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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여행하라
남들과 다른 만남을 꿈꾸고,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갈망합니다. 여행은 소비가 아닌 관계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의 힘을 믿으며, 어디로가 아닌 ‘어떻게’ 여행할까 궁리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여행법을 소개합니다.
공정여행이란 무엇일까? |
여름, 휴가와 여행의 계절입니다. 휴가 기간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희망을 여행하라』는 해외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입니다. 그러나 기존에 나와 있는 여행 안내서와는 아주 다릅니다. 부제에서 밝혔듯이 ‘공정여행 가이드북’입니다. 공정여행? 책은 “여행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여행지에서 쓴 돈이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그곳의 자연을 지켜주는 여행”이라고 정의합니다. |
관광지의 또다른 얼굴 |
지금까지 해왔던 여행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책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아니라고 말합니다. 신혼 여행지로 손꼽히는 남태평양 몰디브는 인구의 83%가 관광업에 종사하는 곳입니다. 처음 리조트가 만들어질 때 리조트 개발회사는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객의 증가로 주민 소득이 크게 늘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물론 100개의 넘는 리조트가 생기며 관광객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몰디브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하기만 합니다. 몰디브 인구의 2%가 하루 1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갑니다. 인도네시아의 발리, 필리핀 보라카이, 사파리 관광의 천국 아프리카 잠비아의 원주민 등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제3세계 나라의 상황은 모두 비슷합니다. |
거대해지는 관광산업 |
세계관광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1950년 2500만 명이었던 세계관광인구는 한 해 9억 명을 넘었습니다. 관광산업은 세계 GDP의 10.3%를 차지하고 세계노동인구의 8.7%를 차지하는 거대한 산업이 됐습니다. 관광산업은 해마다 10%씩 고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 12명 가운데 1명은 관광 산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요 관광지인 제3세계 주민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선진국과의 빈부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관광 감시 NGO 투어리즘 컨선은 여행자들이 쓰는 돈의 70~85%는 외국인 소유 호텔이나 관광 관련 회사들이 가져가고 지역 공동체에 돌아가는 돈은 1~2%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
관광의 폐해 |
관광은 현지 주민들을 삶터에서 몰아내기도 합니다. 『희망을 여행하라』는 2002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에 살던 산족의 얘기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산족은 부시맨으로 알려진 부족입니다. 그들은 어느 날 아무런 설명조차 없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 정착촌으로 옮겨졌습니다. 살던 마을은 사파리 장소로 변했고 관광객을 위해 수영장, 분수, 연못이 만들어졌지요. 산족은 마실 물조차 구하기 힘들어 트럭을 타고 400km를 다녀야 했습니다. 자신의 땅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에도 정부는 산족에게 땅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
관광지에서 벌어지는 일들 |
『희망을 여행하라』는 지금 지구촌을 뒤덮고 있는 ‘주류 관광’이 지역 주민을 삶터에서 몰아내고 문화와 환경을 파괴하며 현지 주민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주류 관광’은 그 지역 동물들에게도 재앙이 됩니다. 코끼리 예를 들어볼까요? 코끼리를 길들이는 `파잔 의식‘을 안다면 코끼리 쇼 앞에서 웃음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태국에서는 코끼리 길을 들이기 위해 다섯 살 때 어미로부터 떼어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우리에 가둔 뒤 쇠갈고리 같은 따거라는 기구로 머리와 귀를 찍고 긁습니다. 아기 코끼리는 피투성이가 되어 공포에 질립니다. 이 과정에서 절반 이상의 아기 코끼리가 정신착란에 빠지거나 장애를 입거나 죽습니다. 그런 가혹한 과정에서 살아남은 코끼리는 훈련을 받아 관광객 앞에 섭니다. 태국에는 야행성 동물인 안경원숭이인 타쉬에를 볼 수 있는 동물원이 있습니다. 타쉬에르는 낮에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잠을 자지 못해 눈이 충혈된 채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
여행자의 살아있는 시선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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