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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현실에 말을 걸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체제의 위기입니다. 오늘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서브프라임’만을 들여다봐서는 안됩니다. 현실과 소통하는 ‘통섭의 경제학’을 소개해 드립니다.
경제 위기? 체제의 위기! |
오늘의 경제위기는 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체제의 위기다. 경제적인 처방 만으로는 위기의 극복이 불가능하다. 정치와 사회, 문화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요즘 시중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책들과 함께 경제학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 위기에서 탈출하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것들부터 따져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
경제학을 쉽게 접하고 싶다면 |
하지만 근본을 뒤집어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그 발전 과정과, 그 과정에 영향을 미쳤던 환경적인 요소들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인지 경제학 관련 책들은 내용도 어렵고 또 펼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껍기 일쑤다. 또 온갖 수식과 까다로운 이론들이 과연 현실과 얼마나 연결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평소 이러한 이유들도 경제학 관련서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면, 오늘 소개하는 책 『경제학 현실에 말을 걸다』를 권하고 싶다. 300 페이지도 안 되는 부담없는 분량으로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줌과 동시에, 이론이 이론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과 접속하는 지점을 명확하게 짚어주는 책이다. |
복잡계 경제를 이해하는 씨줄과 날줄 |
저자는 우리의 현실이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 역동적인 복잡계 경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의 사건들, 원인과 결과, 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여러 층으로 촘촘히 짜인 네트워크, 그것이 오늘날의 세계다. 하지만 이 복잡한 네트워크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네트워크를 이해할 수 있는 씨줄과 날줄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서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어제와 오늘의 경제현상을 설명한다. 수요와 공급, 그리고 시장으로 구성되는 실물경제와, 돈과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금융경제의 흐름만 제대로 알아도 경제학 이론의 기본적인 지식들이 명료하게 정리될 것이다. |
책의 3부에서는 이렇게 정리된 지식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경험한 몇 개의 경제위기를 더듬어 본다. 1930년대 대공황, 198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 1990년대의 아시아 금융위기, 마지막으로 최근의 미국발 경제위기들에 앞서 학습한 경제학 이론을 현실 속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4부는 ‘두 개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경제학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들을 살펴보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
경제학, 평화와 낙관의 학문 |
저자는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평화의 학문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에는 경영학에서 강조하는 ‘경쟁’이 없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각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렇게 생산된 상품들을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을 빌려 교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장이기 때문이다. |
경제학 이론과 현실 경제 |
하지만 세계는 결코 과거에 일어난 대로만 흘러가진 않았다.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이제 그 변화의 방향과 폭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 변화무쌍하게 변화하고 있다. 주식이 폭락했을 때 누군가는 더 큰 하락을 예상하면 허겁지겁 주식을 팔아 치우지만, 또 누군가는 언젠가는 주식이 다시 급등할 것을 예상하며 더 많은 주식을 매입하기도 한다. 과연 누구의 생각이 옳을까?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만약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면 주가는 오를 것이며, 반대로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 믿는 사람이 많다면 주가는 끝없이 추락한다는 사실이다. 경제는 인간 사회와 동떨어진 고정된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이 그 안에서 활동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