장교가 벌이는 이데올로기의 대결을 그림.

* 스위스 군인영화제 은상 수상.

② 1998년

'후쿠오카 이미지' (후쿠오카 시 제작, 19분 50초)

- 1997년 초 후쿠오카 시에서 '외국 감독의 시각에서 본 후쿠오카'라는 컨셉으로, 이미지 영화 제작을 요청해 와 1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한 작품.

- 후쿠오카로부터 완성 후 극찬을 받았음.

2. TV 극

① 1980년

MBC TV드라마 제작국 PD로 입사.

- 주간 씨츄에이션 드라마 시대 풍자극 '암행어사' 40여편 연출.

- '베스트셀러 극장' 프로그램을 개발, 한국 TV영화를 정착시킴.

(대표작 '개', '세화의 성', '또 한번 그 봄날', '혜미의 서울','어떤 나들이' 등 20여편 연출)

② 1985년

특집극 2부작 '생인손' 연출.

- 한국 최초로 노비문학을 영상화 (시청률 90%이상 점거).

*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수상.

* 한국방송대상 수상.

③ 1986년

특집극 3부작 '만남' 연출.

- 1700년대 당시 천주교 고난사와 조선 실학 사상 접목.

④ 1993년

MBC TV 16부작 미니시리즈 '여자의 남자' 연출

(원작 : 김한길 제작 : 씨네텔 서울)

3. 강 의

한국 영화아카데미

94년 청주대학교 영화과 강사 역임

4. 출 판

1987년 '박철수 감독 연출노트' (도서출판 < 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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