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에 이미 미국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선생 김봉두'는 이정향의 '집으로…'를 변형시킨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힘없는 교직사회를 우롱하며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전체교사의 모습은 아니지만 김봉두(차승원)가 자칫 교직사회의 전형으로 비춰지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영화 속에서 교직사회는 오염된 우리사회 전반을 반영하고 있으며 산골 학교 즉 자연은 우리를 자정시키는 성소 역할을 한다. 영화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김봉두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전. 봉투를 밝히는 초등학교 교사, 김봉두는 서울 초등학교에서 근무평점 제로점과 촌지사건으로 오지 분교로 발령난다. 사실 이것은 불가능하다. 전교생 5명에 문명의 이기를 접할 수 없는 산골엔 돈봉투는 찿아 볼래야 없고, 야채, 과일 등을 나누는 순진 무구한 마을사람들 뿐이다. 하루 하루가 가시방석 같은 세월은 가질 않는다. 어느 날 김선생에게 삼박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전교생을 전학 보내고, 학교를 폐교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서울로 갈 수 있다는 폐교작전. 1단계로 아이들 개개인의 특기. 적성을 살려주기 위해 방과후 특별과외수업을 한다. 원래 의도와 달리 김선생은 마을 사람과 교육청에 의해 모범 교사로 인정된다. 분교폐지 재고, 글을 가르쳐 달라고 생떼를 쓰는 괴팍스러운 최노인, 답답한 차에 어느날 마을에는 학교를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만들겠다는 사업가가 등장하고 김봉두는 오랜만에 돈봉투의 위력을 맛본다. 웃음을 전제로한 순박한 코미디는 모범이 되어야할 교사가 역으로 문제교사이다. 이것은 코미디의 기본 공식이다. 코미디가 살아있는 드라마 '선생 김봉두'는 '집으로…'의 마력을 또 한번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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