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3
-
한국의 책쟁이들
책은 단순히 눈으로만 읽는 매체가 아닙니다.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읽으며, 온몸으로 느끼는 다중감각 양식의 매체입니다. 이러한 책의 매력에 빠져 그 사람 자체가 책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30년을 결산하다 | |
교보문고는 1981년에 문을 열었다. 그래서 1981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의 출판 흐름을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 목록으로는 교보문고의 데이터가 유일하다. 나는 그 목록으로 지금 한 포털사이트에 ‘베스트셀러 30년’을 연재 중이다. 2010년은 교보문고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인데 그때에 맞춰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향수를 안겨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
오래된 책들의 향수 | |
처음에는 집을 다 뒤져서 해당되는 책을 골랐다. 그러나 나온 것은 고작 20여 권이 채 되지 않았다. 시골집으로 목록을 보내 찾아보라 했더니 달랑 두 권이 나왔다. 그리고 헌 책방 두 곳을 뒤져 수십 권을 사왔다. 다시 온라인 헌책방이 생각나 그곳으로 주문을 하고서야 대부분의 책을 구할 수 있었다. 책을 구하지 못하면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을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헌 책방이 이렇게 요긴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 |
디지털 기술의 등장 이후 e-콘텐츠나 전자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보관과 저장과 검색이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일치돼 있으며, 차례나 찾아보기뿐만 아니라 독자를 의식한 판면 구성으로 행간과 여백까지 읽어낼 수 있는 종이책의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의 장점을 결코 떨쳐낼 수 없었다. 아니 만끽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간은 이렇게 지난 500년간 호흡을 맞춰온 종이책의 인터페이스가 갖는 친숙함과 편리함을 결코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 |
| |
종이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 |
『한국의 책쟁이들』은 종이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종이책의 인터페이스에 빠져 삶의 중요한 몇 가지는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어렵게 골라 모아놓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그 즐거움이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참맛을 알기 어려운 지혜다. 책이 단순한 페티시즘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언제나 수많은 상상을 자극하고 꿈을 꾸게 만드는 미디어라는 것을 뼈 속 깊이 체험한 사람들이다. | |
| |
사람 자체가 책이 된 사람들 | |
2부에서 5부까지에는 이윤기, 김병익, 김원우, 고종석, 스티븐 킹, 딘 쿤츠 등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섭렵하다가 『전작주의자의 꿈』이라는 책을 펴내며 열혈독자에서 저자로 변신한 조희봉, 자궁과 월경에서 현대사를 압축해 읽어낼 수 있다면서 사람 책과 종이 책을 동시에 읽으며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펴낸 한의사 이유명호, 책을 흐르거나 잠시 머무는 존재로 생각하고 책의 임자를 찾아주는 데 전념한 책 중간상 김창기, 영화 2,000편을 봤지만 『돈키호테』 한 편만 못하다는 것을 진즉에 깨닫고 2만여 권의 장서를 참고해 개화기 복식 이입사를 쓰고 있는 박세록, 새 책 팔아 헌책을 죽어라고 사 모아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결국 빚잔치를 벌인 여승구, 독서동아리에서 소중한 아내를 얻은 목재상 김태석 등 정말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책은 사람을 만든다
-
- 한국의 글쟁이들 구본준
-
-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 박경철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