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극대화에 성공한 한글 춤
이숙재 안무, 이해준 대본의 『훈민정음 보물찾기』
63빌딩의 높이를 넘은 이숙재(한양대 생활무용예술학과 교수) 안무의 『훈민정음 보물찾기』는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을 모티브로 하여 직관의 산물이 아니라 과학적 이미지 응축 과정을 거쳐 본격 국가 브랜드 상품의 정좌를 각인시킨 모던 댄스이다.
반개화(半開畵,미완의 그림)를 견지 ‘꿈의 알파벳’, 한글의 아름다음과 독창성, 친밀감을 고강도의 훈련과 카리스마 있는 조화로 일구워 내는 투지와 지구력이 간디의 ‘물레’를 떠올리게 한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동백꽃은 빨간 속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안무가 이숙재는 하늘과 땅의 한글이 맞닿아 ‘하늘 문’이 열리는 시월을 칠석의 기다림으로 동일시하며 그 애착이 우주와 대지의 풍요와 평화를 가져오는 춤, ‘한글’로 창조한다. 한글 춤은 상생과 조화, 균제의 미학을 오랫동안 보여주어 왔다.
세계최고의 ‘한글 춤’은 자극의 몰약과 유사, 늘 관객을 즐거움으로 깨어있게 만들고 잠들지 못하게 한다. 그녀의 비쥬얼은 한글의 수묵 향 같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사운드는 음역이 넓어 동서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다.
전 방위 댄서들의 경연장 같은 불꽃 튀는 열연이 꽉찬 독보적 ‘한글 춤’들은『훈민정음…』을 관람한 워싱턴 타임스 발행인 토마스의 말 ‘remarkable,주목할만한' 을 뛰어 넘어 ’execellence, 빼어남으로' ‘한글 오마쥬’를 가장 잘 표현해낸다.
올 해 13일, 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의『훈민정음 보물찾기』는 『홀소리 닿소리,1991』이래의 엄숙을 정제한 열정, 미장 센, 철학, 조형무법으로 한글의 국․내외 사회 파급력을 훌륭하게 보여주었다. 미몽의 어둠에서 희망까지 한글원정대의 춤은 수사가 필요 없다.
자신감에서 출발한 안무가 이숙재의 『훈민정음 보물찾기』는 전쟁에 버금가는 투쟁 끝에 얻어 낸 소중한 자원이 한글임을 밝히고 있으며, 1443년과 1446년에 이르는 조선 초 언어 혁명기의 한글 창제 이념을 충실히 실현하면서, 춤의 현대화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숙재 안무의 창작 양식 유사성은 해마다 ‘한글 춤’을 즐기는 이들에게 다시 보게끔 만드는 대하 드라마와 같은 오락성과 중독성을 띄고 있다. 한글 상품의 문화상품으로서 우수성과 외국으로부터의 받고있는 찬사는 ‘한글 춤 전용관’의 탄생을 가늠케 한다.
우리 것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한글 춤’은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의 팬들이 열광할 정도로 ‘친밀한 춤’이 되어버렸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호되어야할 한글이 왜곡되는 상황에서 안무가는 늘 고민하며 ‘한글’을 우리의 다정한 친구로 만들어 버렸다.
안무가의 배려로, 춤의 코드는 추상을 피하고 이질감과 전치로 소수의 전유물이 됨을 피한다. 이숙재의 ‘한글 춤’은 훈민정음의 ‘어린 백성’의 아픔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하다. 한글이란 원자재가 고급 그래픽으로 손실이 없고 덧칠되는 춤은 한글의 유화적 가치로 상승된다.
『훈민정음 보물찾기』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 혹은 미덕은 1)안무를 비롯한 스탭과 캐스트들이 서로의 직분을 안다는 것 2)유닛의 조합과 해체가 아주 자연스럽다는 점 3)전통무의 장점과 보여줄 것을 과감하게 압축 현대화 하고 있는 것 4)주변 파트들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춤 해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 5)극사실 조명과 환타지 조명의 환상적 조화 6)한글 디자인의 국제화에 기여한 이상봉의 의상자문 7)환상적인 음악 등이 한글 춤의 ‘진화성과 진보성’에 크게 디원되고 있다.
한글 춤의 항구적 지원과 보존으로 우리 문화자산의 보물창고 ‘한글’이 해마다 더욱 사랑받기를 바란다. ‘한글 춤’ 『훈민정음 보물찾기』의 후속작이 벌써 보고 싶다. 장석용(문화비평가,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 회장)
'장선생,춤 바람 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종철 안무,출연의 '아일랜드' (0) | 2010.01.11 |
---|---|
이정화 안무,출연의 '몸의 문' (0) | 2009.11.11 |
홍경희 안무의 '뉴 인천 환타지' (0) | 2009.09.25 |
백현순 안무의 '집' (0) | 2009.09.11 |
2009 하반기 기획공연 (0) | 2009.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