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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니콜 감독.각복의 '시몬'

장코폴로 2009. 3. 19. 15:51

알 파치노의 헐리우드 껍질 벗기기
앤드류 니콜 감독.각복의 '시몬'
 
장석용 주간
할리우드 시스템에 관한 도발적  SF 하이코미디 '시몬'은 관객의 영화에 관한 상상력과 환상을 순식간에 불식시킬 수 있는 종합 텍스트이다. 앤드류 니콜의 아이디어들이 난무하는 영화 속의 부조리, 군중심리는 이오네스코의 부조리 연극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예비된 약속에 익숙한 관객들은 흔쾌히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출중한 알 파치노(빅터 타란스키역), 캐더린 키너(일레인역), 레이첼 로버츠(시몬역)등의 연기와 헐리우드의 이단자들이 개척한 연출 스타일을 이 작품은 계승한다.
 
'시몬'은 풍부한 유머와 절제된 연기, 디지털 컴퓨터가 선도한다는 동시대적인 발상과 설정 등으로 뒤집어 보면 진실과 인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하고 있다. "한 명보다 10만명을 속이는 것이 더 쉽다", "그 속에 진실이 있다면요..."등의 대사가 이를 입증한다.
 
철학적 성찰없이 즉흥적이고 이미지와 조작에 익숙해져버린 우리들을 겨냥한 '시몬'은 원제 'SIMULATION onE'의 의미를 파악하면 가겹게 "시물레이션 게임"이라는 정답에 안착한다.사이버 공간에서 만들어진 여배우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영화속  감독 빅터 타란스키에 의해 만들어 진다. 
 
여배우 캐스팅으로 골머리를 썩던 중, 열성 팬의 유품을 받은 감독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이버 여배우 프로그래밍 시디롬을 접하게 된다.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시몬은 스타로 부상한다. 하지만 세상을 기만했다는 죄책감에 타란스키는 마침내 화려한 시몬의 실체를 알릴 수 밖에 없다.
 
관객의 꿈이 깨진 것이다. 이것이 영화이다. 허리우드의 이면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영화가 바로 '시몬'이다. 시몬을 영화배우와 가수로 성공시킨 뒤, 정계진출이라는 전략까지 세웠으니, 주변의 숱한 이미지 메이커․ 기획가․ 정치지망생들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로운 '시몬'이다.
 
스타만들기와 스타부수기가 횡횡하는 세상 엿보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작품이다. 시대가 만든 우상의 눈물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굴종과 도전을 지켜보고 있는 시점에 이 시대를 생각케하는 작품이다.