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많은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사건과 혼합된 상상력은 영화적 즐거움을 배기한다. 16년 만에 식물상태를 벗어난 여인의 회생은 과학을 비웃는다. 루마니아에서 벌어진 시체공시소의 젊은 야간 경비원에 의한 죽은 미인을 범하는 시간. 죽은 여자의 회생과 살아난 여성의 가족들 사이의 심리 묘사 이에 이어지는 법 집행. 윤리적 테제, 식물인간의 임신 등은 변태적인 성관계를 심리학과 결부시켜 영화적 논쟁거리로 만들었다. 상투성과 이상한 문화 코드는 그래서 영화적 가치를 높인다. 무용극 '카페 뮐러'를 보는 두 남자 베니그노(자비에르 카마라)와 마르코(다리오 그랜디네티)가 있다. 그들은 아주 특별한 체험을 말한다. 발레리나의 알리샤(레오노르 발팅)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간호사 베니그노는 알리샤를 4년 간 간병한다. 여행잡지 기자 마르코는 여자투우사 리디아(로사리오 플로레스) 와 사랑에 빠지지만, 리디아는 투우경기 도중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다. 베니그노와 마르코는 동병상련으로 병원에서 곧 친해지지만 리디아의 사망과 베니그노의 수감은 작은 감흥을 일으키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발레리나와 여자투우사를 돌보는 두 남자의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그녀에게'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신비의 보석함 같은 영화이다. 유럽 영화상에서 최우수 영화상 수상을 비롯 각종 상을 석권한 이 작품은 헌신과 집착의 건반을 연주한다. 절대고독과 절대사랑의 변주곡은 상상력에 기반하여 두 쌍의 실내악 이중주곡의 품위를 유지한다. 피나 바우쉬와 카에타노 벨로소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듯, 붉은 물감을 풀 듯 신비한 도원 사운드와 영상은 이 작품을 살리는 또 하나의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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